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회비, 그것이 알고 싶다
학생회비, 그것이 알고 싶다
  • 김보미
  • 승인 2016.04.04 11: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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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우리 대학교 산업디자인학과(이하 산디과)는 논란에 휩싸였다. '동아대학교 대나무숲' 페이스북 페이지에 산디과 학생회 간부와 관련된 글이 올라오면서였다. 학과행사에 참여하지 않은 사람에게 불참비를 받았다는 내용이었다. 산디과 학생회는 지난달 25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공청회 자리에서 전(前)학생회장부터 학생회들이 고개 숙여서 사죄하고 잘못된 악습인 불참비를 공식적으로 없애기로 했다"며 "이 책임은 올해 학생회장과 부학생회장이 지겠다고 선언했다"고 밝혔다.
학생회가 학생으로부터 걷는 돈 때문에 갈등이 생긴다. 서로 모르면 불신이 생긴다. 우리 대학 학생회비는 어떻게 정해지고 어떻게 쓰이고 있을까.

8,000원부터 28만 원까지 … 

학과마다 천차만별

 학기 초가 되면 어느 학과(부)할 것 없이 학생회비에 대한 학생들의 관심이 뜨겁다. 신입생들은 학생회비 관련 의문이 특히 많다. "학생회비 꼭 내야하나요"를 시작으로 "학생회비 안내면 불이익 받나요" 혹은 "우리과 학생회비는 왜 이렇게 많은 건가요"라며 궁금증을 제기하곤 한다. 특정 학과 학생들은 익명 SNS에 글을 올리기도 했다. 학생회 간부들이 읽고 해당 페이지를 통해 피드백하는 경우도 생겼다.
 

학생회비 내역 공개는 의무적으로 규정된 사항은 아니다. 그렇다 보니 많은 학생들이 학생회비 예산이나 내역에 의문을 가지고 있다. 공개된다고는 해도 직접 해당 학생회실을 방문해서 봐야 하는 경우도 있다. 안혜주(경영학 4) 학생은 "사실 학생회비 내역이 궁금할 때도 있는데 학생회실로 찾아가긴 부담스럽고 불편해서 그냥 모르고 넘어가는 편이다"고 말했다.
 

학과(부)에 내는 학생회비는 각 과의 신입생에게 거둬 1년간 학과 행사 혹은 학생복지에 사용된다. 이때 과 학생회비는 학생복지과나 총학생회와는 별도로 각 학과(부)의 자체 예산에 따라 정해진다. 학교에서 일률적으로 금액을 정할 수도 없는 상황이다 보니 그해 학생회가 정한 예산에 따라 학과마다 걷는 학생회비도 천차만별이다.
 

학생회비로 실습비나 행사비를 충당하는 과는 최대 20만 원대까지 예산을 책정해 거두었다. 인원이 많은 학과는 상대적으로 1인당 납부하는 학생회비가 적었다. 올해 신입생 인원이 40~50명대인 학과는 12~16만 원대로 비슷한 편이었으나 2, 3만 원씩 차이는 있다.
이 중 의예과의 올해 학생회비는 8,000원으로 다른 학과와 큰 차이를 보였다. 의과대 학생들은 매년 비슷한 정도의 금액을 내고 있다. 의과대 내에 있는 의예과나 간호학과는 과 자체 학생회보다 단과대학 차원에서 운영되기 때문이다. 주수환 의과대학생회장은 "과 학생회비가 8,000원 정도로 책정되는 이유는 각 학년에게 매년 걷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고, 행사가 있어도 단대 차원이라 과 학생회비를 따로 걷을 필요가 없다"며 "과별로 나눠 준비해야 하는 의사국가고시, 간호국가고시 응원식이나 사은회 등 과별로 나눠 준비해야 하는 것만 따로 책정해 걷는다"고 밝혔다.
 

미술학과 신입생이 내는 올해 학생회비는 28만 원으로 다른 학과(부)보다 많은 편이다. 올해 미술학과 학생회는 OT 때 예산안을 학과 신입들에게 공개하며 금액이 많은 이유를 설명했다. 당시 예산안에는 단체복(일명 '과잠') 지원금이 포함돼 있었으나, 4만 5,000원이라는 비용이 추가로 청구되며 학생들의 불만을 샀다. 한 신입생은 익명 SNS를 통해 "뭣 때문에 돈을 이렇게 많이 걷고 또 추가납부까지 해야 하나요"라며 '과잠'비로 청구된 금액과 학생회비 책정에 의문점을 제기했다. 또 다른 학생도 "(학생회비를) 안 낸 사람의 명단을 단톡에 공개하기도 했는데 원래 이런 것이냐"며 글을 남겼다.
 

박수호 미술학과 학생회장은 "본인 이름으로 입금을 안 했다거나 기간 안에 입금을 안 한 학생이 있을 수 있어 1학년 간부들에게 학생회비 입금 확인을 부탁하는 과정에서 오해가 생긴 것 같다"며 "학생회비를 안 낸 명단을 올리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과잠'비 내역에 관해서는 "봄축제라는 추가 행사 비용이 발생하면서 예산안에서 어떤 부분을 빼야 하는 상황이 왔다"며 "과잠 같은 경우 꼭 입어야 하는 것도 아니고 안 입는 학생도 있다 보니 그 부분을 빼는게 제일 좋을 것 같아 뺐는데, 미리 공지를 못했다"고 말했다. 또한 이번 일에 대해 "예산은 언제라도 공개할 수 있지만 사실 확인이 안 된 내용이 SNS상이나 다른 곳에 공개적으로 올라옴으로써 자꾸 왜곡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매년 등록금고지서에 함께 표시되는 7,000원 상당의 학생회비는 총학생회를 포함한 특별자치기구(동아리연합회, 총여학생회)와 각 단과대학에 배분되는 금액으로 학과(부) 학생회비와는 별개다. 의무적으로 내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학생들이 납부하는 정도에 따라 매해 학생회가 받는 금액도 달라진다. 회비는 학생복지과를 통해 배분된다. 정확히는 총학생회가 기본분배 원칙에 따라 분배한 서류를 학생복지과로 제출하면, 그 금액에 따라 학생복지과에서 해당 학생회에 개설된 통장으로 일괄 지급하고 있다.

 

등록금고지서에 포함된
학생회비 7,000원 어떻게 쓰이나

 '총학생회칙 제15장 재정 제77조 분배'에 따르면 납부된 전체 학생회비의 30%를 총학생회가 받으며, 특별자치기구는 이때 지급하고 남은 금액의 6%를 각각 받는다. 각 단과대 학생회 또한 학생들이 납부한 금액에서 배분받아 한 해를 운영한다. 총학생회와 특별자치기구에 배분되고 남은 금액에서 2%는 예비비로 남게 되며, 단과대학생회는 이 모든 금액을 제외한 나머지 금액에서 단과대별 납부 인원 비율(%)에 따라 지원받는다.
 

학생복지과와 총학생회에 확인한 결과 현재 학생회비는 전체 금액이 다 지급되지 않았고, 일부 선(先)지급금만 배분됐다.(2016. 3. 28 기준) 선지급금으로 지불된 금액은 총 1,650만 원으로 총학생회 측은 600만 원 상당을 받았으며, △자연대를 비롯한 △사회대 △경영대 △생명대 △공대 △디자인환경대 등 단과대 학생회에도 각 100만 원씩 지급됐다.
 

총여학생회를 포함한 인문대와 국제학부의 경우 올해 보궐선거를 치렀으며, 선지급금 지급 당시 학생회가 존재하지 않아 차후 본 지급금(올해 지급될 학생회비 전체금액)으로 바로 지급될 예정이다. 석당인재학부는 학생 인원이 다른 단대에 비해 적어 본 지급금으로 납부 인원 비율에 따라 지원받는다.
 

감사위원회는 총학생회와 특별자치기구, 그리고 각 단대의 사업을 평가하고 감사한다. '총학생회칙 제5장 감사위원회'에 따라 각 단대, 특별자치기구별 1인씩으로 구성되며, 운영위원회의 추천을 받아 중앙운영위의 심의 후 대의원총회에서 인준받아 정해진다. 각 단대는 내부감사를 통해 결산보고(1학기 2회)한 뒤 감사위원의 요청 시 열람할 수 있도록 되어 있으며, 자료 제출 의무가 있다. 감사 시기는 매 학기 1회 정기 감사와 수시 감사로 정해져 있다. 단, 수시 감사도 무조건 하는 것은 아니며 중앙운영위 2분의 1 이상 발의 시에만 가능하다.
 

정보윤 총학생회장은 "지난해 경영대 학생회장을 맡았을 때 장부 내용을 전부 복사해 동아리방을 다 돌며 공개하고 대자보로 뽑아서 게시판에 붙였다"며 "올해는 총학생회장으로서 학생회비를 투명하게 쓰고 학생들이 궁금해하는 건 다 알려줄 수 있도록 하자고 단대 회장들에게 전달했다"고 말했다. 덧붙여 올해 총학생회비 사용 내역에 대해 "학생들이 오셔서 보는 것도 상관없지만 부담스러워 하시는 분도 계시더라"며 "총학생회(동행) 페이스북 페이지에 전부 게시하겠다"고 말했다.

 

줄어드는 학생회비, 신뢰 형성이 중요

 학생회비 납부율은 해마다 줄어들고 있다. 학생회에 대한 학생들의 불신·불만이 커지는 것이 한몫했다. 학생회비 횡령기사나 강제적인 징수, 학생회비에 대한 여러 루머들이 그 원인으로 보인다. 서울에 위치한 한 대학의 총학생회장이 학생회운영비 체크카드를 회식비, 교통비 등 사비로 사용하며 검찰에 송치된 사건도 있었다. 일부 학생회가 모든 학생회의 모습을 대변하는 것은 아니지만, 학생들의 마음은 불편하기만 하다. 익명을 요구한 한 학생은 "학생회비 낸다고 나한테 무슨 도움이 되는지도 잘 모르겠다"며 "낸 돈이 보이는데 나한테 돌아오는 건 보이지 않아 내고 싶은 마음이 안 든다"고 말했다.
 

몇몇 대학은 부족한 학생회비 보충을 위해 납부금액을 인상하기도 했다. 지난해 중앙대는 학생회비를 학기당 2,000원 인상했으며, 서울대는 학기당 1,000원 인상하기로 했다. 물가상승의 이유도 전혀 고려하지 않을 수는 없지만, 학생회비를 내는 학생이 줄어드는 것이 가장 큰 이유다. 우리 대학도 다르지 않다. 우리 대학 학생회 임원 중 한 명은 "정말 거짓말 안 하고 매년 학생회비가 모자라다"며 "강요할 수는 없지만 정말 열심히 하고 깨끗이 쓰고 있으니 학생회비 좀 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글 = 김보미 기자>
<일러스트레이션 = 전은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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