ㅣ사설ㅣ 갈등과 협상, 공감의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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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동아대학교 다우미디어센터
  • 승인 2016.09.05 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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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북한이 미사일과 SLBM을 쏘아 올리며 안보 불안 분위기가 격화되고 있다. 이는 한국에는 사드 배치에 관한 의견 대립 문제, 일본에게는 군비 증강을 위한 근거 제공, 미국과 중국에도 그들의 포지션 변화 등에 대한 단초를 마련하는 계기를 만들어 내고 있다. 닫아놓은 북한의 빗장 밖에서 서로 자신들의 입장을 관철하기 위한 목소리로 열을 올리고 있는 것이다.

 국내에서는 서울 모 대학의 평생교육 단과대학 설립 문제로 학생과 학교의 갈등이 극에 치닫기도 했고, 사드 배치를 결사반대하며 정부와 갈등하는 성주 군민은 '역대급' 무더위에 서울역 광장에서 대규모 시위를 벌이며 의견 관철을 고수하는 진풍경을 연출하고 있다. 이러한 사례들은 갈등이 일정 시점에서 해결되지 않고 서로의 입장을 고수하면서 폭발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갈등이란 무엇인가? 왜 엄청난 인력과 에너지를 소모하며 나 혹은 우리의 주장만을 끝까지 관철하는가?

 뉴욕타임즈 기자로 퓰리처상을 수상했고, 미국 펜실베니아대학 와튼 스쿨 최고 강의인 '협상론'으로 유명한 스튜어트 다이아몬드는 이렇게 말한다. "미국에서는 레스토랑에서 커피를 더 마시고 싶을 때 잔을 들어서 살짝 흔들면 알아서 채워줍니다. 하지만 사우디아라비아에서 같은 행동을 하면 웨이터가 와서 잔을 치웁니다. 서로의 의도를 분명히 확인하지 않기 때문에 수많은 갈등이 생깁니다. 심리학에서는 이러한 실수를 근본적 귀속 오류(Fundamental Attribution Error)라고 부릅니다." 근본적 귀속 오류는 다른 사람들도 어떠한 일에 대해서 자신과 같은 방식으로 반응할 것이라고 가정하는 것이다. 그러나 현실에서 나는 더운데 다른 사람이 추워한다고 해서 그 사람이 틀린 것이 아니지 않은가. 사람들은 같은 상황에서도 저마다 다른 방식으로 반응한다. 많은 사람이 상대방의 인식과 감정을 고려할 줄 모른다. 그래서 상대방이 자신의 시각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고집이 세고 비합리적이라고 생각한다. 협상이 실패하는 가장 큰 원인, 바로 의사소통의 실패다. 의사소통이 실패하는 가장 큰 원인은 바로 인식의 차이다.

 조지 부시 전 미국 대통령은 2002년 9월 UN에서 이라크 공격의 당위성을 설명하면서 사전 협의와 타국의 공감을 얻는 과정을 거치지 않은 결과로 힘든 상황에 치닫는다. 그는 주요 국가들과 이라크 공격에 대한 사전협의를 거치지 않고, 미국이 위협받을 경우 어디든 일방적 군사 행동에 나서겠다고 엄포를 놓으며 다른 나라의 의견을 무시한 태도로 공분을 불러 일으켰다. 공감 형성의 과정을 거치지 않으면서 분노하기만 했던 조시 부시 전 대통령의 결단으로 만들어진 군사적 행동은 이후 십 수 년에 걸쳐 미국에 많은 고민과 비난, 그리고 끊임없는 문젯거리를 만드는 주요 이슈가 되고 만다.

 우리가 정의를 실현하고 싶다면 옳고 그름을 가려야 할 것이다. 하지만 대개 모든 이를 위한 정의라기보다는 한 쪽은 살고 다른 한 쪽은 죽게 되는 입장, 혹은 이해관계의 차이인 경우가 많다. 사회를 보라. 갈등하고 대립하는 양 쪽은 각자 자신들의 주장에 대한 타당한 근거와 이유를 가지고 있다. 옳고 그름을 가려야 하는 경우가 분명 존재한다. 그러나 어떤 상황은 공감을 통한 대화와 협상을 통해 보다 나은 단계로 나아갈 수 있는 기회가 되기도 한다.

 한 번만 멈춰 서서 생각해보자. 내가 저 사람의 입장이었다면 하고. 이렇게 공감하면 그 순간 새로운 장(field)이 형성된다. 종종 그 새로운 해법은 그와 내가 같이 잘 될 수 있는, 이전엔 잘 보이지 않았던 상생(win-win)의 결과를 낳는 경우가 있음을 기억하자. 그의 입장으로 생각하고 느낄 수 있는 공감능력은 최근 사회 어디서나 가장 필수적이고도 유효한 창조적인 능력이다. 잘 공감할 수 있다면 당신과 상대방 양쪽 모두 새로운 단계로 나아가는 창조의 힘을 극대화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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