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측과 마찰 속에서 소녀상 발족식 열려
학교 측과 마찰 속에서 소녀상 발족식 열려
  • 박현주 기자
  • 승인 2017.04.03 16: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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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학생 동원 여부로 쟁점 전환돼

 지난 3월 14일 '동아대 '평화의 소녀상' 건립추진위원회 발족식'에 체육대학 학생들이 동원됐다는 논란이 일었다.

 당일 부민캠퍼스 교문은 평소와 달리 굳게 닫혀있었고 석당박물관 주변에는 여러 대의 대형버스가 주차되어 있었다. 발족식이 시작되자 다수의 체대 학생들이 박물관에서 나와 주변을 배회했다. 이를 본 우리 대학교 학생들은 체대 학생들이 동원됐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실제로 페이스북 '동아대학교 대나무 숲'에는 발족식 반대를 위해 체대 학생들이 동원됐다고 주장하는 글이 올라왔다. 이뿐 아니라 우리 대학교가 이제까지 학내 갈등에 늘 체대 학생들을 동원해왔다는 주장의 글도 올라왔다.

 해당 논란에 대해 박동식 대외협력과장은 "체육대학 학생들은 인문학 교육을 위해 박물관 견학을 갔던 것으로 알고 있다"며 "학생 동원은 말도 안 되는 일"이라 동원의혹에 대해 명확히 선을 그었다. 또한 "(페이스북에) 익명으로 게시된 글의 진위는 확인하기가 어렵다"며 "제보자가 떳떳하다면 실명으로 의혹을 제기했을 것"이라며 관련 의혹을 반박했다.

 그러나 익명의 체대 학생은 "동원된 것이 맞다"고 밝혔다. 이어서 "누군가 물어보면 박물관 견학을 하러 왔다고 답하라"는 지시가 있었으며 박물관 내부 견학도 이루어지지 않은 채 로비의 카페에서 시간을 보내다 철수했다고 말했다.

 석당박물관에 확인한 결과, 당일 체대 학생들의 단체관람 예약은 없었다. 그러나 박물관 측 관계자는 "단체관람이어도 작품 해설이 필요 없는 경우에는 예약하지 않고 오기도 한다"며 "체육대학 학생들이 관람을 했는지는 알 수 없다"고 말했다.

 2011년 반값 등록금 시위에 참여했던 김일범(사회복지학과 '12 졸) 동문은 "내가 재학 중일 때도 학교가 체대생을 동원하는 일이 있었다"며 "학교 측이 학생들의 의견과 다를 수는 있지만 그것을 막기 위해 학생들을 동원하는 것은 시대착오적"이라고 말했다.

 강어진(정치외교학 4) 학생은 "(만약 의혹이 사실이라면) 학내 학생과의 갈등에까지 학생을 동원하는 게 옳은지 생각해 보아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수민(중어중문학 4) 학생 또한 "배움의 터전이어야 할 대학에서 학생 동원이란 있어서는 안 되는 일"이라고 말했다.

 한편, 발족식은 학교 측과 추진위 측의 마찰 속에서 진행되었다. 학교 측은 "추진위 측과는 학교 밖에서 발족식을 진행하는 것으로 사전합의가 됐으나 이와는 다르게 추진위 측이 교내에서 발족식을 하려해 제지할 수 밖에 없었다"고 주장했다. 반면 추진위 측은 "학생들이 학교 안에서 발족식을 못하게 막는 것은 반교육적"이라며 학교 측과 입장 차이를 보였다.

 이후 우리 대학은 지난달 22일 총장 명의의 성명서를 통해 "소녀상 건립은 우리 대학 구성원의 뜻과 전혀 관련 없이 진행된 행사"라며 "어떤 외부세력의 정치적인 목적이나 행위도 학교의 자율적인 운영에 개입되어서는 안 될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추진위는 3월 28일부터 4월 7일까지 소녀상 설치에 대한 학생들의 의견을 묻기 위해 설문조사를 진행 중이다.
 

박현주 기자
hyunju009@donga.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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