ㅣ취(取)중진담ㅣ 사학과라서 다행이다
ㅣ취(取)중진담ㅣ 사학과라서 다행이다
  • 김동빈 기자
  • 승인 2016.11.14 13: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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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는 지난 2011년 우리 대학 사학과에 입학했다. 부모님은 학교 이름은 좋아했지만 사학과란 이름엔 실망하셨다. "그거로 뭐 해먹고 살래? 고향 내려와서 학습지 선생님이나 할 거야?" 사학과 학생은 도대체 뭐로 성공할 거냐는 인식이 부모님께 있었다. 자녀가 안정적이고 돈 잘 버는 직업을 가졌으면 하는 부모님의 마음은 물론 이해한다. 다른 집 자녀들은 경영학과에 들어가고, 대기업에 들어갔다. 하지만 기자는 부모님의 생각 속에 있는 '돈 버는데 도움도 안 되는' 사학과에 들어왔다. 역사가 취업에 도움이 되지 않으니 전과하라는 말도 들었다.

 역사를 좋아하기도 하고, 수능 때 근현대사 만점을 받았기 때문에 들어간 사학과라 별 생각 없이 수업을 받았다. 동기들도 역사가 좋아서든 점수를 따라 왔든 특별한 동기를 가지고 사학과에 온 것 같지 않았다. 첫 수업부터 된통 당했다. 사학과 수업은 고등학교 때까지 받았던 무조건 사실만을 외우는 수업과 달랐다. '어떤 사실이 몇 년도에 일어났다'가 아닌, '이 사실이 왜 일어났는가', '이 사실을 어떻게 볼 것인가'에 대한 고찰이 필요했다. 막대한 양의 자료, 매주 나오는 과제에 나를 비롯한 동기들은 속된 말로 '멘탈이 붕괴'됐다. 쌓이는 과제를 보며 사학과에 괜히 왔다는 후회를 몇 번이나 했는지 모른다. 선배들은 사학과 취업률이 낮다고 한탄했다. 학생들 대부분이 전과하거나 경영대로 복수전공, 성적이 좋은 사람은 대학원이나 교직 이수로 살길을 찾았다. 그것마저 못하는 학생들은 아예 취업전선에 뛰어들었다.

 그런데 졸업을 앞둔 4학년이 되고 여러 경험을 해보니 사학과에 들어와서 다행이란 생각이 들었다. 학과 수업을 들으면서 반복했던, 사실을 비판적으로 바라보고 자료를 검증하는 일이 나를 변화시켰다. 책을 읽거나 글을 쓸 때 한 번 더 생각하거나 다른 각도로 바라보게 됐다. 세상을 보는 눈도 달라지기 시작했다. 별 생각 없이 넘어갔던 사회의 여러 문제가 보였다. 몇몇 학생은 직접 사회운동에 뛰어들어 자기 목소리를 냈고, 다른 학생들은 서명을 같이 해주면서 도와주기도 했다. 혹자에게 '혼이 비정상적인 사람'이라고 비난받았지만 나는 오히려 자랑스러웠다. 사학과에 오지 않았다면 나는 이렇게 변하지 못했을 것이다. 많은 역경이 있었지만 그 역경이 약하고 수동적이고 남을 따르기만 하던 나를 강하게 만들었다. 사학과 학생이라서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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