ㅣ취(取)중진담ㅣ 예술은 큰 맘 먹어야만 할 수 있는 것?
ㅣ취(取)중진담ㅣ 예술은 큰 맘 먹어야만 할 수 있는 것?
  • 박상은
  • 승인 2016.06.07 1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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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상은 기자

문예창작학과에 진학한다 했을 때 가장 많이 들었던 말은 '밥 먹고 살 수 있겠냐'는 거였다. 그럴 때마다 내가 어디 가서 굶어 죽을상은 아니라며 아르바이트라도 하면 밥은 먹고 살 수 있다고 넘겼다. 그런데 4학년이 되고 나니 웃으며 넘기는 것이 점점 힘들어진다.

 1, 2학년 때 망쳐놓은 학점이 신경 쓰여, 3학년 때부터 학점관리를 시작했다. '유명한 소설가가 됐을 때 학점이 독자에게 밝혀지면 낯부끄럽잖아' 의미를 부여했지만, 속내는 혹시나 하는 마음이었다. 혹시나 내가 취업을 할 수도 있는 거니까. 이 '혹시나'의 크기는 커져간다.

 이 '혹시나'를 만든 사람은 누구인가. 처음 이 씨앗을 심은 건 부모님과 주변 사람들이었다. 그 다음은 학교였다. 문창과 국문의 통폐합은 문학만 꿈꾸던 내게 상처를 남겼다. 문학과 같은 예술로는 밥도 못 먹을 수 있겠다고 생각한 건 처음이었다. 대한민국 사회가, 대학이 자꾸만 예술 하려는 사람들에게 상처를 남긴다.

 대학 연극에 관해 기사를 쓰려고 마음먹은 건 부산국제연극제를 보고 난 다음이다. '국제'라는 규모에 맞추려고 조지아와 이탈리아의 극단을 불러와 상연하는 <광인일기>라는 작품이었다. 그러나 진행요원의 전문성과 관객의 수는 국제무대에 어울리지 않았다. 언어가 다르기에 해석이 필요한데 자원봉사자가 자막을 맡았는지 연극배우가 하는 말과 맞지 않아, 처음부터 혼돈을 겪었다. 이내 자막을 포기하고 무대만 바라보며 연극을 관람했다. 적은 수의 관람객은 연극이 시작되자 우르르 앞자리를 채우기 시작했고, 제지도 없었다. 모두 빠져나간 무대를 바라보며 우리 대학 연극에 생각이 미쳤다. 어떻게 이뤄지고 있을지 궁금해졌다.

 극예술연구회를 많이도 방문했다. 대학 연극 쪽도 사정은 그리 좋지 않았다. 저예산, 부족한 인원에 대해 말했다. 그러나 그들은 계속해서 연극을 만들어 나가고 있다. 인터뷰를 진행하며 배우뿐만 아니라 연극을 만들어가는 여러 역할을 알게 되었다. 고생을 웃으며 말할 수 있는 힘과 연극에 대한 열정들을 느낄 수 있었다. 이는 내가 다시 소설가라는 꿈을 향해 달릴 수 있는 힘이 되어 주었다. 이 기사가 독자들이 대학 연극과 예술에 관심가질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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