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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의 도로는 왜 복잡한가?
임성우 기자  |  0000@donga.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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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5.15  14:2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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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에서는 운전 조심해라'라는 말을 한 번쯤은 들어봤을 것이다. 부산은 교통이 복잡하기로 유명하다. 우리 대학교가 위치한 서부산권은 길이 오래됐고 교통이 불편한데, 최근 지하철 공사(하단-사상 구간)와 하단역 '아트몰링' 오픈으로 일대 교통이 마비되고 있다. 오채환(경영학 4) 학생은 "복수전공 때문에 캠퍼스를 왔다 갔다 하는데, 시내버스를 탈 때면 하단오거리에서 정체가 심해 지각을 할까 조마조마하다"고 말했다. 이러한 교통 문제가 공사나 운전자들의 성향 탓만은 아니다. 이것은 부산의 고질적인 도시 문제 중 하나로 다양한 원인이 있는데, 부산시도 문제 해결을 위한 정책 마련에 나섰다.

산이 많다는 뜻의 부산(釜山),
독특한 산복도로

 부산은 산이 많고 평지가 좁다. 우리 대학 김회경(도시계획공학) 교수는 "부산의 경우 배산 임해라는 지형의 특성으로 도로망의 형태가 상당히 비정형적이다. 따라서 도로망이 산악지형을 피해 중앙로를 중심으로 선형적으로 형성됐다"며 "증가하는 교통 수요 때문에 많은 터널을 뚫고 심지어 광안대로와 같이 해상으로까지 도로망을 건설하고 있어 타 도시보다 유료도로도 상대적으로 많다"고 부산의 도로 특성을 설명했다. 순천에서 온 채수민(경영학 2) 학생은 "순천보다 부산에 산이 많아 둘러가는 느낌도 들고 경사가 급한 곳이 많아 오르락내리락하는 느낌을 많이 받는다"고 말했다.

 길을 따라 도시가 형성되고 발전하듯이 도로는 도시의 역사와도 관련이 있다. 그 중 부산만의 독특한 도로가 바로 산복도로다. 산복도로는 일제강점기와 6.25 전쟁을 거치고 근대화를 통해 발달한 광역시 부산의 특성을 가장 잘 보여주는 공간이다. 일제 강점기에 일본의 핵심 거점이 부산이었고, 바닷길과 철길을 이어주는 경부선은 중요했다. 개항기에 발달한 부산 원도심 지역은 해안까지 산지가 형성돼 있다. 따라서 부두 노동자로 일자리를 찾아 들어온 외지인들이 산지를 따라 무허가 판자촌을 형성해 산동네가 만들어졌다. 이후 6.25 전쟁으로 몰려든 피란민들이 더욱 위로 올라가며 판자촌을 만들었고, 1960년대 이후 산업화에 가난한 이농 인구들이 유입돼 도시 난개발의 역사를 고스란히 담은 산동네가 형성됐다. 이 산동네를 이어주는 도로가 바로 산복도로다.

 산복도로를 한자 그대로 풀이하면 산의 중턱을 지나는 도로를 뜻한다. 일반적으로 도시가 확대됨에 따라 경사지까지 개발이 이뤄져 가장 위쪽에 위치한 도로를 뜻하며 주로 다른 지역에서는 주도로의 교통난 해소, 산 위 마을까지의 연결 통로로 발달한다. 하지만 부산의 경우에는 2012년도 말을 기준으로 금정 산맥을 따라 부산진구·동구·중구·서구·사하구·사상구를 기준으로 총 2만 2,229m의 길이로 길게 이어지며 독특한 형태로 발달했다. 이러한 특징으로 부산은 산복도로 위와 아래로 나뉘는 수직적 도시 구조가 정착됐다.

운전문화 꼴찌 부산,
시민들의 성향도 무시 못 해

 지난해 교통안전공단이 실시한 교통문화지수 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전국 17개 시, 도 중 부산은 교통문화지수가 85.29점으로 6위다. 교통문화지수는 크게 운전행태, 보행행태, 교통안전 세 부분의 점수를 합산한다. 부산의 경우 보행행태 13.58점으로 6위, 교통안전이 35.81점으로 1위로 높게 나왔지만, 운전행태와 같은 운전문화에 대해서는 35.90점으로 16위를 차지해 최하위권이다. 운전문화 꼴찌라는 오명을 아직 벗지 못하고 있다. 구원경(신문방송학 4) 학생은 "뉴스에서 부산이 전국에서 위험하게 운전하는 도시로 꼽히는 것을 본 적이 있다"며 "실제로 타지에서 온 제가 느끼기에도 끼어들기와 과속 등 난폭운전을 많이 한다"고 말했다.

 경찰청에서 조사한 자치단체별 교통사고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부산의 교통사고 건수는 12,958건이다. 이는 경기, 서울, 경북, 대구, 경남에 이어 6번째로 많고 사망사고도 184건에 이른다. 해마다 조금씩 감소하고 있지만, 감소 폭이 크지 않고 증감이 반복되면서 두드러진 성과를 보이진 않는다. 게다가 부산지방경찰청의 교통법규위반 단속현황을 보면 지난해 1,249,289건으로 2015년 1,093,647건에 비해 더욱 상승한 것을 볼 수 있다.

 부산경찰청은 도심 주요 도로의 차량 제한속도를 50km, 이면도로를 30km로 하향 조정하는 '안전속도 5030' 계획을 내놓았다. 우선 올해 6월 영도구에 적용한 뒤 부산 전역으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이같이 강력한 교통대책을 내놓는 것은 그동안의 캠페인성 교통대책이 큰 성과를 내지 못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난해 이미 중앙대로의 속도를 하향 조정하려다가 전문가와 시민들의 반대여론에 막혀 실패했기 때문에 쉽지 않아 보인다. 익명을 요청한 학생은 "그렇지 않아도 부산의 도로 사정이 좋지 않고 교통난이 심각한데, 교통사고를 줄이려다가 더 큰 문제로 시민들이 불편하지 않을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 하단 '아트몰링' 옥상에서 본 하단오거리 전경

자연 발생적 도시 부산,
계획도시와는 확연한 차이 보여

 도시의 평면 형태는 교통수단과 가로망의 발달 때문에 나타난다. 가로망의 형태에 따라 구분할 때, 서울, 부산과 같이 전통적인 자연 발생 도시는 도로 구조가 비정형적이며 미로형에 가깝다. 반면에 창원, 과천 등과 같은 계획도시의 도로망은 규칙적이고 직교형, 방사형, 직교 방사형 등의 형태를 띤다. 김회경 교수는 "부산시의 경우 선형으로 형성·발전된 도로망이어서 직교형의 도로망에서 가능한 다수의 우회도로를 확보할 수 없는 어려움이 있는데, 예를 들면 도로망이 선형이기 때문에 출퇴근 시간에 모든 차들이 중앙로로 집결하게 되는 현상들이다"라고 설명했다.

 창원에서 온 황경원(경영학 3) 학생은 "창원은 어딜 찾아가려고 지도를 보면 도로가 눈에 띄게 구획이 나뉘어 있어서 쉽게 찾아갈 수 있는데, 부산은 사이사이 골목도 많고 곡선으로 표시된 곳이 많아 찾기가 곤란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창원에서 온 학생은 "새내기 때 부산에 와서 도로가 너무 복잡해 놀랬고, 창원이 교통은 훨씬 낫다고 느낀다"며 "창원과 달리 부산 버스는 정류장마다 노선번호에 대한 정류장 위치랑 방향이 없어서 아직도 타기 힘들고, 지하철로는 사상에서 하단까지 바로 올 수도 없어 어디를 가나 돌아가는 느낌이 강하다"며 대중교통의 불편함도 말했다.

 또한 같은 대도시인 서울과도 차이를 보인다. 김회경 교수는 "서울시는 대중교통 수송분담률이 40% 수준이지만 부산시의 경우는 30% 수준"이라며 "서울은 외각에서 이루어지는 장거리 출퇴근뿐만 아니라 다수의 교통 관련 정책을 통해 승용차의 도심 진입을 최대한 불편하게 만들어 승용차 통행을 대중교통 통행으로 흡수하고 있지만, 부산의 경우는 아직도 승용차 중심의 교통정책으로 대중교통 이용이 활성화되지 않아 더 많은 정체가 발생한다"며 "이러한 결과는 부산시가 1인당 교통혼잡비용이 전국에서 가장 크게 나타나는 것으로 확인할 수 있다"고 말했다.

부산시, 도로 문제 해결을 위한
정책 마련에 나서

 부산시도 이 같은 교통난을 해소하기 위해 다양한 정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서병수 시장은 임기를 시작하며 교통정책의 기조를 대중교통 중심도시로 발표하고 매주 수요일을 대중교통 이용의 날로 정했다. 대중교통 관련 정책들도 많이 발표했다. 대중교통 환승요금 무료화를 실시하고 간선급행버스체계(BRT)인 중앙버스전용차로를 실시했다. 간선급행버스체계(BRT)는 버스 전용차선을 통해 외곽에서 도심으로 급행으로 이동할 수 있는 교통수단이다. 지난해 12월 처음으로 해운대구 원동IC~올림픽교차로 구간(3.7km)이 시행됐다.

 올해 추가로 동래구 안락교차로와 해운대구 원동IC 구간(1.7km), 올림픽교차로~운촌삼거리 구간(1.3km), 안락교차로~내성교차로 구간(2km)이 순차적으로 개통되고, 내년에는 해운대구 운촌삼거리∼중동지하차도 구간(1.7㎞)까지 시행된다. 그리고 가까운 도시들과의 광역대중교통망을 구축하고 도시철도망도 확대하고 있는데, 지난달에는 다대선이 본격 운행을 시작했고, 현재 하단-사상구간 또한 지하철 공사 중이다.

 김회경 교수는 "부산시에서 많은 대중교통 관련 정책들을 발표하고 있지만, 실질적인 효과가 나타나는지는 확인할 필요가 있다"며 "현재 대중교통 이용자는 선택 가능한 수단이 대중교통만 가능한 경우로 예를 들어 대학생들이 승용차가 없어서 어쩔 수 없이 대중교통만을 이용해야 하는 것과 같은 이유"라고 말했다. "따라서 대중교통 수송분담률을 높여 도시의 교통문제를 완화하고자 한다면, 승용차로 출퇴근하는 운전자들을 대중교통으로 이동시켜야 하지만 현재 부산시의 교통정책은 아직 개인 운전자들을 대중교통으로 흡수할 수 있을 정도는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정책에 대한 우려를 이야기했다.

 또한, 부산시는 산이 많아 좁고 선형적인 도로 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대심도 지하 고속화 도로 확충 계획을 발표했다. 현재 계획 중인 노선은 동서와 남북으로 나눠 5가지 노선이 있다. 북구 만덕동~해운대구 재송동 구간(9.5㎞)의 지하도로는 내년에, 사상구 감전동~해운대구 송정동 구간(22.8㎞)의 대심도 지하터널은 2021년에 착공될 예정으로 동서 구간에 우선 초점을 맞췄다.

 김회경 교수는 "부산시는 장기계획으로 터널, 해상도로, 대심도, 교량 등을 추가로 건설하고 있지만 이미 과포화된 부산시의 교통량을 수용하기에는 역부족이며 추가되는 인프라는 또 다른 교통 수요를 유발하기 때문에 인프라의 건설만으로는 도시 교통문제의 해결책이 될 수 없다"며 "따라서 추가로 교통 수요관리정책과 함께 첨단기법들을 이용한 기존 도로의 용량을 높이는 등의 종합적인 문제 해결 접근방법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임성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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