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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한 소비를 넘어 '윤리적 소비'로
배아현 기자  |  0000@donga.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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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3.06  15:2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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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시리아 내전의 참상을 보여줬던 울음을 잃은 아이 '옴란 다크니시'. 처참한 부상에도 눈물 한 방울 흘리지 않는 아이의 모습은 세계적인 관심을 모으는 동시에 전쟁에 대한 경각심을 불러왔다. 이러한 관심이 무색하게 우리의 소비행위가 간접적으로 전쟁을 지원하고 있다면 어떤 기분일까. 또 전쟁을 후원해주는 기업들을 우리는 어떤 눈으로 바라보아야 할까.

   
▲ <일러스트레이션 = 신예진 기자>

전쟁을 지원하는 기업?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의 분쟁은 2006년부터 시작해 현재 진행 중이다. 이 과정에서 많은 사상자가 발생했다. 가자지구 공습의 배경에는 시오니즘이 깔려있다. 시오니즘은 고대 유대인들이 고국 팔레스타인에 유대 민족국가를 건설하는 것을 목표로 한 유대민족주의 운동이다. 제 1차 세계대전 중 영국은 전쟁을 성공적으로 수행하기 위해 시오니즘을 지지했다. 그와 동시에 아랍인들의 협력을 요청하고 시온주의자와 아랍인 모두에게 팔레스타인을 내준다는 약속이 전쟁의 불씨를 지폈다. 그 후 지난 2006년 반이스라엘 단체인 하마스가 팔레스타인 자치 정부 총선거에서 압승을 거둔 후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충돌이 심해졌다. 이스라엘은 여러 차례의 공습을 일으켰다.

   
▲ 이스라엘 보이콧 단체가 주장하는 시오니즘 후원 기업 <사진출처 = Inmind.com>

 이스라엘이 공습을 할 수 있도록 물적 지원 외에 다양한 지원을 해주는 기업이 있다. 이 기업들을 시오니즘 후원 기업이라고 한다. 이스라엘 보이콧 단체의 홈페이지(Inminds.com)에 올라와 있는 자료에 따르면 대표적인 시오니즘 후원 기업으로 △맥도날드 △인텔 △스타벅스 △에스티로더 △코카콜라 등 수많은 대기업이 있다. 이 중 가장 논란이 많은 기업은 스타벅스이다. 이 논란은 스타벅스의 CEO인 하워드 슐츠가 고객들에게 썼다고 전해진 편지에서 시작한다. 이 편지에는 반유대주의에 저항하겠다는 것과 스타벅스에서 커피를 사 마실 때마다 테러와의 전쟁을 수행하고 있는 미군을 돕는다고 써있다. 하지만 그 편지는 영국 신문 스파이크(Spiked)의 편집자인 브라이언 오닐(Brian O'neil)의 기사로 사실이 아님이 밝혀졌다. 또 예루살렘 펀드에서 수여하는 상을 받았다는 의혹이 있어 스타벅스의 시오니즘 후원 논란은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커피·초콜릿부터 여행까지…
'공정무역'에 관심

 우리의 소비는 생각보다 큰 의미를 가진다. 지갑을 열어 물건을 사는 행위가 아이의 얼굴에 눈물을 맺히게 할 수도 있고 반대로 웃음꽃을 피게 할 수 있다. 윤리적 소비는 소비자가 상품, 서비스 등을 구매할 때 원료 생산, 유통 등의 전 과정이 소비와 연결되어 있다는 것을 인식하고 윤리적으로 소비하는 것을 가리킨다. 즉 인간이나 동물ㆍ환경에 해를 끼치는 상품은 피하고, 공정무역을 통해 만들어진 제품을 구매하며, 제3세계 노동자들을 인식하자는 소비운동이다.

 

   
▲ 윤리적 소비의 평가기준 <출처=ethical consumer>

공정무역 역시 윤리적 소비의 일환이다. 전 세계에 공정무역이라는 개념이 등장한 것은 불과 수년 전이다. 공정무역(Fair Trade)이란 제3세계 농가에서 정당한 가격을 지불해 농민들이 자립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공정무역이 등장한 배경을 설명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초콜릿과 커피다. 카카오 농장에서 일하는 아이들은 일주일에 100시간에 가까운 혹독한 노동을 하지만 정당한 대가를 받지 못한다. 또 서구의 몇몇 기업이 지배하고 있는 세계 초콜릿 시장에서 농장 주인이 얻을 수 있는 이익은 10%도 되지 않는다. 싼값에 카카오를 사들여 초콜릿을 만드는 대기업만 이득을 보는 구조다. 이러한 왜곡된 방식에 반대해 유럽에서는 정당한 가격으로 거래해 적정한 수익을 농가에 돌려주자는 '윤리적 소비'가 공론화됐고, 이것이 바로 공정무역의 시작이다.

 소비자들이 공정무역에 관심을 갖게 되면서 공정무역을 실천하는 다양한 단체들이 생겨났다. 그중 우리 지역에는 부산공정무역연구회라는 단체가 있다. 부산공정무역연구회는 처음 부산대학교 내의 동아리로 시작했다. 그 후 지금은 공정무역에 관심 있는 부산지역 대학생들이 모여 공정무역에 대한 이해와 실천을 목적으로 하는 순수 학술모임이 됐다. 부산공정무역연구회는 매주 토요일 연구회를 진행하는 것 외에 △무역의 날 행사 △해외 대학과 교류 △청소년 대상 강의 등 외부 활동도 활발히 진행한다. 부산공정무역연구회 회원인 우리 대학교 최혜정(국제무역학 2) 학생은 "전공 공부를 하면서 불공정한 무역 구조들을 많이 봤는데 연구회에서 더 많이 다루고 접할 수 있다"며 "스터디뿐만 아니라 부원들과 공정무역 제품을 사용하는 곳을 직접 방문하기도 한다"고 전했다. 최혜정 학생은 "공정한 대가를 주고 상품을 받는 것은 현대사회의 가장 기본적인 활동이다. 이것에 대해 사람들의 관심을 촉구하고 이해를 돕는 것이 우리가 나아가야할 방향이다"라고 말했다.

 공정무역 단체 외에도 공정무역에서 파생된 공정여행도 생겨났다. 공정여행은 여행자와 여행대상국의 국민들이 평등한 관계를 맺는 여행이다. 1980년대에 유럽이나 미국 등에서 시작되었으며, 착한 여행이라고도 불린다. 우리나라에는 2009년 초에 중국 윈난성 소수민족을 만나는 '공정여행 1호' 상품이 나왔다. 현재 공정여행을 하는 사회적기업 여행사인 착한여행, 핑크로더 등 여러 개가 운영되고 있다. 공정여행은 현지인이 운영하는 숙소를 이용하고, 현지에서 생산되는 음식을 구입하는 등 현지를 살리자는 취지도 담고 있다. 또 공정여행에 들어가야 할 항목으로 환경친화적인 것과 현지의 문화를 잘 아는 것도 포함되어 있다. 예전에는 어느 지역에 대형 관광버스가 오가며 관광객들을 대규모로 태우는 형식의 여행이 대다수였다. 지금은 적은 인원이지만 장기 체류를 통해 직접적인 소득 증대나 주민을 충분히 배려하는 개별 관광객 유치가 떠오르고 있다.

'동물실험금지' 화장품 주목,
사회 공헌활동도 번져

"토끼를 나무틀에 고정시킨 다음 3일 동안 토끼의 눈에 샴푸 등 화학물질을 계속 주입한다. 사람과 달리 눈을 깜박이거나 눈물을 흘려 독성을 밖으로 내보내지 못하는 토끼는 고통에 몸부림치다 목뼈가 부러지기도 한다."

 어느 잔인한 영화 속 이야기가 아니다. 드레이즈 테스트(Draize test)라는 이름으로 지금도 세계 곳곳에서 시행되고 있는 화장품 동물실험 중 하나다. 기업이 새로 내놓을 화장품의 자극성을 평가하기 위해 사용하는 동물은 주로 토끼와 쥐이며, 매년 수억 마리가 희생당하고 있다. 심각성을 받아들인 유럽연합(EU)은 지난 2013년 동물실험을 거친 원료가 포함된 화장품의 판매와 수입을 전면 금지하는 법안을 발표했다. 우리나라도 지난달 4일부터 개정된 화장품법에 따라 동물실험 화장품의 수입과 판매를 제한하고 있다. 국민보건상 위해평가를 위해 필요한 경우, 수출 상대국이 필요로 할 경우 등 예외조항을 6개 두고 있다. 수출을 위한 경우는 예외로 두는 것은 사실상 이 법 취지에도 맞지 않다는 의견이 많다. 이유진(경영학 4) 학생은 "중국 수출에 차질이 생기는 상황에서 이 법이 실효성이 있을지 의구심이 든다"고 말했다.
비윤리적인 동물실험의 심각성이 알려지면서 동물실험을 하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하는 기업과 윤리적 소비를 홍보하는 캠페인이 늘어나고 있다. 대표적인 기업으로 러쉬(Lush)와 버츠비(Burts Bee), 비욘드 등이 있다.

 러쉬는 '자연과 사람을 사랑하는 브랜드'를 추구하고 신선한 식물성 재료로 안전한 제품을 만드는 화장품 브랜드로 알려져 있다. 러쉬의 창립자인 마크 콘스탄틴은 1970년대부터 뷰티업계에서 근무해 왔으며 동물실험에 반대하고 있다. 러쉬는 창립단계부터 그 어떤 이유에서든 동물실험을 하지 않고 있으며, 제품에 들어가는 원료까지 동물실험 여부를 철저하게 확인하고 있다고 홍보하고 있다. 완제품뿐 아니라 동물실험을 하는 원재료 회사와도 거래를 하지 않고 있다. 또한 영국의 비영리 단체 윤리적소비자연구소와 협력해 매년 동물대체실험 분야 세계 최대 규모의 시상식을 열어 동물실험 근절과 대체실험 활성화에 기여한 개인이나 단체에게 상금을 수여한다.

 2000년대 초반부터 윤리적 소비에 대한 움직임이 일어나고 생활협동조합과 아름다운 커피 등이 등장했다. 아름다운 커피는 지난 2012년부터 국내 중·고등학교를 대상으로 공정무역을 배우고 알리는 '공정무역교실'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공정무역을 알리기 위해 한일 청소년 교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최근에는 YMCA 카페 '티모르', 공정무역 의류 '그루' 등이 생기면서 다양한 종류의 윤리적 소비활동이 가능해졌다. 또한 윤리적 소비에 대한 관심을 높이고 윤리적 소비 활성화를 위해 윤리적 소비 공모전이 매년 열리고 있다.

 선진국이 시장을 독식하면서 빈부격차가 심화되고 있다. 협상이나 보호 무역에 관해 나라간 충돌도 많이 일어나고 있다. 공정무역처럼 공정성과 합리성을 기반으로 하는 윤리적 소비가 필요한 때다. 한국공정무역연합에서는 "공정무역을 착한 거래라고 하기도 하나 이 '착한'이란 말은 공정무역 상품이 품질이 낮고 가격이 높아도 어려운 사람들을 도와주기 위해 구매해 주기를 바라는 기대가 담겨 있는 것 같다"며 "소비자 관점에서도 '착한 소비'라 하기보다는 '윤리적 소비'라는 말로 공정무역을 이용했으면 한다"고 전했다.

배아현 기자
bluemoon7968@donga.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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