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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어디서 커피를 마셨나요?
박상은  |  eun0325@donga.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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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6.04.04  11:4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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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학이 끝나고 학교에 돌아오면 대학가는 몰라볼 정도로 변해있다. 있던 가게는 사라지고, 새로운 가게가 보인다. 커피전문점은 우리 대학가 상점 중 상당한 비율을 차지하고 있다. 본래 커피는 서양에서 온 낯선 차였다. 그러나 세월이 지나 커피는 한국인에게서 떼려야 뗄 수 없는 음료가 되었다. 휴식을 취할 때, 누굴 만날 때, 피곤할 때도 사람들은 보리차나 생강차보다 커피를 찾는다. 점심식사 후 커피 한 잔은 빠져선 안 될 코스로 느껴진다. 그렇다면, 우리 대학교 주변 커피전문점 생태계는 어떻게 형성되고 있을까.

이전엔 크게 세 가지 형태의 커피점으로 나눠 볼 수 있었다. 먼저, 캠퍼스 안에 있는 커피점, 캠퍼스 바깥 대학가에 있는 개인 커피점과 일반 프랜차이즈 커피점이다. 그런데 여기에 저가 프랜차이즈 커피점들이 생기면서 커피 시장에 지각변동이 일어나고 있다.

   
▲ 점심식사를 한 학생들이 커피를 마시며 학교로 향하고 있다

새로운 강자, 저가 프랜차이즈
- "가성비 으뜸"

 커피 시장의 지각 변동은 우리 대학가만의 현상은 아니다. 1999년 스타벅스 1호점(이화여대점)을 필두로, 커피전문점이 우후죽순으로 생기면서 한국인의 커피 취향도 바뀌었다. 이전 세대가 달고 맛이 강한, 일명 '다방 커피'를 즐겼다면 프랜차이즈 커피전문점이 생긴 이후 세대는 원두 맛을 살린 아메리카노, 우유가 첨가된 카페라테, 캐러멜 시럽이나 바닐라 시럽을 첨가하는 커피 등 다양하고 전문적인 커피를 찾는다.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커피 수입량은 13만7,795톤(5억4,705만 달러)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전에는 커피 소비의 증가와 함께 커피가격도 상승세를 탔다. 하지만 한국의 GDP 대비 가계소득 비율이 1995년 69.6%에서 2014년 64.3%로 5.3%포인트 떨어지는 등 가계 경기는 계속 침체됐다. 커피 소비 습관을 바꾸지 않으면서도 가격은 저렴한 저가 커피가 인기를 끌게 된 이유다. 우리 대학 강윤솔(신소재물리학 1) 학생은 '가격대비 양이 많은 점'을 저가 프랜차이즈 커피점을 이용하는 가장 큰 이유로 꼽았다.

승학캠퍼스 부근에서 저가 프랜차이즈 커피점 '더 리터'를 운영하는 최재원(40) 사장은 2015년 우리 대학가에 입성했다. 그는 저가 프랜차이즈 커피점을 운영하게 된 이유에 대해 "저렴한 대용량 테이크아웃 커피가 유행하는 것을 무시할 수 없다"면서 "저가 프랜차이즈에서 맛을 기본적으로 먹을 만하게 만들어 놨기에 선호하는 커피 맛이 있는 10~20%의 고객층을 제외하고는 경쟁력이 있다"고 밝혔다.
우리 대학 승학캠퍼스 부근에는 4개의 저가 프랜차이즈(더 리터, 더 벤티, 빽다방, 컴포즈)가, 부민캠퍼스 부근에는 2개의 저가 프랜차이즈(더 리터, 더 벤티)가 입점해 있다. 이 중 '더 리터'와 '더 벤티' 그리고 '컴포즈'는 부산발 저가 프랜차이즈 커피점이다. '더 리터'와 '더 벤티'는 부산대 인근에, '컴포즈'는 부경대 인근에 1호점을 두고 있다. 최재원 사장의 말에 따르면, 대학가에서는 맛과 가격이 비슷할 경우 브랜드에 상관없이 교문에서 가까울수록 장사에 유리하다고 한다.

 

기존 프랜차이즈
- '고급화'와 '맛'으로 승부

 저가 프랜차이즈 커피점의 공세에 맞서 기존 프랜차이즈 커피점들은 가격을 낮추는 대신 고급화 전략을 들고 나왔다. 커피는 엄연히 기호식품이고, 기호를 지키기 위해 다른 소비를 줄일 수 있는 고객들은 고급화 전략에 호응하고 있다. '엔젤리너스'의 경우 스페셜티 커피 매장을 만들어 커피 품질 전문가가 고객의 취향에 따른 원두로 맞춤형 핸드드립 커피를 선보였다. '스타벅스'는 친환경 경기미를 이용한 라이스 제품, 유기농 재배 과정을 거친 제주산 녹차를 사용한 음료 등 질과 맛에 신경을 쓰며 차별화하고 있다.
대학가라는 특성상 스페셜티 커피 매장 등 기본적인 커피 가격이 확 높아지는 매장은 들어서지 않고 있다. 그러나 학생들도 커피 제품의 질을 높이는 방향에 긍정적인 반응이다. 우리 대학 이유리(화학 4) 학생은 일반 프랜차이즈 커피점을 이용하는 이유에 대해 "멤버십에 따른 혜택이 다양하고, 분위기도 괜찮은 편이어서 평소에 많이 이용한다"며 "주로 공강시간이 길거나 노트북을 사용해야 할 때 오지만, 다른 곳보다 커피가 입맛에 맞아 테이크아웃으로도 이용한다"고 말했다.

   

▲ 개인카페는 다락방, 공부공간 등

인테리어에서 차별화를 두고 있다

 

개인 커피점 - 정형화되지 않은 개성으로 차별화

 프랜차이즈 커피점이 저가와 고가라는 양극화로 나누어지는 동안 개인 커피점은 어떻게 살아남을까. 승학캠퍼스 부근에서 개인 커피점 '플레이 그라운드'를 운영 중인 서은정(48)·강정숙(52) 사장은 최근 개인 커피점을 인수해 다시 개업했다. 요즘 유행하는 저가 프랜차이즈가 아닌 개인 커피점을 선택한 이유에 대해 이들은 "프랜차이즈 본사에 줘야 하는 사용료나 가맹점 비용이 없으니 순수입 면에서 더 좋을 것 같았다"며 "다락방으로 꾸민 커피좌석 등 프랜차이즈 커피점과 다른 인테리어를 구상하는 것도 살아남기 위한 방법"이라고 밝혔다.
 

저가 프랜차이즈 커피점으로 인한 영향은 없냐는 질문에 "오는 손님들을 보면 커플이거나 오래 앉았다 가는 손님이 대부분"이라며 "주위 다른 커피점보다 가격이 있는 편이지만 오시는 분들도 어느 정도 고려하고 들어오기 때문에 저가 프랜차이즈에 따른 영향이 적다"고 말했다.

저가 커피를 소비하는 층과 커피점의 공간을 소비하는 층은 그 맥락이 다르다. 저가 커피점의 경우 테이크아웃만 이루어지는 곳이 대다수로 점심을 먹고 학교로 돌아가는 학생들이 주로 이용한다. 반면, 개인 커피점은 실내에 머무르려는 손님들이 주로 이용하는 것이다. 강의 사이 시간이 긴 학생이나, 캠퍼스 커플은 개인 커피점의 공간성과 분위기를 즐긴다.
 

우리 대학가 개인 커피점의 경우, 정형화되지 않은 자유로움으로 프랜차이즈와 승부를 보고 있다. 학생들이 주 고객층이기때문에 좌식으로 오붓하게 앉을 수 있는 다락방이나 모임이 가능한 독립된 공부 공간들을 둬 차이를 둔다.

 

   
 

교내 커피점
- 경쟁력 확보가 관건

 우리 대학 학생들이 가장 가까이에서 찾을 수 있는 커피점은 동아대학교 소비자생활협동조합(이하 생협)이 운영하는 교내 커피점이다. 생협은 2014년 9월 1일 교원, 직원, 학생이 조합원이 되어 설립한 비영리법인이다. 조합원이라니 거창해 보이는데, 우리 대학 교직원과 학생이면 누구든지 가입할 수 있고, 출자금으로 낸 돈(학생 2만 원 이상, 교직원 5만 원 이상)은 졸업이나 탈퇴 시 돌려준다. 생협에서 운영하는 커피점은 승학캠퍼스 4개(공대1호관, 한림도서관, 인문대, 학생회관), 부민캠퍼스 3개(국제관, 석당박물관, 종합강의동)다.
 

생협 장기화 실장은 "큰 프랜차이즈점이 아니라 학생들이 브랜드를 보고 오진 않는다"며 "강의실과 가장 가까운 곳에 있어 짧은 시간 커피를 즐기고 싶을 때 많이 찾는 것 같다"고 교내 커피점의 장점을 말했다.
승학캠퍼스 학생회관 커피점, 일명 '빨간 다방'에서 만난 김유진(기계공학 2) 학생은 "내려가기 귀찮을 때 교내 커피점을 이용한다"며 "다만 내려가서 식사를 하면 굳이 학내에서 커피를 사먹게 되진 않는다"고 말했다.
 

승학캠퍼스와 달리 부민캠퍼스는 평지에 있다. 장기화 실장은 "확실히 부민캠퍼스의 경우 교내라는 장점을 거의 살릴 수 없는 구조다. 나가기도 편하고, 주변 커피점도 많아서 부민캠퍼스 교내 커피점은 매출이 계속 저하되고 있는 상태"라고 밝혔다. 학생들은 우리 대학 생협의 커피점이라는 이유로 커피를 소비하지 않는다. 유소훈(정치외교학 4) 학생은 "학내 커피점은 다른 외부 커피점들에 비해 마케팅 비용을 절감하고 있다. 그러나 그런 사실이 커피 가격의 인하로 이어지지 않아 그다지 메리트를 느끼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장기화 실장은 "학생들에게 교내에서 충분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게 목적"이라며 "바리스타 교육도 하고, 커피 컵과 홀더 디자인을 바꾸고, 컵 크기를 키우는 등 다방면으로 계획하고 있다"고 전했다.
현재 우리 대학 생협 커피점에서 조합원이 받는 혜택은 '2% 포인트 적립'과 '1,000포인트 이상 시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이 포인트는 매점(3%)에서도 같이 쌓이고, 캠퍼스 내 7개의 카페에서 공유되기에 승학과 부민에서 번갈아 가며 수업을 듣는 학생이라면 충분히 혜택을 누릴 수 있다.
 

커피 시장이 커진 만큼 대학 주변 커피점도 경쟁이 치열하다. 선택하는 학생들은 즐겁다. 최영준(기계공학 2) 학생은 "커피를 좋아해서 다양한 선택의 기회가 있으니 좋다"고 했다. 김성현(신소재물리학 1) 학생은 "학생 수도 많으니 하단은 아직 괜찮은 것 같다"고 이야기 했다.
 

학생들의 낙관과 달리 우리 대학가 환경과 맞지 않는 커피점은 이미 사라지고 있다. 승학캠퍼스 부근 고급 디저트 커피점이나 평범한 개인 커피점은 '임대문의'를 내붙이고 우리 대학가를 떠났다. 가격, 맛, 서비스, 브랜드 등 학생들이 커피점을 선택하는 기준은 다양하다. 오늘은 어떤 커피점이 학생들의 발길을 잡을까.

〈글,사진=박상은 기자〉
〈일러스트레이션=전은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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