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어김없이 '안암 호랑이'와 '신촌 독수리'의 대결로 상징되는 연고전(또는 고연전)이 지난 9월에 열렸다. 응원현장인 잠실구장에 '리듬체조 요정' 손연재(연세대)와 미국여자프로골프투어 '메이저 퀸' 전인지(고려대)가 나타나자 분위기가 달아올랐다.
야구 경기에 모교 유니폼을 입고 시타를 한 전인지의 볼에는 고려대 상징인 호랑이 그림 스티커가 붙어 있었다. 고려대 응원석에는 역시 호랑이 그림의 대형 현수막이, 연세대 응원석에는 독수리를 상징하는 대형 현수막이 각각 걸렸다.
우리나라 대학마다 상징동물이 있어 학교별로 정문 또는 학내 일정한 공간에 설치해두고 있다. 서울대는 백학, 서강대는 알바트로스, 한양대와 경희대는 사자, 중앙대는 청룡, 부산대는 독수리, 영남대는 천마, 해양대는 괭이갈매기, 건국대는 황소, 동국대는 코끼리, 우리 대학교는 표범이다.
대학들은 역사성과 지향하는 이상 및 비전을 나타내려 하므로 긍정적인 이미지를 가진 동물을 선택한다. 그렇다보니 독수리를 상징동물로 택하고 있는 대학이 연세대와 항공대, 부산대인 것처럼 겹치기도 한다.
우리 대학이 오늘(5일) 승학캠퍼스 108계단 중간지점 왼쪽에 있는 민주광장에 개교 70주년을 기념해 새 표범상을 건립했다. 1972년 8월 15일 우리 대학은 '체육교육상'이라는 이름으로 구덕캠퍼스에 표범상을 세운 바 있다.
그해 8월 25일자 동아대학보에는 '동아 체육교육상 제막-대담한 기백 민첩한 행동의 상징 표범상' 제하에 '구덕 체육인의 기상과 행동의 상징이 될 표범상'이라는 작은 제목을 달고 다음과 같은 기사를 싣고 있다. "동아체육인의 진취적 기상을 고취시키고, 체육활동의 영원한 상징이 될 동아체육교육상 표범상 제막식이 지난 15일 하오 정 총장을 비롯하여 김경준 재단이사장, 정 동문회장, 학처장, 교직원 및 체육관계 학생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
우리 대학 교사자료실에는 당시 체육교육상 표범상 제막식 후 관계자들이 찍은 단체사진이 보관돼 있다. 구덕에 있던 이 표범상은 현재 승학캠퍼스 예술체육대 앞에 자리하고 있다. 표범상은 1986년 9월 17일 준공한 승학캠퍼스 정문의 책탑에도 새겨져 있다.
개교 70주년의 의미를 담은 새 표범상은 세계를 개척해나가는 동아인의 진취성을 상징한다. 이 표범상의 기운을 받아 우리 대학이 명실상부한 세계 속의 대학으로 우뚝 서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조해훈 논설위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