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금 0원, 아직은 먼 나라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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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보미
  • 승인 2016.12.06 13: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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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유럽 교육복지를 통해 본 우리나라 대학 교육복지

 '등록금.' 매년 이 시기가 되면 대학생과 예비 대학생, 그들의 학부모에겐 최대 관심사가 되는 단어다. 덕분에 20대 투표를 노리는 대선후보라면 자신의 공약집에 관련 공약 하나쯤 넣어놓기 마련이다. 실제로 박근혜 대통령뿐만 아니라 이명박 전 대통령 또한 대선 당시 관련 공약을 내걸며 관심을 모았다. 이명박 정부 당시에는 공약 중 하나였던 국가장학기금의 설치가 이뤄지며 현재의 국가장학제도 즉, '한국장학재단'이 설립됐다.

 하지만 이런 변화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 대학복지는 아직 '미흡'한 수준이라 평가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교육복지의 미흡은 곧 교육격차로까지 이어지며, 교육격차의 확대는 곧 사회적 불평등의 심화로 이어진다고 평가하기도 한다. 대학에 대한 교육복지체계는 국가별로 천차만별이다. 다른 국가들은 과연 대학교육에 어떤 복지정책을 펼치고 있을까. 그리고 앞으로 우리나라 대학복지는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까.

국가장학·대출지원,
그러나 빚지는 대학생들

『우리는 왜 공부할수록 가난해지는가』(천주희, 사이행성, 2016). 지난 9월 발간된 책 제목이다. 등록금 1,000만 원의 시대가 왔다. 반값등록금은 아직은 먼 미래의 일로만 느껴진다. 현 시대의 대학생들은 졸업과 동시에 수천만 원의 빚과 함께 취업준비생(일명 취준생)이라는 꼬리표를 달게 된다. 책의 저자는 실제 학자금 채무 당사자이자 부채 연구자이다. 대학에서 대학원까지 총 10년의 학생 시절 동안 지불한 등록금은 약 5,000만 원, 그중 2,200만 원은 학자금대출을 받았다고 한다.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쓴 책은 '대한민국 최초의 부채 세대, 빚지지 않을 권리를 말하다'란 부제를 달고 사회경제적 구조를 지적한다. 문제는 바로 학생들에게 대학을 강요하고 빚지기를 강권하는 채권과 채무의 새로운 권력지형에 있다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대학복지로 반값등록금 대신 장학금을 선택했다. 2008년, 맞춤형 국가장학재단 구축 기본방안에 따라 한국장학재단 계획이 수립됐다. 이후 2009년 5월 7일 한국장학재단 설립 등에 관한 법률에 따라 각 기관의 장학기능을 통합한 재단을 설립했다. 2010년에는 위탁 집행형 준정부기관으로 지정되며 현재의 장학재단이 만들어졌다. 한국장학재단은 학자금대출과 장학사업 등을 효율적으로 운영해 '경제적 여건과 관계없이 의지와 노력만 있다면 누구나 공부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하는 데 목적을 가지고 있다.

 국가장학재단 설립 이후 교육부는 '2013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교육지표 조사결과'를 통해, 2009년 OECD 국가 중 2위로 1위인 미국 다음으로 가장 많은 등록금을 내던 우리나라가 4위로 내려왔다고 발표했다. 각 2위였던 사립대학 연평균 등록금과 국·공립대학 연평균 등록금 모두 4번째 순위로 내려왔다.

하지만 대학교육연구소는 이에 대해 '대학등록금 'OECD 4위'의 불편한 진실'(2013.7.1.)이라는 보도자료로 반박했다. 자료에 따르면 사립대 등록금 2위인 슬로베니아와 3위인 호주 대학생들의 대다수(90% 이상)는 등록금이 없거나 적은 국·공립대학에 다니고 있다. 또한 등록금을 지불하는 '독립형 사립대학'에 다니는 학생은 각 1%, 4%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또한 "우리나라 대학등록금은 사실상 미국에 이어 두 번째로 비싸며, 미국과의 격차마저도 줄어 국·공립대 등록금은 거의 동일하다는 게 진실"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현 정부는 박근혜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기도 한 반값등록금은 이미 실현됐다고 말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교육부는 "학생과 학부모의 등록금 부담을 평균 50% 경감하는 '소득연계형 반값등록금'을 올해 완성했다"며 발표했다. 또한 올해 정부가 한국장학재단에 장학금 지원을 위해 투입한 예산은 3조 6,545억 원, 지난해보다 545억 원 증가한 금액이다. 지난 1월 19일 교육부가 공개한 '2016년 국가장학금 지원 방안'에 따르면 저소득층 대학생에게 지원하는 국가장학금도 1인당 480만 원에서 520만 원으로, 최대 40만 원까지 증가했다.

 하지만, 이에 대한 여론은 회의적이다. 소득 연계형 장학금 및 학자금대출을 운용하고 있지만 대다수의 대학생들은 반값등록금을 체감하지 못하고 있다. 우리 대학교 이유나(유기재료고분자공학 1) 학생은 "스스로 학비를 해결하기 위해 한국장학재단의 학자금대출을 이용하고 있다"며 "국가장학금을 받은 것이 많은 도움이 되긴 하지만 집안 사정이 좋지 않은데도 불구하고 소득분위가 올라가 혜택을 별로 보지 못하는 친구들도 여럿 봤다"고 전했다.

 우리 대학 정정근(기계공학 1) 학생도 "부모님 중 한 분이 대기업에서 근무하지만 월급 책정기준이 다르게 적용되거나 자영업을 하는데 세금신고를 낮게 해서 소득분위가 내려가는 등 다양한 경우로 인해 (장학혜택을) 받을 수 있는 자격이 갈리는 경우를 많이 봤다"며 "소득분위선정 기준이 공정하지 못하다"고 본인의 생각을 전했다.

 반값등록금 실현 여부에 대해서도 학생들은 실감하지 못한다고 했다. 정정근 학생은 "아직 완성되지 못했다고 생각한다. 주변을 둘러보면 등록금에 부담을 느끼는 친구들이 많다"며 "저를 비롯해 많은 학생들이 등록금에 보탬이 되고자 알바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유나 학생 또한 "완벽한 반값등록금은 아직 실현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며 "(특히) 국공립과 사립대학의 차이가 너무 심하다. 주변의 국공립대 친구들의 등록금을 보면 우리 대학의 절반 수준이더라"고 말했다. 이어 "학교는 기업이 아니라 학생들이 배울 수 있는 공간이다. 이전에 본 독일의 등록금 기사에서는 학교와 국가가 대학등록금을 무상에서 적은 금액이라도 받는 형태로 바꿨다가 학생들과 학부모의 반발로 다시 무료로 전환한 일이 적혀있었다"며 "물론 독일과 우리나라는 세금에서 문화, 생각 등 많은 차이가 있다. 완전 무상(등록금)을 해야 한다는 말이 아니다. 적어도 학생들이 공부에 전념할 수 있도록 조금 낮췄으면 한다"며 자신의 생각을 전했다.

▲ <일러스트레이션 = 신예진 기자>

"경제적 이유로
 
학업중단 않도록"


 대부분의 북유럽 국가들은 스칸디나비아 복지 국가모델을 채택해 운영하고 있다. 스칸디나비아제도란 북유럽반도에 위치한 스칸디나비아 반도를 기준으로 기본적으로는 노르웨이, 스웨덴, 덴마크 3개국을 의미한다. 또한 정치·경제·사회·문화의 유사성에 의해 핀란드와 아이슬란드를 포함한 5개국을 의미하기도 한다. 이들 국가는 높은 조세를 통한 수준 높은 복지로 유명하며, 교육복지에 있어서는 대부분 '무상교육'을 하고 있거나 그렇지 않다 해도 '사실상 무상교육'에 가까운 체계를 유지하고 있다.

 '낙오자 없는 교실'로 유명한 국가, 아이들을 위한 교육의 핀란드는 국내총생산(GDP)의 약 6.5%를 공공교육부문에 지출하고 있다. 핀란드는 기초의무교육에서 대학 박사과정까지 수업료와 등록금을 포함한 모든 비용을 무상으로 지원한다. 모든 국민에게 동등한 교육기회를 제공하기 위한 정책이다. 이는 장기비자를 받고 KELA(사회보장보험기관)카드를 받은 외국인 학생에게도 동일하게 적용되고 있다.

 학업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등록금 외에도 많은 비용이 필요하다. 학업 시 사용하는 비용 외에도 주거비, 교통비, 생활비 등이 그 예다. 하지만 핀란드에서는 본인의 의지만 있다면 경제적인 이유로 학생이 학업을 중단하는 일은 없다. 학습하는 데 필요한 생활비, 식비 등의 학습지원수당을 지급해 경제적인 이유로 인한 학업 중단을 미연에 방지하고 있다. 학습지원수당과 거주지원비 외에도 경제적 형편에 따른 장학혜택(융자 등)과 통신비, 식비, 기타 문화생활을 영위하기 위한 학업 대출이 존재한다.

 스웨덴이나 덴마크도 크게 다르지 않다. 이들 국가 또한 고등교육을 무상지원하고 있다. 특이점이 있다면 스웨덴의 경우 자국 학생이 외국에서 유학을 하는 경우에도 학자금을 지원한다는 점이다. 단, 이는 유학하고 있는 교육기관이 스웨덴 고등교육청으로부터 인정받은 곳일 경우로 한정된다. 덴마크 대학의 특이점은 공립 형태로만 존재하며, 교육부가 아닌 과학·혁신·고등교육부가 관장한다는 것이다. 또한 덴마크 학생 외에도 유럽연합 내의 학생이라면 덴마크 내의 대학을 무료로 다닐 수 있다.

 노르웨이의 무상교육은 의무교육인 초등교육과 전기중등교육(우리나라의 중학교 단계), 그리고 유아교육, 고등학교 교육으로 고등교육은 포함하지 않는다. 하지만 고등교육법에 따라 국립종합대학 및 단과대학은 특별한 경우(예외적으로 규정한 경우) 외에는 학비를 받지 않을 수 있다. 이는 사실상 대학의 무상교육을 의미하며, 사립의 경우에도 국가 지원 학자금을 학생의 이익을 위해 사용하게 하도록 보장함으로써 학생들의 학비 부담을 최소화하고 있다. 따라서 법적으로 고등교육은 무상교육으로 규정되지 않으나 '사실상 무상교육'으로 볼 수 있다.

교육복지, 교육격차해소 수단

지난 10월 7일, 박원순 서울시장은 자신의 페이스북 페이지를 통해 "서울시가 서울시립대의 반값등록금을 시행한 지 4년, 이제 온전한 대학의 무상교육을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대부분의 유럽국가들에는 이미 대학등록금이 없다"며 "우리의 미래인 청년들과 학생들에게 투자해야 한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또한 박원순 시장은 "알바에 청춘을 저당 잡히고 빚쟁이로 사회에 발을 내딛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교육에 불평등이 있어서는 안 된다"며 기성세대와 정치인의 책무를 강조했다.

 하지만, 이후 20일 서울시립대 총학생회는 페이스북 페이지의 '박원순시장 '전액장학등록금' 관련 보고'라는 제목의 게시글을 통해 "(무상교육은) 당장 내년 시행은 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서울시립대 학생들의 반대로 유보된 것이다.

 그 다음날인 21일 매일경제는 "'반값등록금' 시행 이후 지난 5년간 서울시립대는 교육의 양과 질에서 뒷걸음을 친 것으로 나타났다"며 "2012년 반값등록금 시행 이후 시립대 교내 시설투자금이 크게 줄어들었다. 시립대 학생들은 기숙사와 중앙도서관 등 열악한 학내 시설에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고 전했다. 이는 흡사 반값등록금의 시행이 교육의 질을 떨어트리는 원인이 된 것으로 들리기도 한다.

이런 논란에 대해 지난달 9일 열린 서울시립대 소통간담회에서 패널로 참석한 학생은 "학교 예산 대부분이 서울시민들의 세금에서 나오는 만큼 언론이나 일부 시민들로부터 (왜 우리 세금으로 다른 지역 출신 학생들을 지원하냐는) 비판을 들어 위축감이나 위화감이 들기 일쑤"라고 말했다. 다른 학생 또한 "내가 주말까지 일해서 번 돈으로 왜 네 공부를 시켜줘야 하냐"는 말을 들었다며 그동안 겪은 어려움들을 토로했다.
이처럼 '반값등록금'과 '무상교육'의 실효성에 대해서는 아직까지도 논쟁이 팽팽하다. 한국에서는 교육복지에 대한 개념이나 지향 목표가 아직 모호하다는 평가도 존재한다. 법률적인 근거도 명확하지 않다. 이에 따라 무상교육 범위에 대한 논란도 끊이질 않는다. 무상급식이나 누리교육에 대한 논란도 이와 같은 선상으로 볼 수 있다.

 이러한 논쟁들에 대해 한국법제연구원의 김정현 연구원은 북유럽의 교육복지 법제에 관한 비교법적 연구의 결론으로 "교육예산은 한정되어 있기 때문에 무상교육이 확대될 경우에는 교육예산이 더 요긴하게 쓰여야 할 분야에 투입되지 못하는 부작용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며 "양질의 복지를 위해서는 차등복지가 필연적일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또한 "북유럽국가들이 소외계층 교육을 강화하고 있는 점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며 "교육복지는 여야 정쟁의 대상이 아니기 때문에 정치적 아젠다(의제)로 한정해서 볼 문제가 아니라고 판단한다. 이는 교육격차의 확대에 따라 사회적 불평등이 심화되고 있는 것을 어떻게 해결할지에 대한 문제라고 본다"고 밝혔다.

 

〈 참고자료 〉
'북유럽의 교육복지 법제에 관한 비교법적 연구(핀란드, 덴마크, 노르웨이, 종합보고서)'(한국법제연구원 김정현, 2013.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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