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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어떤 대한민국에 투표하셨습니까?
박현주 기자  |  000@da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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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5.15  14:2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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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로운 대한민국과 이번 대선의 의미, 독자가 완성해주십시오

 이번 3면의 기사 제목은 물음으로 끝이 나 미완의 상태입니다. 그 답은 이 기사의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습니다. 새로운 대한민국을 실행할 입력칸은 비워두었습니다. 2017년의 장미 대선은 평범한 주권자 국민 모두가 함께 이루어낸 권력의 회수이자 기록해야 할 역사적 사실이기 때문입니다. 독자 여러분이 직접 역사적 기록을 완성해주시길 기대합니다.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
지난해부터 헌법재판소의 탄핵 인용까지, 대한민국 국민들은 헌법 제1조를 닳도록 외쳤다. 이제껏 우리가 이토록 헌법을 외쳤던 날이 있었을까. '대통령을 구속하라'던 국민들의 요구는 헌법재판소가 탄핵을 인용함으로써 이행됐다. 정권에 주어졌던 권력은, 국민의 손에 의해 회수되었다.

 「촛불의 헌법학(이준일, 후마니타스, 2017)」에서는 헌법을 수호하는 최후의 보루가 헌법재판소가 아닌 국민이라고 강조한다. '국민 주권'의 의미가 단순히 우리의 대표자를 선출하는 '선거권'에 그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리고 정치인이 헌법을 준수하고 헌법적 가치를 수호하는지 감시하고 견제할 권리와 의무를 부여받은 존재가 곧 국민이라고 말한다.

 우리는 헌정사상 최초로 대통령을 탄핵했다. 책에서 저자는 '대통령을 포함한 고위 공직자들의 헌법 위반 행위가 반복되지 않으려면 '이런 쓰라린 경험의 생채기'가 남아 있어야 한다'고 말한다. 촛불정국이 위정자들의 악행에 일정한 냉각기가 되어줄 것이라는 게 그 골자이다. 그 냉각기를 유지하고 위정자의 재출현을 '막는 것은 시민들의 적극적인 정치 참여로 이루어낼 수 있다는 것이다.

 지난 5월 9일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들 제19대 대통령 문재인이 선출됐다. 그는 취임사에서 "모두의 대통령이 되겠다. 저를 지지하지 않은 국민 한 분, 한 분도 모두 섬기겠다"며 통합의 대통령이 될 것을 약속했다. 또한 "지난 세월 국민들은 '이게 나라냐'고 물었다"며 "그 질문에서 새로 시작하겠다. 오늘부터 나라를 나라답게 만드는 대통령이 되겠다"고 밝혔다.

 그가 말했듯 '이게 나라냐'고 물었던 우리 국민들은 제각기 모두 다른 '나라다운 나라'의 정답을 떠올리며 선거를 치렀을 것이다. 우리 대학교 구성원들이 바라는 대한민국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5월 9일, 당신은 어떤 대한민국에 투표하셨습니까?

 


<참된 교육이 이루어지는 대한민국>
이슬기(식품영양학 1)

"첫 선거, 설레기보단 부담스러워요"
"솔직히 지지하는 후보는 없어요. 아니, 모르겠어요"

 처음 해보는 선거가 대선이라 설레겠다고 첫 입을 뗀 기자에게 이슬기 학생은 "부담스럽고 두렵다"는 답을 내놓았다. "촛불시위와 탄핵을 통해 선거의 중요성을 어렴풋이 느끼지만 여전히 아는 게 없어 마음만 무겁다"는 것이다. "선거운동이 시작되고 연일 대선토론이 입방아에 오르지만 사실 그들이 말하는 공약이 실현될 수 있을지 또한 미심쩍다"고 말했다. 본인이 지지하는 표가 사표가 될까봐 걱정하는 생각도 여전히 있다고 덧붙였다.

"대한민국, 마음이 아픈 말이에요"

 우스갯소리로 '자살하고 싶다'고 말하는 현실이 너무 슬프다는 이슬기 학생은 고등학교를 갓 졸업했다. 그래서일까, "흔히들 '고3병'이라고 부르는 입시 스트레스를 비롯해 우리나라의 모든 고질적인 문제가 교육에 있는 게 아닐까 싶다"며 대한민국이라는 말이 참 슬프다고 말했다.

"교육이 바뀌어야 부조리한 현실도 바뀔 것"

 또한 이슬기 학생은 고등학교를 다니는 내내 친구들의 고충을 바로 옆에서, 또 직접 느껴온 당사자로서 교육의 변화가 가장 시급하다 말했다. "모두가 밤늦게까지 남아 공부를 하고 모두가 대학을 오는 천편일률적인 현실이 너무나 불합리하게 느껴진다"는 것이다. "임금제도부터 인권교육, 그리고 대선을 맞아 선거권과 관련된 시민교육도 필요하지 않겠냐"며 "당장의 수학공식보다 우리 삶에 가까운 교육이 중요하다"고 의견을 밝혔다. 이런 얘기를 할 수 있어서 정말 좋다며 웃는 이슬기 학생은 "편하게 정치에 대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날 또한 교육의 변화가 가져올 것"이라 말하기도 했다.

<모두가 행복한 대한민국>
박넝쿨 전국대학노동조합 동아대학교 지부장

"대통령은 내 삶을 바꿀 수 있는 사람이 됐으면"

 박넝쿨 지부장은 두 아이의 아빠이자 부모님을 모셔야 하는 평범한 월급쟁이 서민이라고 자신을 소개했다. 이를 위해서는 "내 삶을 조금이나마 더 나아지게 할 수 있고 내 이익을 잘 대변해줄 수 있는 대통령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지지하는 후보를 선택한 이유로는 "정치공학이나 득표를 위한 수단으로 제시된 공약보다도 후보가 이제까지 걸어온 길을 보면 앞으로 할 일도 예측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왜 수많은 사람들이 광장에 나와야했는지 기억해야죠"

 "대통령 당선자에게 바라는 점이 있다면 무엇일지"를 묻는 기자에게 박 지부장은 촛불의 의미를 말했다. "이번 대선은 단순히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라 그 이전부터 이어져온 불합리와 부조리가 켜켜이 쌓여 마침내 분출된 것"이라며 "현실에 불만을 가진 사람들이 하나둘 모여 수많은 촛불을 이뤘듯, 그들이 바라는 바를 대통령이 잘 살펴야만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그는 "어린 아이들부터 청소년, 나이 많은 노인층에 이르기까지 왜 그렇게 수많은 사람들이 추운 광장으로 나와야했는가를 꼭 기억해야 한다"고 말했다.

"사회적 양극화가 가장 중요한 과제"

 차기 대통령이 가장 신경써야할 것으로는 '사회적 양극화의 해소'를 꼽았다. "짧은 임기동안 모든 과제를 해낼 것이라 기대하지는 않지만, 부조리를 조금이나마 해소하기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한다"며 "'헬조선'이라 불리는 대한민국, 절반 이상이 비정규직인 사회에서는 미래를 위한 계획을 세울 수 없다"고 말했다. "언제 잘릴지 모르는 두려움에서 누가 집을 사고 아이를 낳겠냐"는 박 지부장의 말은 연일 화제가 되는 대선 토론을 떠올리게 했다. 그는 "정치와 경제의 큰 정책을 논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차별을 없애는 것이 장기적으로 국가에 도움이 될 최고의 정책일 것"이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그 어떤 어려운 말보다 모두가 행복했으면"

 어떤 대한민국을 위해 투표하냐는 기자의 질문에 박넝쿨 지부장은 '모두가 행복한 나라'라고 답했다. 그는 "행복은 가장 단순하지만 가장 이루기 어려운 것"이라며, "다수와 소수 모두 행복하게 살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소통이 잘 되는 대한민국>
장희경(의약생명공학 1)

"스무 살이 되자마자 투표할 수 있을 거라 기대했는데... 억울해요"

 공직선거법 제15조에 따르면 투표권을 행사할 수 있는 연령은 '만 19세 이상'이다. 이번 대선의 경우 1998년 5월 10일생 이상부터 선거권을 가지게 된다. 행정자치부의 주민등록인구통계(올해 4월 기준)에 따르면 1998년생은 총 67만 9,307명이다. 이 중 5월 11일 이후 출생하여 선거권을 갖지 못하는 사람 39만 1,406명이다. 스무 살 인구 중 절반이 넘는 숫자다. 특히 불과 하루 차로 투표하지 못하는 5월 11일생도 2,024명에 이른다.

 기자가 만난 장희경 학생은 1998년 9월 2일생으로, 투표를 하지 못하는 스무 살 중 한 명이다. 약 4개월 차이로 선거권을 얻지 못한 것이다. 장희경 학생은 "스무 살의 버킷리스트였던 '투표'를 실행하지 못하게 되었다"며 속상한 심정을 토로했다.

"술도 담배도 다 되는데 왜 투표만 안 되는 걸까요?"

 청소년 보호법의 성인 기준 또한 '만 19세 이상'이다. 그러나 출생일을 기준으로 하는 선거권과 달리 스무 살이 되는 해의 1월 1일부터 자유로이 술과 담배 등 성인기호품을 구매할 수 있게 된다. 장희경 학생은 "투표권을 단순 연령으로 구분해서 부여하는 게 과연 옳은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투표권을 가진 어른들도 지역주의나 특정 정당만 보고 투표를 하는 경우가 많지 않냐"는 것이다.

"투표권이 없으니까 굳이 지지하는 후보를 선택할 이유를 모르겠어요"

 지지하는 후보가 있냐는 질문에 장희경 학생은 고개를 가로저었다. '정치에 관심이 있어서 투표를 한다기보다는 투표권이 있어서 선거에 관심 갖게 된다'는 말에, 그는 크게 공감했다. 장희경 학생은 "투표권이 없으니 굳이 후보를 선택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지는 않는다"면서도 "투표는 국민의 힘을 보여줄 수 있는 중요한 권리"라고 말했다.

"비리가 없고 청렴했으면 좋겠어요. 국민들과의 소통도 중요하죠"

 차기 대통령은 어떤 사람이었으면 좋겠냐고 묻자 희경 학생은 "무엇보다 청렴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국민들의 의견에 귀 기울이는 '소통하는 대통령'이 필요하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인문학이 중점이 되는 대한민국>
김현숙(대학생활협동조합 직원)

"대통령은 사익보다 공익을 중히 여겨야"
"인간은 혼자 사는 게 아니잖아요"

 김영삼 대통령이 당선된 1992년이 첫 대통령 선거였다는 김현숙 씨는 이번이 여섯 번째 치르는 대선이다. 아이들과 조카가 살기 편한 세상이 오길 바란다는 그녀는 "남을 희생시키며 살기보단 서로 도와가며 살아가는 공동체적 사회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언론 개혁도 필요하죠"

 김현숙 씨는 "사람들의 의식이 바뀌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서 언론의 역할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인터넷을 하지 못하는 어른들은 가짜 뉴스에 휘둘리거나 특정 언론의 성향에 의존하는 경향이 커 안타깝다"고 생각을 밝혔다.

"사람이 도구가 되는 세상, 바뀌어야죠"

 김현숙 씨는 "언젠가 읽었던 책에서 나온 '신이 가장 잘못 만든 생물이 있다면 인간'이란 글귀가 참 공감되는 세상"이라고 말했다. 서로 경쟁하고 모든 것을 파괴하며 살아가는 세태가 너무나 안타깝다는 것이다. 또 "자식들에게 물려주고 싶은 세상은 경제 발전이 소중한 가치를 모조리 파괴해버리는 곳이 절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덧붙여 "인문학이 중요한 것은 '사람다운' 가치관을 배울 수 있는 학문이기 때문"이라며 "누군가를 희생하고 짓밟아야만 높이 올라갈 수 있는 사회가 바뀌길 바란다"고 말했다.

<청년이 행복한 대한민국>
이종현(태권도학 4) 총학생회장

"이번 대선은 촛불대선이죠"

 이종현 회장은 "이번 조기 대선은 광장의 촛불이 견인해낸 탄핵의 결과물이라며 '촛불대선'이라 불려야 한다"고 말했다. "촛불민심이 반영된 대선이 되길 바란다"는 그의 말이 어떤 의미인지 묻자, 그는 "누가 만드는 대한민국이 아닌 국민의 손으로 만들어주는 대한민국이 되는 것"이라 답했다. "나의 한 표는 내가 이 나라의 주인이라는 증거"라며 "국민 모두가 주권자로서 신중하게 후보자들의 자질과 경력을 검토하여 투표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소통, 청렴 그리고 결단력"

 차기 대통령이 갖추어야 할 자질에 대해 이종현 회장은 세 가지로 정리했다. "국민의 목소리를 국정에 반영하는 '소통능력'과 부정부패와 비리에 신물 난 국민들의 신뢰를 받을 수 있는 '청렴함' 그리고 우리나라의 국익과 국민들의 삶을 위해 '결단력' 있는 자세로 난항을 헤쳐 나갈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우리나라가 경제, 외교, 안보적으로 총체적 위기에 처해있다"며 "대표적으로 사드 배치, 한일 '위안부' 합의, 4대강 사업의 폐해를 시급히 해결해야 한다"고도 말했다.

"청년이 행복하게 살 수 있길"

 "청년이 불행한 나라의 미래는 결코 밝을 수 없다"는 그는 "청년이 걱정 없이 살 수 있는 대한민국을 꿈꾼다"고 말했다. "취업, 결혼, 양육, 노후 등 모든 삶의 문제가 돈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우리사회에서 돈 걱정 없이 살 수 있게 된다면 삶의 질이 올라갈 것"이라며 "청년이 미래"라고 강조했다.


박현주 기자
hyunju009@donga.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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