ㅣ기 고 ㅣ 이세돌-알파고 대결에서 취준생의 현실을 본다
ㅣ기 고 ㅣ 이세돌-알파고 대결에서 취준생의 현실을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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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6.04.04 1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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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허성우 교수 전기,전자,컴퓨터공학부 컴퓨터공학과

 인공지능으로 무장한 알파고가 바둑의 거장 이세돌 9단을 넘었다. 고도의 직관과 판단을 필요로 하는 바둑에서 기계가 인간을 이겼다는 소식에 모두들 충격에 휩싸였다. 제4차 산업혁명이 생각보다 빨리 우리 삶 속으로 침투해 오는 것 같은 신호에 다소 떨리는 맘으로 변화될 미래를 예측해 본다. 인공지능으로 무장한 로봇이 인간의 어느 영역까지 침범해 올 것인가 하는 두려움이 엄습한다. 초기 산업혁명에 항거해 러다이트운동(기계 파괴운동)을 전개했지만 변화의 큰 물결을 거스르지는 못했듯이, 제4차 산업혁명의 물결이 조만간 우리의 삶에 요동쳐 올 것이 자명하다. 하지만 그것 때문에 미리 두려워 할 필요는 없다. 왜냐하면 그 물결은 많은 사람이 원하는 방향으로 향해 진행할 것이며, 여러 차례의 산업혁명 격랑에서도 사람들이 잘 적응해 왔듯 앞으로도 역시 잘 적응해 갈 것이기 때문이다.

 알파고와 이세돌의 이번 대결은 애당초 패자가 없는 게임이었다. 언젠가는 인공지능을 가진 컴퓨터시스템이 바둑에서 사람을 이길 수 있을 것이라 확신했고, 이번 대결은 그 때가 지금인지 아닌지를 단순히 측정하는 기회였다고 생각한다. 만약 이세돌 9단이 애초에 확신한대로 5대 0으로 이겼다면, 이세돌은 소위 승자가 되었을 것이고, 알파고는 인공지능 시스템에 적용된 알고리즘의 결함을 발견하는데 도움을 주는 중요한 데이터를 얻는 기회를 가졌을 것이다. 결과적으로 이세돌이 1대 4로 패했지만 패한 것이 아니다. 바둑계의 다른 고수들과의 대결로부터는 절대 깨달을 수 없는 형세 분석 계산 방식의 문제점을 발견하는 수확을 거두었기 때문이다. 알파고가 둔 이상한 수가 나중에 보니 아주 좋은 수였다는 많은 해설가들의 공통된 설명으로 유추해 볼 때, 지금까지 해 온 형세 분석의 패러다임에 문제가 있었음을 알 수 있다. 실제로 이세돌은 1대 4의 성적표에도 불구하고 전 국민, 아니 전 세계로부터 패자가 아닌 승자가 받을 갈채를 받았고 승자와 같은 영광을 누렸다.

 이세돌이 알파고와 경기를 치르는 내내 필자는 지금의 대학생, 좀 더 정확히 말하면 졸업을 앞두고 '사회 진입 장벽' 또는 '취업 장벽'이라는 거대한 알파고와 일전을 치를 준비를 하는 학생들의 모습을 이세돌에게서 보는 듯 했다. 시합을 하기 전 5대 0 승리를 확신하는 이세돌의 모습이 취업과 아직 크게 상관이 없다고 여기는 저학년 학생들의 패기만만한 모습과 닮았다. 저학년 학생들이 이런 패기가 없다면 더 이상 젊은이라 불리면 안 될 것이다. 첫 대국을 코앞에 둔 이세돌이 한 번쯤 질 수 있겠다고 말을 바꾸며, 상대가 생각보다 녹록지 않을 수도 있겠다고 현실을 인식하는 모습이 이제 '취업 장벽' 알파고에 막 도전을 시작하려는 학생들의 모습과 겹쳐진다. 내리 연거푸 세 번을 패배한 후 몹시도 피곤한 모습으로 대국장을 나가는 모습이 취업 도전에 여러 번 실패한 후 어깨가 축 늘어진 학생들의 모습과 흡사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포기하지 않고 드디어 네 번째 대결에서 알파고의 허점을 찾아 간절히 바라던 승리를 쟁취한 후, 마치 모든 경기를 이기기나 한 듯 기뻐하던 모습이 수많은 도전 끝에 취업의 빗장을 푼 학생들의 모습과 어찌 다르랴. 제5국을 앞두고 불리한 줄 알면서도 규칙을 떠나 흑선으로 새로운 승리에 도전장을 내미는 이세돌의 모습에서 사회에 나가서도 안주하지 않고 끊임없이 새로운 시도에 도전하는 젊은이들의 모습을 그려본다.

 이세돌과 알파고의 대결이 패자가 없는 대결이듯이, '사회 진입 장벽' 알파고에 도전하는 학생들의 대결도 패자가 없는 대결이다. 지고 또 지고, 깨지고 또 깨지는 가운데 자아는 성숙할 것이며, 포기하지 않고 도전하는 용기를 가진 성숙한 사람을 사회는 반드시 알아 볼 것이기 때문이다. 연속된 실패 속에서도 굴하지 않고 '신의 한 수'를 찾기 위해 또 다시 시합에 임하는 이세돌의 백절불굴 정신이 모든 대학생에게 전수될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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