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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 정치의 현주소, 그들에게 묻다
박현주 기자  |  000@da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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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3.06  15:2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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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 사회는 세월호 침몰과 송파 세 모녀 자살사건 그리고 구의역 스크린도어 사고를 겪으면서 약자에 대한 감수성이 정치에 반영되어야 함을 뼈저리게 깨달았다. 약자의 불편을 이해할 수 있는 건 기득권에서 한 발짝 비껴난 이들이다. 그런 의미에서 N포 세대, 흙수저 등으로 불리는 우리 시대의 청년들은 정치에서 없어서는 안 될 존재다.

   
 

 그러나 실제 정치에서 청년은 '사막에서 바늘 찾기'만큼이나 그 존재를 발견하기 힘들다. 단지 국회 내 의석수뿐 아니라, 투표율에서도 청년의 정치 비참여 경향이 두드러진다. 중앙선관위가 지난해 4월 13일 실시한 제20대 국회의원 선거의 투표율 분석 결과에 따르면, 제20대 총선에서 20대 투표율은 52.7%, 70대 투표율은 73.3%로 두 수치가 크게 대조됨을 알 수 있다. 이러한 데이터는 요즘 청년들이 정치에 무관심하다는 비판을 증명한다.

 하지만 우리 대학교 주인석(정치외교학) 교수는 "(청년의 정치 참여 부족은) 주로 선거운동이나 투표와 같은 전통적인 정치참여에 대한 이야기"라며 "시위, NGO 활동, 인터넷 토론 등 비전통적인 정치참여 부분에 있어서는 청년의 참여도가 높다"고 말했다. 다만, 청년이 정당 활동 등 전통적 정치 참여가 부족한 이유에 대해서는 몇 가지를 지적했다. △전통적인 정치참여는 비전통적 정치참여보다 많은 시간과 노력을 필요로 함 △공식적인 정치 참여보다 비공식적 정치 활동이 본인에게 더 유익하다는 청년층의 가치 판단 변화 △현실 정치에 대한 불신으로 정치 참여에 대한 동기 부족 △현재 정치 현실과 사회경제적 상황, 교육 체계 등을 고려할 때, 청년층이 정치참여를 통해 높은 가치 실현을 도모하기 어려움 △청년들이 현실 정치에 참여할 수 있는 정치 제도와 환경의 미비 등이 바로 그것이다. 이는 곧 청년이 정치에 참여하지 않는 현실이 단순히 청년층의 가치관 변화로 인한 현상이 아니라, 정치권에 대한 불신과 정치 환경 미비, 기회의 부족 등 다양한 원인의 유기적 결합으로 도출된 결과임을 의미한다.

 이다윗(정치학 박사과정 수료) 동문 또한 "청년의 의견이 의견에 그치지 않을 수 있도록 정치의 구조적 한계를 개선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정치 환경의 문제를 지적했다. 청년을 미래의 자산이라 부르면서도, 실제 정당이나 지자체 내 운영 및 예산 비율에서 청년에 대한 할당은 현저히 낮다. 이는 원내 4정당의 청년 정치 참여 보장 관련 당헌·당규를 통해 그 실태를 짐작할 수 있다. 각 정당의 청년당원 연령기준은 정의당 만35세 이하(청년위원회 가입기준), 국민의당 만39세 이하, 자유한국당 만39세 이하(청년위원회 가입기준), 더불어민주당 만45세 이하이다. 이처럼 청년을 정의하는 연령 기준이 높아 총선 당시에도 청년비례대표에 '늙은 청년'이라는 조롱이 쏟아진 바 있다. 또한 각 정당은 청년가산제도를 통해 공천이나 당내 경선과정에서 청년후보자에게 일정비율(10~25%)의 가산을 부여하고 있지만, 제20대 국회에 20대 연령의 국회의원은 단 한 명도 없다. 제20대 총선 기준 전체 유권자 대비 20대 유권자가 16%를 차지하는 것에 비춰보았을 때, 당헌·당규의 실효성을 의심케 하는 대목이다. 제20대 국회 최연소 당선자인 국민의당 김수민 의원의 경우, 총선 당시 만 29세였으나 한국 나이로 30세였다.

 영국의 정치사상가 토마스 홉스는 '만인의 만인에 대한 투쟁'에 대해 말한 바 있다. 이는 모든 사람이 본인의 이익을 위해 이익과 관련된 모든 이와 싸우는 자연 상태를 의미한다. 이 시대 청년의 취업 전쟁이 마치 그와 같은 형상이다. 자신의 개인적인 꿈을 실현하는 것 이외에 민주주의나 정치 같은 공동체적 가치에 관심 갖는 것이 쉬운 일만은 아니다. 하지만 100만 촛불이 모였던 겨울의 광장에는 수많은 대학생이 있었다. 투표조차 하지 않는다며 손가락질 받던 청년들은, 광장에 있었다. 심지어 정당의 현수막을 든 채 소리 높여 퇴진 구호를 외치기도 했다. 그들은 과연 누구일까. 지난달 20일, 정당에서 활동하는 우리 대학 청년당원 학생들을 만나봤다.주인석 교수는 "젊은 층의 정치 참여는 개인의 입신을 위한 길이기도 하지만, 장기적으로 한국 사회가 지금보다는 더 나은 사회로 변화하도록 하는 촉매제가 될 수 있다"며 정치에서 청년의 역할을 강조했다. 이어 "청년의 정치 참여는 보다 민주적인 국가, 보다 높은 삶의 질을 향유할 수 있는 사회로의 변화를 추동할 수 있는 힘이 되기 때문에 반드시 필요하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 함께 청년정치 대담을 나눈 학생들이 서로 손을 맞잡고 있다. (왼쪽부터 이동훈, 이영봉, 성보빈, 이의찬)

<패널>(가나다 순)
성보빈(경제학 4) 자유한국당 부산시당 부대변인
이동훈(정치외교학 3) 노동당 부산시당 대의원
이영봉(철학·윤리문화학 3) 정의당 부산시당 청년위원장
이의찬(경영학 4) 더불어민주당 부산시당 대학생위원장

Q. 우리나라는 정당 가입이 흔한 일은 아니다. 왜 정당에서 활동하게 되었는지 궁금하다.

 이동훈 나에게는 정당이 '대안학교'다. 기성교육에서 볼 수 없던 것들을 배울 수 있었다. 우연히 동아리에서 만난 선배가 노동당원이었고 함께 집회나 강연에 나가면서 자연스럽게 당에 스며들었다. 사실 한국에서 '노동당'하면 흔히 북한을 떠올리지 않나. 그래서 나 또한 과도기는 있었다. 그러나 제도 속에 편입되지 못하고 거리에서 싸우는 사람들의 곁에 늘 노동당이 있어서 더욱 내게 의미가 깊다.

 이영봉 스무 살이 되자마자 입당했다. 사실 고등학교 때부터 정당에 가입하고 싶었는데, 법적으로 불가능했다. 딱히 특별한 계기는 없다. 부모님이 사회활동을 하셨는데, 그 활동이 정책적으로 표출되기 위한 최종 권한은 결국 정치가 갖고 있다는 것을 언뜻 느꼈다. 그때부터 정치나 정당에 관심 갖게 됐다. 의석수가 몇이든, 원내 유일한 진보정당이지 않나. 원내에도 진보의 목소리를 낼 수 있는 괜찮은 진보정당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성보빈 나는 '지점토 수저'다. 안 해본 아르바이트가 없다. 그런 환경에서 자라다보니 자연스럽게 정치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다른 정당에 안 가본 건 아니다. 그런데 보수 정당이, 돈 없고 배경 없는 나를 받아주니, 처음엔 안 믿겼다. 지금의 정당을 택한 건 잘했다고 생각한다. 기존의 구태 자유한국당을 따라가거나 힘 있는 자들에게 굽히지 않고, 스스로 보수적인 것을 찾고 깨닫는 과정에 있다.

 이의찬 정치에 관심 갖게 된 건 이모 덕분이다. 전교조 활동을 하시던 이모가 어릴 때부터 진보적 성향을 가진 책들을 선물해주셨고, 자연스럽게 입당까지 이어졌다. 과거 독재정권과 맞서 싸운 선배들도 있고, 故 노무현, 故 김대중 등 걸출한 대통령을 배출한 당이지 않나. 정치가 삶에 끼치는 영향이 없다는 말에 반대한다. 정치는 밥 먹여줄 수 있다. 나 또한 정치로 밥 먹고 살고 싶다.

Q. 청년이 정치에 관심 없다는 항간의 시선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이동훈 절반의 진실이다. 알바와 스펙 쌓기로 여유 없이 사는, 청년들이 처한 환경을 보지 못하고 부정적인 틀에 가둬 몰아세우는 것은 옳지 못하다. 선후관계가 바뀐 문제다. 정치 참여 환경이 마련되면 자연스럽게 정치에 대해 고민할 여력이 많아질 것이다. 만 18세 선거권 또한 마찬가지 문제다.

 이의찬 사실 사람마다 다르기 때문에 판단하긴 어렵다. 하지만 최근 국정농단 사태로 대학생부터 노년, 초등학생까지 정치에 관심 가지게 된 것 같다.

 이영봉 사실 웃긴 얘기다. 정치가 청년들에게 해준 게 뭐가 있나. '정치가 밥 먹여주냐'는 얘기가 나오는 것도 당연하다. 매 선거에서 주요 일간지 메인은 청년문제였다. 그러나 막상 선거가 시작되고 나서는 다 사라진다. 청년이 마치 주요한 담론인 것처럼 얘기하면서도 정책 의제에서 채택되지 않는다. 각 정당 내 인재영입위원회도 마찬가지다. 영입후보 중에 물론 청년이 있긴 하다. 그러나 정작 당내에서 활동하고 성장해온 청년들은 후보로 나가지 못하거나 당내 경선에서 탈락한다. 인재영입보다 당내 청년을 육성하는 게 먼저다.

 성보빈 청년들이 정치가 어려워서 관심이 없다는 말에는 동의한다. 그러나 청년이 정치에 무관심하다는 말에는 반대다. 단지 회의를 느끼는 청년이 부각될 뿐이다. 청년의 절반 이상이 정치가 그들의 삶에 영향력이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Q. 청년을 대표하는 입장에서 당내 본인의 역할이나 목표가 있다면?

 성보빈 내 존재 자체가 상징적이라 생각한다. 나이도 어리고 여성이며, 동시에 지방대생이다. 당장은 아니겠지만 중장기적으로 전문성을 쌓아 선출직으로 나아갈 계획이다. 길거리에 지나가는, 평범한 사람들의 말에 귀 기울이고자 노력하고 있다. 이번 대선에서도 우리 당이 청년 공약을 가장 잘 낼 것이라 자신 있게 말씀드린다.

 이의찬 당에서 대학생에게 바라는 것과 대학생들이 하고 싶은 것은 분명 다르다. 당은 집권을 위해 대학생 조직을 활성화해서 선거 국면에 활용하고자 한다. 그러나 대학생들은 자신의 능력을 키우고 사회의 밑거름이 되고 싶어 한다. 이를 위해 대학생위원회 자체 사업을 하려고 노력 중이다. 개인적으로는 대학생위원장으로서 청년이 정치에 관심 없다는 고정관념을 깨고 싶다. 청년과 정치를 연결하는 중간 다리가 되고자 한다.

 이영봉 청년 정치에 대한 지원을 요구만 하기보다는, 성과를 통해 스스로 증명하고 획득해나가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이제까지 워킹홀리데이 실태 고발과 표준이력서 사용 의무화 등의 사업을 진행해왔고, 후자의 경우 실제 당의 20대 총선에서 청년 공약으로도 채택이 된 바 있다. 청년위원회가 성과를 얻고 확대가 되어야 청년 정치가 활성화된다. 그리고 무엇보다 차세대 정치 리더들을 키워내는 것이 청년위원장으로서의 중요한 역할이 아닐까 한다.

 이동훈 사회 문제 속에서 충돌하는 가치들을 어떻게 잘 조화할 수 있을까 생각하며 활동하고 있다. 노동과 여성처럼 현실에서 복잡하게 얽히는 문제들이 종종 생기는 것 같다. 특정한 사회 문제를 한 가지 문제로 환원해서 해결할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늘 고민하고 있다. 여러 사회적 의제들을 공부하며 학내에서 활동 중인 '인문학회 카르마' 또한 그 고민의 일환이다.

Q. 현재 청년정책을 어떻게 생각하나

 성보빈 현재 진행되고 있는 청년정책들은 비현실적인 게 많다. 현실성 있는 정책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의찬 청년정책하면 제일 중요한 게 일자리지 않나. 매해 실업률이 최고를 찍고 있다. 국가에서 좀 더 신경을 써줬으면 좋겠다. 대통령 직속 일자리위원회를 만들어서 실업률 추이 확인도 하고, 공공부문 일자리도 늘려야 한다. '그 돈 결국 피 같은 세금에서 나오는 것 아니냐'고 하지만, 4대강 사업에 사용한 돈이 22조다. 결국 우선순위의 문제다.

 이영봉 나는 좀 생각이 다르다. 흔히 정당들이 '청년정책'하면 일자리 창출을 내놓지만, 그 정책들이 효용성 있었다면 지금 실업률이 0%여야 하는 것 아닌가. 그런데 지금 청년들은 '일상적 실업 상태'에 놓여있다. 일자리가 부족한 게 아니다. 녹산 공단에만 가도 일할 사람이 없어 문제다. 하지만 저임금 비정규직에서 직장 생활을 하면 미래를 계획하기 힘드니까 청년들이 안 가는 거다. 일자리의 질을 높이는 게 중요하다.
 

 이동훈 사람답게 살고 싶다는 소박한 꿈을, 죽도록 열심히 해야 이룰 수 있다는 게 정상적이진 않다. 지금은 열심히 하는 사람에게 인센티브를 주는 형태로 사회 구조가 이루어져 있지 않나. 그러나 청년들이 그토록 바라는 '인센티브'라는 것이, 고작 사람답게 살고자 하는 정규직 일자리라는 건 분명히 잘못됐다. '청년'이라는 세대 문제로 접근하기보다 사회경제적인 불평등을 해소해야한다.

 

 "정치가 먼저 변해야 한다"고 이영봉 학생은 말했다. 누구나 "자신에게 필요한 것이 있을 때 정치에 관심을 가지기 마련"이라고. 당장 반값등록금이 아니어도 좋으니, 변화를 체험할 수 있는 '정치 효능감'이 청년에게 주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총선보다 지방선거의 투표율이 높은 이유를 생각해보아야 한다고 덧붙인 그의 말은 대한민국의 청년 정치 현실을 다시 생각해보게끔 한다.

 당내 청년조직의 육성에 대한 금전적, 교육적 지원이 있냐는 물음에 '딱히 없다'는 답변이 많았다. (물론 사업 진행에 대한 지원은 있다.) 여성조직의 경우 여성정치발전기금이 법적으로 보장되고 있으나, 여전히 청년조직에 대한 지원은 부족한 실정이다. 당의 현수막을 들거나 의자를 나르는 등 '잡일'을 도맡아야만 하는 청년당원들을 보며 스스로 '안타까운 현실'이라 입을 모았다.

 그러나 과거와 확연히 달라진 현재의 정치 토양에서, 분명 우리 청년이 해내야할 몫은 존재한다. 마지막으로 할 말이 있냐는 기자의 질문에 성보빈 학생은 말했다. "(청년들이) 우선 투표를 했으면 좋겠어요. 그게 시작이니까." 대담에 참여한 학생들처럼 정당에 가입하거나 집회에 참가하지 않더라도 괜찮다. 정치에 대한 작은 관심과 참여를 보이는 것만으로, 정치에서 청년의 존재 가치는 증명될 것이다.

 흔히 찾기 힘든 존재를 빗대어 '사막에서 바늘 찾기'라고 한다. 달리 생각하면, 열렬히 타오르는 사막의 뜨거운 볕 아래에도 바늘이 있을 자리가 존재한다는 뜻이 아닐까. 작고 가늘지만 부러지지 않는 단단함으로 제몫을 다해내는 바늘처럼, 우리 청년이 정치에서 '설 자리'가 마련되기를 바란다.

※ 인터뷰 내용은 개인의 의견이며 정당을 대표하는 의견은 아닐 수 있습니다.
※ 답변 나열 순서는 인터뷰에서 먼저 발언한 순서입니다.

박현주 기자
hyunju009@donga,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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