ㅣ영화,원작을 만나다ㅣ 시간이 지나도 잊지 못할 사람이 있나요?
ㅣ영화,원작을 만나다ㅣ 시간이 지나도 잊지 못할 사람이 있나요?
  • 안다현 기자
  • 승인 2017.03.06 15: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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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당신에게 과거로 돌아갈 수 있는 알약이 주어진다면, 과거로 돌아가 로또에 당첨되거나 대박 날 주식을 미리 살 수 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영화 <당신, 거기 있어줄래요>(감독 홍지영, 2016)의 수현(김윤석 분)은 사랑하는 여자를 죽음으로부터 구하는데 그 알약을 사용한다.

 

30년 전, 젊은 수현(변요한 분)은 연인 연아(채서진 분)와 운명적인 사랑을 한다. 그런데 어느 날 연아는 사고로 죽는다. 연아는 죽었지만 수현은 30년 동안 연아를 잊지 못한다. 세월이 흘러, 수현은 우연히 과거로 돌아갈 수 있는 알약을 얻게 되고, 과거로 돌아가 30년 전의 수현을 만나게 된다. 30년 전의 수현과 30년 후의 수현은 연아를 죽음으로부터 구하려한다. 그러나 문제가 하나 있다. 30년 후의 수현에게는 딸 수아(박혜수 분)가 있다. 딸 수아는 연아가 세상을 떠난 후 수현과 다른 여자와의 사이에서 얻은 아이다. 연아를 살리면 딸 수아의 존재는 사라진다. 30년 후의 수현은 사랑하는 여자와 딸을 모두 구하는 방법을 생각해낸다. 바로 연아를 사고로부터 구하고, 30년 전의 수현이 연아와 더 이상 만나지 않는 것이다.

 원작 『당신, 거기 있어줄래요?』(기욤뮈소, 밝은세상, 2007)의 내용도 비슷하다. 주인공 엘리엇이 30년 전의 엘리엇과 함께 수의사인 연인 일리나를 돌고래 공격 사고에서 구한 것은 영화와 같다. 그렇지만 주인공이 연인을 구한 후에 일어나는 사고는 영화와 원작이 다르다. 일리나를 돌고래 사고에서 구하고 난 뒤, 30년 전의 엘리엇은 일리나에게 이별을 통보한다. 그것이 일리나와 딸 앤지를 모두 구할 수 있는 방법이기 때문이다. 일리나는 엘리엇의 이별 통보에 자살 시도를 한다. 반면 영화는 돌고래 조련사인 연아를 사고에서 구한 후, 수현과 연아가 헤어지는 과정에서 연아가 교통사고를 당한다. 의사인 주인공 엘리엇과 수현은 각각 30년 전의 자신과 함께 수술을 집도해 일리나와 연아를 살려낸다.

 영화와 원작이 다른 부분이 또 있다. 주인공이 아버지를 대하는 태도다. 엘리엇과 수현은 과거에 아버지에게 자주 구타당했다. 구타의 기억으로 엘리엇과 수현은 아이를 갖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 자신과 같은 상처를 아이에게 줄 수 없다고 생각해서다. 수현은 과거의 기억으로 인해 아버지를 매우 미워한다. 그렇지만 엘리엇은 아버지를 왜 좀 더 이해하려 하지 않았을까 생각하며 후회한다.

 

▲ <사진출처 = 네이버 영화 스틸컷>

이 작품은 사랑 이야기를 주로 다루지만, 깊은 우정 이야기도 보여준다. 엘리엇과 수현은 잦은 흡연으로 폐암에 걸려 죽는다. 죽기 전, 엘리엇은 과거로 돌아가는 알약 하나를 남긴다. 그리고 친한 친구 매트에게 알약의 존재를 알린다. 매트는 엘리엇의 목숨을 살리기 위해 알약을 먹고 30년 전으로 돌아간다. 매트는 30년 전의 엘리엇을 만나 '폐암으로 죽게 되니 금연하라'고 한다. 30년 후로 돌아온 매트는 엘리엇이 또 다시 죽었다고 착각을 하고, 자신이 엘리엇을 살리지 못했다고 자책한다. 반면 영화 속 수현의 친구 태호(김상호 분)는 수현을 살리기 위해 알약을 먹고 과거로 돌아가지만 '금연하라'는 말을 제대로 전하지 못한다. 태호는 30년 후로 돌아와, 수현을 살리지 못했다는 생각에 자신을 타박하며 후회한다. 친구를 살리기 위해 과거로 돌아간 매트와 태호의 모습을 통해 주인공과 이들의 깊은 우정을 엿볼 수 있다.

 영화 <당신, 거기 있어줄래요>는 미국이 배경인 원작을 한국의 서울과 부산을 배경으로 영화화한 작품이다. 영화의 스토리와 배우들의 연기를 감상하는 재미도 쏠쏠하지만, 영화에 담긴 부산의 모습은 우리에게 새로운 감회를 준다. 수현이 근무하는 부산백병원, 수현이 태호에게 급하게 전보를 보낸 주소인 사하구 감천동, 현재는 여객 기차를 운행하지 않는 과거의 부산진역을 찾는 재미도 빠트릴 수 없는 영화의 묘미다. 또, 수현과 태호가 대화를 하던 광안대교가 보이는 광안리는 왠지 반가운 인상을 준다.

 주인공 엘리엇과 수현은 사랑하는 연인 일리나와 연아를 30년 동안 잊지 못하며 산다. 그리고 과거로 돌아갈 수 있는 알약을 부와 명예에 이용하지 않고 사랑하는 여자를 되살리는데 사용한다. 당신은 30년이 지나도 잊지 못할 사람과 사랑하고 있는가. 아니면, 30년이 지나도 잊지 못하는 사람이 있는가.

안다현 기자
1600353@donga.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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