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대학교 교내 편의시설 업체 선정과 입점 후 관리 과정에서 학생들의 의견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재 교내 편의시설은 소비자생활협동조합(생협)이 직영하는 곳과 외부 임대매장으로 나뉜다. 승학캠퍼스 학생회관에 있는 복사실과 서점, 최근 공대1호관에 입점한 '먹방라운지', 부민캠퍼스 국제관에 위치한 여행사와 카페, 복사점과 안경점, 서점 등은 임대매장이다. 각 캠퍼스에 있는 학생식당 5개, 매점 5개, 커피전문점 7개 등 17곳은 생협이 직영한다.
그러나 이런 업체들의 선정 과정과 운영에 대해 학생들의 의견을 반영할 수 있는 통로가 미비하다는 지적이 있다. 우리 대학의 경우 건설과에서 부지이용 목적을 정하고, 구매과에서 입찰공고를 학교 홈페이지에 올려 부지이용 목적에 맞는 업체를 검토하고 선정하는 과정을 통해 외부업체가 입점한다.
이 과정에서 학생들의 의견이 반영될 수 있는 통로는 적다. 건설과 김종준 팀장은 이에 대해 "내부적으로 판단할 때 학생들의 복지를 우선으로 두고 진행한다"고 말했다. 또한 "총학생회를 통해 학생들의 의견이 전해진다면 긍정적으로 검토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구매과에서는 "공간 이용목적에 따라 일반경쟁입찰을 할 수도 있고 평가를 하는 경우도 있다"며 "'협상에 의한 계약'에서는 어떤 업체가 어느 정도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지 파악하기 위해 시간을 갖고 평가위원들이 평가해 정한다"고 했다. 이 과정에서 학생이 평가위원에 포함될 수 있다는 것이다. 덧붙여 "학교에서는 품평회나 설문조사 등을 통해 학생 입장을 최대한 반영하려고 노력한다"고 전했다.
학생들이 원하는 교내 편의시설은 다양하다. 조지영(한국어문학 2) 학생은 "매점에서 파는 간식들의 경우 인스턴트가 많아 건강이 우려된다"며 "학생회관 2층의 빈 공간에 간식을 전문적으로 판매하는 업체가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지영(한국어문학 1) 학생은 "밥버거 같이 간단하게 한 끼를 해결할 수 있는 음식점이 공대 위쪽에도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기숙사에 살고 있는 김수진(중국어학 2) 학생도 "시험기간에는 늦게까지 공부하면 배가 고픈데 매점이 일찍 문을 닫아 아쉬웠다"며 "현재 기숙사에 있는 매점보다 학생들이 24시간 이용할 수 있는 편의점이 들어오는 게 더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업체를 이용하는 과정에서도 불편한 점은 나타난다. 진현호(에너지·자원공학 2) 학생은 "평소 공대2호관 매점을 이용할 때 매점 내부구조가 너무 좁아 불편했다"며 "확장을 하는 게 이용하기에 더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러한 크고 작은 불편에 대한 학생들의 건의사항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홍보 부족으로 대부분의 학생들이 건의할 수 있는 방법을 모르고 있다. 이에 대해 생협 장기화 실장은 "학생들이 생협 홈페이지나 동아광장을 통해 많은 의견을 내주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실제로 생협 홈페이지에 찾아가 본 결과 자유게시판과 조합원 게시판은 의미없는 게시글과 음란광고로 도배되어 있어 관리의 필요성이 보였다.
한편 카이스트는 외부업체가 입점할 때 업체 선정을 위한 위원회가 열려 학생, 본부, 업체간의 협의가 이뤄지고 있다. 카이스트신문에 따르면 이 대학 학생회는 지난해 10월과 11월에 걸쳐 외부업체 재계약과 신규 외부업체 입점을 위한 설문조사를 실시, 학생들의 의견을 적극 반영하고 관계부서와 논의해 이발소 재계약과 코인노래방 신규입찰을 결정한 바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