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ㅣ옴부즈맨 칼럼ㅣ 경계(境界)를 경계(警戒)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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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5.15  14:4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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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기현 독자위원(문예창작학 석사과정 2학기)

 5월 9일, 장미대선이라 불리던 선거가 모두 끝났다. 누군가는 원하는 결과를 얻었을 것이고, 누군가는 결과에 적잖이 실망했을 것이다. 넘어진 이후의 첫 걸음인 이번 대선에는 후보가 많았던 만큼 표 또한 많이 갈렸다. 우리는 모두 같은 실패를 경험한 사람들로서, 저마다 원하는 길은 달라도 모두 같은 곳을 향해 걷기를 원했다. 더 나은 국가.

 SNS가 생활화되면서 정치의 형태도 많은 변화가 있어왔다. 정치인의 계정과 각 정당의 페이지가 생기고, 선거일마다 투표 도장을 손등에 찍어서 인증하는 것이 유행이다. 자신의 정치관을 SNS를 통해 밝히는 사람도 많이 늘었다.

 SNS는 많은 장점과 단점을 갖고 있지만, 눈에 띄는 특징은 '경계'가 없다는 것이다. 우리는 SNS를 통해 거리적·시간적인 제약 없이 다양한 사람을 만날 수 있다. 그러나 근래 정치색이 짙어진, 이념이 결합된 SNS는 전쟁터처럼 보인다.

 SNS 사용자들은 가입과 동시에 많은 정보를 습득, 생산해낸다. 정보에는 사용자들의 상태뿐만 아니라, 생각과 사상, 활동 등이 모두 포함되어 있다. 사회적인 사건에 대한 자신의 입장을 표명하기도 하고 누군가의 생각을 비판하기도 한다. 그러는 와중에 누군가의 계정, 페이지를 자신의 계정에서 차단하는 경우도 종종 생긴다. 경계가 없는 SNS에 자신이 경계를 긋는 것이다.

 자기애(自己愛)가 기본 바탕인 SNS는 수많은 '자신'을 재생산해낸다. 자신과 같은 성향을 지닌 사람, 자신이 내세운 의견에 동의하는 사람 등 자신과 같은 인물들만을 곁에 둔다. 경계의 중심에 있는 본인이 눈치를 채기도 전에 이미 같은 정치를 반복하는, 자기복제로 이루어진 국가가 완성된다. 같은 사람들로 이루어진 사회에서 등장하는 하나의 이념은 절대적인 선(善)으로 보이기 쉽고, 덕분에 아군과 적군을 나누는 일이 쉬워진다. 국가의 논리에선 아군이 절대선이기에 적군은 아무런 고민 없이 악으로 규정된다. 타인(他人), 자신과 다른 사람을 공격하는 일이 쉬워진다. 나와 성향이 다른 사람을 비난하고, 생각이 돌아서지 않으면 쉽게 배척한다. 대화의 방향은 설득보다는 설명을, 설명보다는 해명을 향한다. 갈등을 아주 소모적인 것으로 보고, 불필요하게 여긴다.

 철학자 한병철의 「타자의 추방」(2017, 문학과지성사), '진정성의 테러'에는 다음과 같은 문장이 나온다. '갈등은 파괴적이지 않으며 건설적이다. 갈등을 통해야 안정된 관계와 정체성이 성립되며, 갈등을 처리하는 작업을 하는 가운데 성장하고 성숙한다'. 고민은 사고를 성장 시키고, 토론은 논지를 견고하게 만든다. 반격이 없는 세계는 권태를 불러온다. 권태는 나태를 만들고, 나태는 부패를 만든다. 이념은 대립을 통해서만 건강해진다.

 대선 이후, SNS는 정치의 색깔이 그 사람을 판단하는 기준으로 자리 잡은 듯하다. '틀린 게 아니라 다른 것'이라는 유명한 문구처럼, 모든 이념은 나름의 정의를 가졌음을 인정해야한다. 이번 선거의 최대 득표자조차 41.1%의 지지만을 받았을 뿐이다. 각자의 경계 밖에 남은 동반자들을 인지해야한다. 우리는 같은 실패 속에서 이제 막 빠져나왔다. 각 개인은 접하고 싶지 않은 것을 경계(境界) 밖에 두되, 그 경계를 경계(警戒)해야 한다.

임기현 (문예창작학 석사과정 2학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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