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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보시는 뉴스, 진짜뉴스인가요?
박현주 기자  |  000@da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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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6.05  11:5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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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선화공주는 남몰래 정을 통해 두고 서동 도련님을 밤에 몰래 안고 간다"

 때는 서기 600년경. 신라의 수도 서라벌에 선화공주의 낯 뜨거운 밀정을 고발하는 노래가 암암리에 울려 퍼진다. 이에 크게 분노한 신라 26대 진평왕은 공주를 멀리 귀양 보낸다. 슬피 울며 떠나는 공주 앞에 서동이 나타나는데, 그가 바로 백제 30대 무왕이다. 알고 보니 선화공주를 남몰래 사모해왔던 서동이 공주를 얻기 위해 거짓 스캔들을 퍼뜨린 것이었다.

 #2. 프랜차이즈 E 커피전문점에서 일하는 A 씨는 손님들이 자꾸 메뉴에 없는 '구름 라떼'를 주문해 고민이 크다. 어디서 보고 오셨냐고 물으니 하나같이 "페이스북에서 봤다"고 답하는 손님들 때문이다. 사실 이 메뉴는 대구의 한 개인 카페에서만 단독으로 판매하는 메뉴로 해당 커피전문점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었다.

 #3.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기 위해 큰맘 먹고 휴학까지 감행한 B 씨는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최근 일부 보수단체들이 학원 앞에서 나눠주는 전단 때문이다. 해당 전단에는 '5·18 유공자들이 국가고시에서 귀족 대우를 받아 각종 정부기관 및 국영기업의 자리를 모두 꿰차고 있다'고 적혀 있다. B 씨는 "이게 사실이라면 괜히 휴학까지 한 건 아닐까하는 후회도 든다"고 말했다. 그러나 실제로 국가고시 가산점은 모든 국가유공자에게 주어지며 이들의 과다합격을 막기 위해 전체 합격자의 30%로 국가유공자 합격자 수를 제한한다.


가짜뉴스의 정의와 생성
 위의 사례는 모두 '가짜뉴스'에 해당한다. 가짜뉴스(Fake News)는 흔히 교묘하게 조작된 '속임수 뉴스'를 뜻하는데 주로 상업적·정치적 의도성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고 그 정의는 기관마다 다르다. 경찰은 가짜뉴스를 '실제 언론 보도처럼 보이도록 가공해 신뢰도를 높이는 방식으로 유포되는 정보'로 정의한다. 한국언론진흥재단은 '정치·경제적 이익을 위해 의도적으로 언론 보도의 형식을 하고 유포된 거짓 정보'로 정의한다. 소위 '카더라' 식의 막무가내형 정보 전달을 넘어 기성 뉴스의 공신력을 이용하기도 한다는 점에서 '찌라시의 업그레이드 버전'으로 불리기도 한다.

 세계 신문협회는 올해 가장 주목해야 할 저널리즘 이슈로 '가짜 뉴스의 확산'을 선정했다. 과거에는 언론사가 공급하는 뉴스가 정보를 습득할 수 있는 유일한 통로였지만, SNS가 활성화되면서 현재는 가짜뉴스의 영향력이 급속도로 커지고 있다는 것이 그 이유이다.

 미국의 가짜뉴스 제작자였던 제스틴 콜러는 "가짜뉴스 홈페이지 접속량이 증가하고 광고주에게 전화가 오면서 가짜뉴스 제작의 잠재적인 재정적 이익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가짜뉴스 매체 '덴버 가디언'의 운영자였던 그가 미국 미디어전문지 '니먼 리포트'에 직접 기고한 글이다.

 그는 지난해 미국 대선 당시, '힐러리 클린턴의 이메일 사건을 수사하던 연방수사국(FBI) 직원 마이클 브라운이 자택에서 사망한 채로 발견됐다. 경찰은 자살을 위장한 살인 사건으로 보고 수사를 진행 중이다'라는 가짜뉴스를 퍼뜨렸다. 해당 게시물은 페이스북에서만 50만 회 이상 공유됐다. 이는 미국 대선에 악영향을 준 주요 가짜뉴스 가운데 하나로 손꼽힌다.

 콜러는 각 제작자가 가짜뉴스 접속량에 따라 광고수익을 직접 가져갈 수 있도록 했다. 1년여 만에 그의 가짜뉴스 홈페이지들은 1억 페이지뷰를 돌파했다. 그는 "페이스북이 가짜뉴스를 걸러내기 위해 게시물 노출 알고리즘을 바꾸고, 구글 애드센스가 가짜뉴스로 돈이 흘러 들어가지 않도록 정책을 변경했지만, 가짜뉴스 산업은 별다른 타격을 입지 않았다"고 밝혔다.

 콜러는 "내가 아는 가짜뉴스 업계 종사자 다수는 의심의 여지 없이 돈이 주요 동기"라며 "정치적 성향이 다른 사람들은 각자 듣고자 하는 이야기가 있다. 가짜뉴스에 대한 수요가 존재하는 한 공급은 계속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우리나라에서는 지난 2월 8일 정미홍 전 KBS 아나운서가 자신의 SNS에 '세계적인 석학들이 대통령 탄핵 주도세력들의 미래를 부정적으로 전망했다'는 요지의 글을 올린 바 있다. 이 글은 얼핏 보면 신문 기사 같지만 사실 '일간베스트'의 게시글을 출처로 한 '가짜뉴스'다. 해당 글에는 미국 스탠퍼드대 시몬 리트나 국제정치학 교수와 프랑스 제논대 장 자크 비랄 정치외교학 교수가 등장하는데, 이들은 일본 애니메이션 '천원돌파 그렌라간'에 나온 캐릭터의 이름이었다.

가짜뉴스가 주는 혼란과 경제적 손실
 지난해 미국 대선은 가짜뉴스가 그 판세를 크게 뒤흔들었다는 평을 받는다. 미국 인터넷 뉴스 매체 버즈피드(BuzzFeed)의 분석에 따르면, 지난 2016년 미국 대선에서는 SNS상에 업데이트된 뉴스 중 '진짜뉴스'보다 '가짜뉴스'가 더 많은 주목을 받았다. 당시 가짜뉴스의 페이스북 내 댓글 수는 총 871만 1,000건으로 '뉴욕타임스', '워싱턴포스트' 등의 기존 언론 매체의 댓글 수가 736만 건인 것과 비교된다. 또 페이스북을 통해 유통된 상위 50개 뉴스 중 23개가 미국 정치 관련 이슈였는데 정치 관련 뉴스에 관심이 컸던 만큼 정치 관련 가짜 뉴스의 공유 및 댓글 수는 1,060만 건으로 전체 2,150만 건의 49.3%를 차지했다.

 미국 대선 기간 논란을 일으킨 가짜뉴스로는 △프란치스코 교황, 트럼프지지 성명 발표 △위키리크스, 힐러리가 ISIS에 무기 판매한 사실 확인 △힐러리 이메일 유출 발견 의심한 FBI 요원, 시신으로 발견 등이 있다.

   
▲ 신연희 강남구청장이 SNS 단체대화방에 공유한 가짜뉴스

 우리나라 또한 예외가 아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의하면 지난 5월 9일 열렸던 대선 기간동안 대선 당일까지 집계된 가짜뉴스는 4만 351건에 달한다. 18대 대선 때 집계된 가짜뉴스가 7,201건이었던 것에 비해 이는 6.5배 증가한 수치다. 신연희 강남구청장과 김정문 제천시의회 의장이 문재인 당시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비방하는 가짜뉴스를 SNS에 게재한 혐의(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유포 혐의)로 검찰에 송치되기도 했다. 5월 9일 대선 당일에도 '투표용지가 다르다'는 논란이 일었지만 실제로 적발된 가짜 투표용지는 없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대해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여백 없는 투표용지는 가짜 뉴스"라고 못을 박았다.

 최지희(독어독문학 2) 학생은 "투표용지가 다르다는 말에 내 표가 사표가 되는 건 아닌지 불안했다"며 "(가짜뉴스를) 주로 페이스북에서 많이 접하게 되는데 뉴스 형식을 하고 있어 사람들이 쉽게 믿게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가짜뉴스는 천문학적인 경제적 비용 낭비의 주범이기도 하다. 현대경제연구원의 '가짜 뉴스(Fake News)의 경제적 비용 추정과 시사점'(정민, 2017)에 따르면, 1년간 낭비되는 가짜뉴스의 경제적비용은 총 30조 900억 원에 달한다. 이는 언론진흥재단의 자료를 토대로 1년간 총 기사 건수를 1,300만 건으로 가정하고 이 중 1%를 가짜뉴스로 분류하여 분석한 결과다. 이 중 당사자 피해 금액은 22조 7,700억 원, 사회적 피해 금액은 7조 3,200억 원이다. 지난 2015년 기준 우리나라의 명목 국내총생산(GDP)이 1,559조 원이었던 것을 고려하면 가짜뉴스에 따른 연간 피해액은 명목 GDP의 1.9% 수준에 달한다.

가짜뉴스를 근절할 대책
 
우리나라는 지난 대선 기간, 중앙선관위에서 200명 규모의 사이버대응센터를 운영했다. 경찰청도 사이버안전국에 가짜뉴스 전담반을 꾸렸다. 독일의 경우 가짜뉴스나 혐오 표현을 방치하는 SNS 기업에 최대 600억 원의 벌금을 부과하는 법안을 추진하고 있다. 가짜뉴스가 빠르게 퍼지기 쉬운 SNS의 특성상 여론이 선동당할 가능성이 크다는 이유에서다.

 가짜뉴스의 진원지라는 비판을 받아왔던 SNS와 인터넷 매체는 언론과 손을 잡고 가짜뉴스 근절을 선포했다. 누구나 자유롭게 글을 쓸 수 있는 사용자 참여형 온라인 백과사전인 위키피디아는 '위키트리뷴'이라는 새로운 뉴스 플랫폼을 만들었다. 전문 지식을 가진 기자의 기사를 일반 독자가 수정·추가하여 쓰는 것은 기존 위키피디아와 같은 방식이나, 내용이 사실과 다르거나 혐오 표현을 담고 있으면, 직원이나 권한이 있는 봉사자의 승인이 있어야만 수정·추가가 많은 방식이다. 페이스북은 올해 1월부터 추진 중인 '페이스북 저널리즘 프로젝트'를 통해 가짜뉴스를 경계한다. 언론사와 상호 피드백을 통해 가짜뉴스를 근절하겠다는 것이다. 더불어 '가짜 뉴스 판별 시스템'을 도입하여 신뢰하기 어려운 게시글에 'disputed(논쟁의 여지가 있는)'라는 표시를 한다. 구글 또한 주요 언론사와 협력한 '크로스체크 프로젝트'를 실시한다. 언론사와 함께 뉴스의 진위를 판단한 후 이를 검색 알고리즘에 적용하는 방식이다.

 앞서 언급한 현대경제연구원의 보고서는, "가짜뉴스 확대는 사회적인 문제를 야기함과 동시에 개인 및 기업 등에 대한 경제적 손실을 초래하기 때문에 이에 대한 대비책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이어 "정부와 포털, 언론사 등은 가짜뉴스의 여부를 가려낼 수 있도록 '팩트체킹(Fact Checking) 시스템'을 도입·활성화해야 한다. 또한, 자유에는 항상 책임이 따른다는 선진 시민의식 함양도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 <출처=중앙선거관리위원회>

 부산민주언론시민연합 박정희 사무국장은 "가짜뉴스에 대한 처벌은 자칫 표현의 자유를 해칠 수 있기 때문에 신중하게 접근해야 하는 문제"라고 말했다. 또한 "언론이 본연의 저널리즘적 기능을 복원하고 양질의 보도를 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며 "독자 또한 사실 관계의 확인 없이 무분별하게 (정보를) 수용·유포하지 않아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나에게 '반가운 뉴스'라도 지나치게 긍정적이거나 부정적인 뉴스는 의심해 보아야 한다"며 "이는 미디어 교육을 통한 미디어 리터러시(media literacy) 능력의 향상을 통해 이루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박현주 기자
hyunju009@donga.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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