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총선을 마주하다
20대, 총선을 마주하다
  • 주희라
  • 승인 2016.04.04 1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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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대 총선이 1주일 여 앞으로 다가왔다. 이번 총선은 선거를 42일 남기고 국회를 통과한 선거구 획정안과 과도한 공천 경쟁으로 인해 난항을 겪었다. 때문에 유권자들이 해당 선거구의 후보와 공약을 잘 모르는 '깜깜이 선거'가 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많다.

지난달 16일, 총선이 한 달도 안 남은 시점임에도 불구하고 깜깜한 공약을 찾아서 포럼新思考(신사고)에서 주최한 '4.13 총선, 부산 핵심 공약' 포럼 현장을 찾아갔다. 부산시청자미디어센터 공개홀에서 열린 포럼은 주요 5개당(새누리당, 더불어민주당, 국민의당, 녹색당, 정의당)의 정책위원들이 패널들의 질문에 대답하고 공약 몇 가지를 말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방청석에는 본지 기자 3명과 방청객 10여 명이 있었다. 방청객들은 본지 기자들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5·60대 장년층이었다. 포럼 방청객 연령층의 비율은 우리 사회의 모습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정치에 관심을 가지고 참여하는 5·60대와 달리 상대적으로 무관심한 2·30대의 현실을 볼 수 있었다.

 

저조한 20대 투표율, 정치적 소외로
 선거철만 되면 투표를 독려하는 캠페인이 벌어진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이하 중앙선관위)에서는 유명 연예인을 홍보대사로 임명하고 그 연예인의 얼굴이 인쇄된 현수막을 거리 곳곳에 걸어 놓는다. 하지만 이러한 대대적인 홍보에도 불구하고 투표율을 끌어올리기 쉽지 않다.

중앙선관위의 역대 총선 투표율 통계를 살펴보면 1996년 15대 총선에서 투표율이 60%대(63.9%)로 하락한 이후 2004년 17대 총선(60.6%)을 제외하고는 모두 60%를 넘지 못했다. 심지어 2008년 18대 총선에서는 46.1%로 역대 최저 투표율을 기록했다.
 

투표를 하지 않는 현상은 20대에서 더 심하게 나타난다. 20대의 투표율은 모든 연령대 중 최하위를 기록한다. 20대 투표율과 60대 이상 투표율을 비교해보면 그 차이가 확실히 드러난다. 중앙선관위의 통계에 따르면 18대 총선에서 20대 투표율은 28.1%인 반면 60대 이상 투표율은 65.5%다. 2012년 19대 총선에서 20대는 45%, 60대 이상은 69.7%를 기록했다. 20대 투표율이 이전에 비해 증가했지만 60대 이상 투표율에 비하면 여전히 저조한 성적이다.
 

20대의 투표율은 정치적 무관심을 증명한다. 20대 중 다수가 자신의 지역구가 어디인지, 어떤 후보가 출마하는지, 그 후보의 공약이 무엇인지에 관심을 가지지 않는다. 당연히 어떤 청년정책이 나와 있는지도 모른다. 우리 대학교 한연주(행정학 2) 학생은 "후보나 후보의 공약을 자세히 모른다"고 말했다. 이어서 20대가 투표를 하지 않는 이유에 대해 "투표해봤자 정치는 바뀌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투표를 하지 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 정치인과 정치에 대한 불신 때문에 투표를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러한 현상은 20대의 정치적 소외로 이어질 수 있다. 우리나라는 대의민주주의를 표방한다. 대한민국 정부와 의회를 구성하는 대표자는 국민이 뽑는다. 선거를 통해 선출된 대표자는 자신에게 표를 준 국민을 대변한다. 특정 연령층의 투표율이 압도적으로 높다면 당연히 해당 연령층의 정치적 의견이 대표자에게 큰 영향력을 행사할 가능성이 높다. 반대로 투표율이 낮은 연령층의 정치적 의견은 상대적으로 영향력이 약할 수밖에 없다. 국회가 특정 연령층만을 대변하는 셈이다. 이에 대해 우리 대학 이신욱(정치외교학) 교수는 "20대의 저조한 투표율과 정치적 무관심이 결국 20대를 위한 정책의 부재로 이어질 수 있다"고 전했다.

 

포퓰리즘의 희생양이 된 청년
 2012년 19대 총선 공약의 키워드는 단연 '청년'이었다. 각 정당에서는 일자리 창출, 반값등록금 등 다양한 청년 공약을 제시했다. 그 결과 19대 총선의 20대 투표율이 45%를 기록하면서 정치에 대한 청년들의 관심이 늘어나는 듯 보였다. 각 정당에서 청년정책을 제시하면서 청년들의 관심을 이끌어 낸 것이다.
 

하지만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하겠다던 정당들의 공약은 선거 이후 사라졌다. 지난달 16일 통계청이 발표한 2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청년실업률이 1999년 이후 최고치인 12.5%를 기록했다. 청년층(만 15~29세) 56만 명이 직업을 가지지 못했다는 것이다. 일자리를 창출하기는커녕 오히려 이전보다 청년 실업률이 높아졌다는 통계자료는 19대 총선의 일자리 창출 공약들이 제대로 시행되지 않았다는 것을 증명한다. 우리 대학 이나윤(한국어문학 2) 학생은 "아직도 많은 선배들이 취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일자리 창출 정책이 제대로 시행되고 있는지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19대 총선을 뜨겁게 달구었던 반값등록금 공약 또한 마찬가지다. 19대 총선 이후 4년이라는 시간이 지났지만 실질적인 반값등록금은 먼 나라 이야기다. 2012년부터 정부에서 소득연계형 국가장학금 제도를 시행하고 있지만 학생들의 등록금 부담을 줄이기에는 역부족이다. 소득 수준에 따라 장학금을 차등지원하기 때문이다. 더구나 최근 소득분위 산정에 보험이나 대출 등의 금융 재산을 반영하면서 학생들은 혼란에 빠졌다. 우리 대학 김지혜(국제관광학 1) 학생은 "집이 잘사는데도 국가장학금을 많이 받는 친구가 있다"며 "소득분위의 기준이 공평하지 못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처럼 반값등록금 실현을 목표로 시행된 국가장학금 제도는 실질적으로 학생들의 등록금 부담을 덜어주지는 못하고 있다.
 

이처럼 19대 총선 당시 난무했던 청년 공약들은 대부분 포퓰리즘에 그쳤다. 청년이 포퓰리즘의 희생양이 되지 않기 위해서는 청년들의 적극적인 정치 참여가 필요하다. 이신욱 교수는 "정치에 대한 청년들의 지속적인 관심과 참여가 필요하다"며 "청년들이 하루 10분이라도 정치에 대해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졌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20대 총선 주요 일자리 창출·청년 공약
 4월 13일 20대 총선이 얼마 남지 않았다. 각 정당들은 지난 19대 총선과 마찬가지로 수많은 일자리 창출과 청년 공약들을 내놓고 있다.
 새누리당은 10대 정책 중 1~3순위가 모두 일자리 창출 정책이다. 1순위 정책인 '내수산업 활성화를 통한 일자리 창출' 공약으로 △U턴 경제특구 설치 △관광산업 활성화 △해양관광 활성화 등이 있다. 2순위 정책인 '미래성장동력 육성을 통한 일자리 창출' 공약으로 △창조경제 활성화 기여 기업 및 개인 발굴·포상 △2,000억 원 규모 중견기업 전용 R&D 사업 신설 △중소기업 특허공제 제도 도입 등을 내세웠다. 3순위 정책인 '국민 맞춤형 일자리 창출' 공약으로는 △청년희망아카데미 전국 확대 △경력단절여성 재취업 기회 확대 △어르신 일자리 대폭 확대 등이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청년 안전망 구축을 위한 10대 공약'을 발표했다. △청년 일자리 70만개 창출 △취업활동 지원금 제공 △비정규직 일자리를 '좋은 일자리'로 전환 △청년 창업 활성화 지원 △성년 축하와 취업 장려를 위한 국민연금지원 제도 도입 △쉐어하우스 임대주택 5만호 공급 △사병월급 월 30만 원으로 인상 △저소득층 대학등록금 최대 200만 원까지 세액공제 및 환급 △지방 고졸생과 저소득계층 우대를 위한 대학 균형선발 의무화 추진 △지방 고졸생과 저소득계층 우대를 위한 취업 균형선발 의무화 추진 등의 공약을 통해 청년 표심 공략에 나섰다.
 국민의당은 '공정출발·공정결과 청년희망 프로젝트'라는 이름의 청년 공약을 발표했다. 이행방법으로는 △학자금 대출 금리 부담 완화 △국가장학금 제도 사각지대 개선 △대학 입학금 폐지 △청년고용보험 도입 △청년스타트업 제도 개선 △청년구직자 인권 강화 △아르바이트 임금체불 근절과 최저임금 보장 △청년정치 발전을 위한 정당 국고보조금 사용 의무화 △원큐(One-Q) 청년사회안전망 구축 △청년 연령기준 조정으로 청년의 사회진출 기회 확대 등이 있다.

 각 당의 정책을 여야로 나누어 정리해보면, 여당은 기업 지원과 각종 사업을 통한 일자리 창출에 초점을 맞췄다. 반면 야당은 청년고용할당제 확대와 구직수당을 통한 고용 정책에 집중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러한 정당들의 일자리 창출 및 청년 공약에 대해 우리 대학 박수현(정치외교학 3) 학생은 "실현가능성이 없어보인다"며 "청년실업 해결에 큰 도움을 주진 못할 것 같다"고 말했다.

'20대 개새끼론'이라는 말을 들어봤는가. '20대 개새끼론'은 20대의 낮은 정치 관심도와 투표율을 비판하는 말이다. 계속되는 20대의 정치적 무관심으로 인해 '20대 개새끼론'은 정론처럼 퍼졌다. 하지만 최근 '청년하다', '청년유니온' 등의 다양한 청년단체가 청년의 적극적인 투표 참여를 촉구하는 캠페인을 벌이면서 20대의 정치적 무관심에도 변화가 일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선거가 '20대 개새끼론'이 정론이 아님을 증명하는 계기가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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