ㅣ기고 ㅣ 변곡점을 지나가며 17세기 네덜란드를 생각한다
ㅣ기고 ㅣ 변곡점을 지나가며 17세기 네덜란드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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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6.09.05 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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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 현 수 교수 경영정보학과

 우리 사회 모든 분야에서 기존의 관성과 추세 운동량의 방향(모멘텀)이 바뀌는 변곡점을 지나고 있다. 과거, 한국은 급격한 경제 성장과 인구 증가 등 모든 면에서 팽창했지만 이제는 축소하고 있다. 그 중 눈에 띄는 현상은 출생률이다. 어느 조사에 의하면 한국은 1.2명(가임여성 1명당 출생아 수)으로 전 세계에서 207위로 최하위권에 속한다. 인구피라미드는 노년층이 젊은 층보다 더 두꺼워 버섯모양을 하고 있다. 대한민국은 지금 초고령화, 저출산 사회로 빠르게 진입하고 있다. 경제 성장률도 떨어지고 있다. 6.25전쟁 직후 불과 67달러였던 1인당 국민총소득이 이후 400배 이상 증가할 만큼 초고속성장을 이룩했다. 하지만 앞으로 이런 고속 성장을 다시 찾기 어려울 것이며 저성장 상태를 새로운 표준(new normal)으로 삼아야 한다.

 저성장시대를 맞아 성장시대에 적용하던 방식들을 대폭 수정해야 한다. 왜냐하면 새로운 기준을 도입하는 과정에서 그동안 보지 못했던 새로운 현상이 등장하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예가 학령인구 감소 현상이다. 부산의 학령인구는 앞으로 10년 안에 2013년 대비 43%가 줄어든다. 학령인구가 줄면 입학생은 하위권 대학부터 썰물처럼 줄어들 것이다. 대학이 입학정원을 줄이지 않으면 학력등급이 낮은 학생이 들어오게 된다. 이 현상은 대학서열에 관계없이 발생한다. 그리고 입학생의 학력 편차가 점점 커질 것은 자명한 일이다. 예산 축소와 학력의 급격한 저하는 기존의 대학 운영방식과 교육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꾸어 놓는다.

 '학령인구 감소' 같은 사회 변화의 속도가 빠르게 전개될 땐 기존의 방식들은 버리고 새로운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1653년 제주도에 도착한 네덜란드인 하멜이 시사점을 던져준다. 네덜란드는 1602년 세계 최초의 주식회사 격인 동인도회사를 설립했고 1648년, 130년 이상 이어져 온 스페인 통치와 탄압에서도 완전히 독립했다.

 이 변혁기에 동인도회사 선박 선원이었던 하멜은 유럽을 떠나 인도, 인도네시아를 거쳐 지구 반대편에 있는 일본과 조선에까지 온 것이다. 이렇게 세계로 나갔던 네덜란드는 동인도회사를 발판삼아 최전성기를 구가한다. 반면에 조선은 그 후에도 200여 년 동안 계속 기존의 방식을 고집하다가 결국 외압의 소용돌이 속에 빠진다.

 가장 보수적인 대학사회일수록 가장 역동적인 변화가 필요하다. 전체 파이(pie)가 커지는 세상에서는 가만히 있어도 기본적인 몫을 가질 수 있었으나 파이가 줄어드는 현재 상황에서 기존의 수성(守城)방식은 맞지 않다. 이제는 관행을 거슬러 타성을 벗어난 시도(네덜란드가 동아시아까지 지경을 넓힌 것처럼)와 영역 변화가 필요하다. 그러려면 협력과 소통, 새로운 아이디어, 그리고 그것을 밀고 나갈 수 있게 격려하는 분위기가 전제돼야 한다. 앞으로 겪어보지 않은 근본적인 문제들이 대두되기 문이다.

 뉴노멀의 변곡점 전과 후는 성격이 다르다. 그리고 그 다름을 모두 알게 될 때에 이르면 이미 골든타임을 놓친 후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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