ㅣ사설ㅣ 창조적 비판과 파괴적 비난, 당신의 선택은
ㅣ사설ㅣ 창조적 비판과 파괴적 비난, 당신의 선택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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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7.05.15 1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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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반 년 넘게 한국은 국민들의 변화에 대한 열망과 이에 맞선 힘이 충돌한 긴장과 대결의 숨가쁜 시간으로 채워져 왔다. 대통령 후보자들이 쏟아내는 정책과 공약들이 남녀노소를 불문한 대중들의 관심을 받은 적이 있던가. TV 토론과 선거운동 과정에서 눈길을 끌었던 것은 공약의 적절성과 후보들의 진정성도 있었지만 타 후보에 대한 날선 비난과 공격들이기도 했다. 상대방에 대한 건전한 비판은 생각해 볼 거리를 던지지만 대중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해 비난하는 이의 호감도를 떨어뜨리는 결과로 작용했던 것도 사실이다.

 네거티브 공방의 문제점은 대개 후보자들이 잘못의 원인을 지적한다기보다 누구의 잘못인가에 집중하는 데 있다. 조직행동 전문가인 스티븐 파인먼은 잘못된 사실에 일단 비난부터 하고보는 조직이라면 '비난문화'가 형성되어 있는 조직이라고 부를 수 있다고 한다. 비난문화는 잘못을 추궁하는데 집중하고 개선점을 찾기 보다는 누가 망가뜨렸는가에 치중함으로써 경직된 공기와 희생양을 만드는 분위기를 조장한다. 구성원들은 실수를 인정하지 않고 책임을 다른 이에게 전가해서 결국 개인의 주도권을 없애고 방어습관만 키우게 된다. 여기서 '취약시스템 증후군(Vulnerable System Syndrome)'이 등장한다. 조직이 실패와 기능 장애를 일으키기 쉬운 상태에 빠져든다는 것이다.

 2005년 4월 일본 서부에서 만원인 통근 열차가 과속운행을 하다 탈선해 승객 106명이 목숨을 잃었다. 진상 조사 결과, 기관사들은 숨 쉴 틈 없는 운행 일정 속에서 열차가 지연되면 상사의 언어 폭력과 굴욕스런 징계 등을 견뎌야 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사고 당일 기관사는 지연된 시간을 만회하기 위해 과속과 더불어 제 위치를 지나 정차하는 '오버런'을 했다. 비난이 비난으로만 그쳐서 상대표에게 꼬리표를 다는 역할만 한다면 일본의 사례처럼 조직 전체의 순기능을 방해하는 결과를 낳는다.

 합당한 비난과 분노, 그리고 창조적 비판은 사회가 제대로 기능하기 위해 필요하다. 오늘날 '기업의 사회적 책임 (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은 기업의 문제점을 드러내고 공론화하는 시민사회의 힘이 아니었다면 부각되지 못했을 것이다. 최근 국정 농단 사태를 겪은 한국 사회도 언론과 국민들의 비판으로 새 정부를 맞이하는 역사적인 변화의 사간을 보내고 있다. 지금은 통합과 협치를 말할 때다. 이를 이루기 위해선 비난의 문화는 공정의 문화로 바뀌어야 한다. 즉 사람들이 자신의 실수를 인정하고 새로운 제안을 할 수 있으며 다른 이들과 협력해 문제를 해결해 나갈 수 있는 조직 문화가 공정의 문화다. 이런 문화를 이룬 국가에서는 개방적이고 포용적이며 장기적으로 효율적인 결과를 만들어 낸다. 파괴적 비난에 머물 것인가, 아니면 창조적인 비판으로 새롭게 시작할 것인가. 당신의 선택에 우리의 미래가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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