ㅣ옴부즈맨 칼럼ㅣ 평화는 누구의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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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6.12.06 1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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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동균 독자위원 (국어국문학 2)

 온 나라가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로 떠들썩하다. 11월호 동아대학보 1면에도 박근혜 대통령 하야를 외치는 학생들과 교수협의회, 직원 노조의 사진이 실렸다. 11월 12일에는 백만에 가까운 인파가 광화문 광장에 모였다. 지난해 민중총궐기와는 다르게 한 명의 사상자 없이 '평화롭게' 끝났다는 그 시위는 정말로 평화일까.

 박근혜-최순실의 부당함을 폭로하고 비판하면서 현장에서는 종종 '병신년'이라는 말이나 '저잣거리 아줌마' 따위의 장애인·여성혐오 발언이 공공연하게 자행된다. 심지어 집회에 참가한 여성들이 성추행을 당했다는 증언도 나오고 있다. 최근에 보도된 청와대의 의약품 구매 사건에 대한 반응에서는 외모비하적 표현과 성희롱적인 표현이 자주 눈에 띈다.

 분노는 아래에서 위를 향하고 혐오는 위에서 아래로 흘러간다. 우리는 박근혜 대통령의 권력남용과 직무유기의 부당함에 비판하고 분노할 수 있다. 그러나 박근혜 대통령의 여성성에 대한 혐오로 그것을 표출해버리는 것은 사태해결에 어떤 도움도 주지 않는다. 우리가 짚어내야 할 것은 '대통령' 박근혜로서의 잘못이지 박근혜 대통령의 여성성이 아니다. 가령 미국의 오바마 대통령이 이와 같은 사태에 직면했을 때 누군가 "흑인은 이래서 안 된다" 따위의 발언을 한다면 누가 그것을 타당하게 받아들일 것인가? 청와대의 의약품 구매 사건에서 우리가 집중해야 할 것은 그것이 어떤 불법적인 방식으로 쓰였느냐에 대한 비판이지, 박근혜 대통령의 외모에 대한 조롱이 아니다.

 누군가는 해일이 밀려오는데 조개를 줍고 있냐고 말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어떤 문제를 해일과 조개로 구별할 수 있는 그 권력은 어디에서 나오는가? 대부분의 침묵은 강자의 편이다. 침묵은 평화를 동반한다. 우리는 말해야 할 때와 말하지 않아야 할 때, 말할 것과 말하지 않을 것을 구분할 필요가 있다.

 건강한 민주주의는 모든 갈등이 제 목소리를 낼 수 있어야한다. 국정사태의 문제를 더 중요한 것으로 지정하면서 여성혐오 문제를 부차적인 것으로 밀어내는 것은 권력구조의 또 다른 억압이다. 그 모든 것을 끌어안고 조율함으로써 공동체가 어떤 방향으로 존속해 나갈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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