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원작을 만나다> 돈과 집보다 소중한 것
<영화, 원작을 만나다> 돈과 집보다 소중한 것
  • 유선영
  • 승인 2016.06.07 12: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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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느 날 갑자기 아빠도 집도 사라졌다. 이 상황에서 11살 소녀가 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이 있을까. 영화 <개를 훔치는 완벽한 방법>(감독 김성호, 2014)은 집을 구하기 위한 11살 소녀의 고군분투를 그려내고 있다. 이 영화가 더 특별한 이유는 미국 원작 소설을 김성호 감독이 우리나라를 배경으로 새롭게 그려낸 것이기 때문이다.

 

▲ 훔친 윌리를 돌보는 지소와 지석 (홍은택 분)

 원작 『개를 훔치는 완벽한 방법』(바바라 오코너, Barbara O'connor, 2008)의 주인공 조지나는 미국에 살고 있다. 엄마랑 싸운 아빠는 집을 나가 버린다. 남은 가족들은 집세를 내지 못해 쫓겨나고 엄마의 차에 보금자리를 마련한다. 조지나는 이 상황을 친구들에게 티 내지 않으려 노력한다. 그러나 절친한 친구 루앤은 조지나의 모습이 점점 단정치 않아 보이는 것을 눈치챈다. 루앤은 빨랫감을 주렁주렁 매단 차로 들어가는 조지나를 발견한다. 조지나는 루앤에게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받아내지만 루앤의 표정은 좋지 않다. 그날 밤 조지나는 루앤의 아늑한 방을 상상하며 우울함에 잠긴다. 그 때 마침 차창 밖 공중전화 박스에 붙어 있는 오래된 전단지가 조지나의 눈에 들어온다. 전단지에는 개를 찾아주면 500달러를 사례로 주겠다고 적혀있었다. 조지나는 개를 위해 기꺼이 돈을 낼 또 다른 누군가를 찾기로 마음먹는다.

 영화의 주인공 지소(이레 분)가 개를 훔칠 계획을 세우게 된 건 생일파티 때문이다. 지소네 가족은 한국의 평범한 가족이었다. 그러나 피자가게 사장이었던 아빠가 사업 실패로 일주일만 기다려 달라는 메모를 남기고 사라진 후 삶이 달라진다. 지소 가족은 집을 잃고 아빠가 운전하던 피자 트럭 안에서 생활하게 된다. 지소의 친한 친구 채랑(이지원 분)은 지소의 변화를 빠르게 알아챈다. 채랑은 원작 소설의 루앤처럼 피자 트럭까지 발견하지만 곁에서 지소를 응원해준다. 지소의 생일이 점점 가까워지던 어느 날, 지소는 무심코 선생님에게 생일에 친구들과 집에서 생일파티를 할 것이라고 말해버린다. 다급해진 지소의 마음과는 상관없이 지소의 엄마는 항상 긍정적이다. 결국 지소는 친구 채랑과 함께 '평당이라는 곳에 있는 500만 원짜리 집'(전단지에 있는 '평당 500만 원 짜리' 집을 주인공이 잘못 이해함)을 구하기 위해 개를 훔칠 계획을 세운다.

 영화와 원작의 가장 큰 차이점은 개 '월리' 주인의 모습이다. 지소가 찾은 월리의 주인인 노부인(김혜자 분)은 커다란 레스토랑과 높은 빌딩들을 가진 엄청난 부자다. 노부인은 월리에게 전 재산을 물려준다는 유언장을 쓸 만큼 월리를 사랑하기도 한다. 그러나 월리가 집을 나가자 아들이 집을 나갔을 때를 생각하고 슬픔에 잠겨 월리를 찾지 않는다. 반면 원작에서 월리의 주인 카멜라 아줌마는 한때 한 거리에 이름을 붙일 만큼 부유한 집안이었으나 지금은 그렇지 않다. 카멜라 아줌마는 사례금 500달러를 마련하기 어려워 친척들에게 전화를 돌리고 스칼렛 오하라 흉내를 내며 돈은 나중에 생각하겠다고 말하기 일쑤다. 그러나 눈물을 흘리며 조지나에게 개를 찾아 줄 것을 부탁할 정도로 개를 그리워한다.

 두 개 주인의 상황과 행동이 완벽하게 다르지만 두 주인공은 모두 같은 결론을 내렸다. 개를 주인에게 돌려주고 주인에게 용서를 빈 것이다. 완벽한 계획을 세우고 심지어 개를 잘 훔쳐내기까지 한 주인공의 마음이 움직인 데는 떠돌이 아저씨의 역할이 컸다. 개를 숨겨둔 장소에 자리를 잡은 동네 떠돌이 아저씨는 월리를 찾는 전단지를 보고 주인공이 개를 훔쳤다는 것을 알았다. 그러나 절대 주인공을 혼내거나 가르치지 않는다. 단지 옆에서 지켜보며 주인공이 마음을 돌릴 수 있도록 도움을 준다. 원작에서 그는 "때로는, 휘저으면 휘저을수록 더 고약한 냄새가 나는 법이다"라는 조언으로 주인공의 마음을 돌린다. 하지만 영화에서는 개를 없애려는 일당을 피해 개를 다시 주인에게 돌려줄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한다.

 영화와 원작 모두 행복한 결말을 맞는다. 두 소녀는 주인에게 개를 돌려주고 용서를 받는다. 사례금을 받진 못했지만 두 소녀들은 도덕성을 지켰고 목적도 이뤘다. 서로 배경이 지구 반대편이기 때문에 주인공들의 행동에 따른 주위반응들과 같은 소소한 차이를 비교하여 보는 재미도 있다. 그러나 집을 갖기 위한 두 소녀의 노력이 낯설지 않게 다가오는 이유는 두 소녀의 간절함이 우리의 현실과 맞물려있기 때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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