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원작을 만나다 <뷰티 인사이드>
영화, 원작을 만나다 <뷰티 인사이드>
  • 김보미
  • 승인 2016.09.05 10: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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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인의 어떤 모습을 사랑하고 있나요?

  그는 매일 아침 자고 일어나면 모습이 변한다. 남자, 여자, 노인, 아이 심지어 외국인까지. 잘생긴 모습이든 못생긴 모습이든 그것도 그날 하루뿐, 다음 날이면 또 다른 모습이다. 영화 <뷰티 인사이드(The Beauty Inside)>(감독 백종열, 2015)의 주인공 우진은 17살의 어느 날 자고 일어나자 모습이 변하기 시작했다. 갑작스러운 변화에 학교를 다니기는커녕 졸업식조차 가지 못했다. 그런 그의 비밀을 알고 있는 건 세상에 단 두 명. 그의 어머니와 친구 상백 뿐이다. 그는 그렇게 12년을 살아왔다. 29살, 사랑하는 그녀 이수를 만나기 전까지.

 

▲ 영화<뷰티인사이드>의 원작 의 포스터

우리나라에서 색다른 판타지 로맨스로 인기를 끈 이 영화는 독특하게도 광고가 원작이다. <The Beauty Inside>(드레이크 도리머스, Drake Doremus, 2012). 영화와 같은 제목의 이 영상은 인텔과 도시바의 합작품으로 총 6개의 에피소드로 구성된 소셜 필름 광고다. 각 에피소드는 약 4분에서 9분씩, 총 40분 정도의 영상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칸국제광고제에서 그랑프리를 수상하기도 했다. 이 영상의 가장 매력적인 부분이자 자사의 광고를 가장 효과적으로 해낸 부분은 SNS를 통해 전 세계의 수많은 온라인 유저가 광고에 참여했다는 점이다.

 광고 속 남자 주인공 '알렉스'. 그는 매일 같이 바뀌는 얼굴을 기록하기 위해 짧은 동영상을 남긴다. 동영상 속 그의 모습은 인종, 성별에 관계없이 다양하다. 원작 광고는 여기서 매우 독특한 방법을 도입했다. 페이스북을 통해 수많은 SNS 유저들로부터 일명 '알렉스 영상 다이어리'를 모집했다는 점이다. 그중에서도 가장 '좋아요' 수가 많았던 100명의 알렉스는 광고 속 알렉스의 모습으로 등장하기까지 한다. 영화 속 우진도 매일 자신의 얼굴을 남긴다. 광고와 달리 한 가지 더 추가된 점이 있다면 그가 영상의 마지막에서 늘 같은 말을 한다는 점이다. "오늘은 여기까지". 이 멘트는 영화의 마지막, 엔딩크레딧 영상에서 이벤트 '오늘의 우진'에 참여한 네티즌의 모습이 담긴 영상으로 등장하며 원작을 오마주(hommage)하기도 했다.

 영화는 각 장면을 통해 원작을 본 사람이나 그렇지 않은 사람 모두에게 즐거움도 선사한다. 광고 속 알렉스는 골동품을 복구하는 일을 하고 있다. 그가 그 일을 선택한 이유는 한 가지, 인터넷을 통해 물건을 사고 팔며 다른 사람과 만나지 않고 혼자 일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영화 속 주인공 우진도 마찬가지다. 그 또한 다른 사람과 만나지 않으면서 할 수 있는 맞춤형 수제가구 '알렉스'를 만든다. 재미있는 점은 원작 주인공의 이름을 가구점의 브랜드 이름으로 가져왔다는 것이다. 또 영화 속 우진은 알렉스와 달리 어린아이로 변하기도 한다. 어린아이의 모습으로 변한 그가 데이트 도중 사람들 몰래 술을 마시다 취한 장면은 영화의 큰 웃음 포인트 중 하나다.

 영화는 원작광고의 연장선으로 볼 수 있다. 짧지만 긴 광고는 "이전의 현상들이 멈춘 것은 그녀 덕분인 걸까? 진정한 나를 알아주었기 때문일까"라며 회상하듯 말하는 장면을 통해 그의 변화가 멈추었음을 암시하며, 다정한 커플의 모습으로 끝이 난다. 하지만 이때 영화는 원작과 다른 길을 걷기 시작한다. 모든 비밀을 알게 된 그녀와 그의 연애가 시작되는 것이다.

 원작 광고가 여주인공 리마에 대한 사랑으로 고민하는 알렉스의 모습을 보여준다면 영화는 매일 모습이 변하는 남자, 우진과의 연애로 힘들어하는 이수의, 어떻게 보면 조금은 더 현실적인 연인의 모습을 보여준다. 누구에게도 소개할 수 없는 애인, 매일 남자가 바뀐다며 수군대는 주변 사람들, 그리고 매일 낯선 사람을 반가운 척 웃으며 사랑해야 하는 이수는 자신이 미친 것만 같은 괴로움을 느끼며 결국 정신과 약을 복용하다 쓰러지고 만다.

 갈등 속 헤어짐을 택한 그녀가 "같이 먹었던 것, 같이 갔던 곳, 같이 갔던 식당 반찬까지 다 기억나는데 그 사람 얼굴이 기억나지 않아"라고 말하는 장면에서는 그에 대한 그녀의 사랑과 혼란스러움이 함께 느껴지며 탄식을 자아낸다. 하지만 이내 "어제의 나는 과연 오늘과 같을까. 변한 건 네가 아니라 내가 아닐까"라는 장면을 통해 결국 겉의 변화는 중요하지 않음을, 중요한 건 그의 내면과 그에 대한 사랑임을 인정하며 둘의 사랑은 원작과는 또 다른 결말을 맺는다. 본질은 결국 안에 있다. 외모는 변하기 마련이다. 서로의 깊은 내면을 사랑할 수 있는 사람이 중요하다는 것을 보여주며 영상은 끝이 난다. "오늘은 여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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