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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심 속 길냥이와 공존하는 방법
최지이 기자  |  000@da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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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6.05  14:0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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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는 길가에서 숱한 길고양이들을 마주치곤 한다. 산이나 길 또는 도심 속에 떠도는 길고양이는 21만 마리 이상이다. 캠퍼스 주변에서도 흔하게 길고양이들을 볼 수 있다. 인터넷상에서는 대학교 캠퍼스에서 사는 고양이들을 일컬어 '캠냥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최근 대학가 학생들을 중심으로 늘어만 가는 캠냥이와의 공생을 위한 활동이 활발해지고 있다. 그러나 얼마 전 한 경비원이 살아 있는 고양이를 생매장한 동영상이 이슈가 됐던 것처럼 늘어만 가는 길고양이들에 대한 주민들의 시선이 달갑지만은 않다. 길냥이들은 누군가에게는 귀여움의 대상이지만 누군가에게는 골치 아픈 존재이다. 따라서 도심 속에서 이들과 어떻게 공존할 것인가에 대한 논의가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 <일러스트레이션=심연우 기자>


길냥이에 대한 오해와 진실

 길냥이에 대한 인식이 예전보다는 많이 나아졌지만, 여전히 우리 곁에는 길냥이를 향한 혐오와 학대 그리고 오해가 존재한다. 많은 사람이 새벽에 들려오는 고양이 울음소리, 쓰레기봉투 훼손, 개체 수 증가 등으로 길고양이에 대해 안 좋은 이미지와 편견을 가진다. 먹이를 구하기 어려운 도심에서 고양이들은 길거리에 버려진 음식물이나 쓰레기봉투 안의 음식물쓰레기로 배를 채울 수밖에 없다. 길고양이를 더럽고 유해한 존재로 생각하거나 길고양이가 AI(조류인플루엔자)에 감염되어서 위험하다는 등의 불확실한 정보는 끔찍한 고양이 혐오 범죄로 이어지기도 한다. 무자비한 포획과 학살, 독극물이 포함된 먹이로 고양이를 유인해 독살하는 경우 등 상식에 벗어나는 일들이 곳곳에서 심심찮게 발생하고 있다. 최근 길고양이에게 끓는 물을 부은 사건, 불에 달군 쇠꼬챙이로 학대한 사건 등이 대표적인 예다. 일각에서는 길고양이를 돌보는 손길 역시 늘어나고 있지만, 길고양이에 대한 인식변화는 여전히 필요하다.

 먼저 길고양이는 영역동물이며 야행성 동물이다. 따라서 그들을 돌보는 것은 좋은 일이지만 길고양이가 그 습성을 유지할 수 있도록 규칙을 지켜야 한다. 길냥이들은 주변 환경상 먹을 것도 부족하지만 특히나 마실 물이 많이 부족하다. 보통 길냥이들을 보면 뚱뚱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 하지만 사실 염분섭취에 비해 물을 많이 마시지 못하여 몸이 부은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렇기 때문에 깨끗한 물은 길냥이들의 건강에 많은 도움이 된다. 요즘 같은 황사나 미세먼지가 많은 날에는 평소보다 물을 자주 갈아주는게 좋다.

 또 새끼 길냥이를 발견했을 시 어미를 잃었을 거라는 섣부른 생각으로 막 데려다 길러서는 안 된다. 또 어미 고양이들은 사람의 손이 닿으면 새끼 고양이를 버리고 갈 수 있으므로 혼자 있는 아기 고양이를 만지기 전에는 주의가 필요하다.

길냥이, 문제와 해법은?

 개는 유기동물로 분류되어 유기견센터 등 다양한 사회적 보호를 받을 수 있다. 그러나 고양이는 개와 다르게 아직까진 유기동물로서 보호받지 못하고 방치되고 있다. 길고양이는 사람의 보살핌 없이도 자생하고 번식할 수 있기 때문에 유기동물로 분류되지 않는다. 따라서 사실상 길거리에서 고양이를 발견했다고 해도 주인을 찾아주기는 어렵다. 또 다른 문제는 아직도 동물 학대자의 죄질에 합당한 강력 처벌이 잘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길냥이 문제에 대해 고나연(국제관광학 3) 학생은 "동물 학대 문제는 심각한 사회 문제로도 이어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잔인한 범죄에 비해 처벌은 아직 솜방망이에 불과하다. 동물을 함께 살아가는 동반자라고 여기는 인식이 사회 전체적으로 형성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길고양이 개체 수가 너무 많아짐에 따라 생태계 교란 문제도 심각하다. 그래서 나온 해결방법이 바로 중성화 사업이다. 이번 대선 후보였던 문재인 대통령은 반려동물 관련 공약 중에서 '길고양이 급식소 및 중성화(TNR) 사업 확대' 공약을 발표한 바 있다. 무분별한 포획보다는 현재 길고양이의 개체 수 조절을 위해 시행되고 있는 TNR을 실시하는 것이 대안으로 제시되고 있다. TNR이란 고양이를 잡고(Trap) 중성화(Neuter)를 시킨 후에 다시 방사(Return)하는 것을 말한다. 중성화를 통해 길고양이들의 번식을 막고 자연적으로 개체 수가 조절되도록 하는 것이다.

 TNR을 하면 발정기에 고양이가 우는 것이 줄어들고, 잦은 임신과 발정기의 스트레스로 수명이 짧아지는 일이 줄어 고양이에게도 좋다. 그리고 무엇보다 TNR을 해야 임신 기간이 짧은 고양이들의 개체 수 증가를 막을 수 있다. TNR에 대해 한국고양이보호협회는 "고양이를 보호해 주고, 좋아하는 사람이 있듯이 싫어하는 사람이 있음을 인정해야 한다"며 "서로가 조금씩 양보한다면 TNR은 성공적인 길고양이 보호 대책이 될 것이다"라고 전했다.

 중성화한 길고양이는 수술 시 왼쪽 귀 끝을 1cm 정도 잘라서 표시한다. 때문에 중성화하지 않은 길고양이들과 쉽게 구분할 수 있다. 김희애(국제무역학 3) 학생은 "인간과의 공존을 위해서 중성화 수술을 실시하는 것은 비윤리적으로 해석될 수 있지만 무분별한 번식을 막아주고 유기동물이 늘어나는 것을 예방해주는 면에서는 좋은 방책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1월 국회 앞에 길고양이 급식소가 설치됐다. 길고양이 급식소는 더불어민주당 보좌진들이 책임을 맡고 동물단체와 한국고양이수의사회가 협조해 운영된다. 이는 국회가 솔선수범해서 동물과 함께 사는 사회를 보여준 사례다. 국회 내 길고양이 급식소 설치는 대한민국 동물복지의 모범사례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SNS상의 캣맘, 캣대디들은 이번 사례가 자신들에게 큰 힘이 될 것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또한, 한층 강화된 동물보호법으로 관련 범죄에 대해 강력한 처벌이 이루어질 예정이다. 우리 주변의 소외된 존재에 대한 관심과 사랑의 마음만 있다면 어렵지 않게 참여할 수 있는 봉사의 기회도 가까이에 존재한다.

'캠냥이' 돌봄 동아리 활동 사례

 길냥이 급식소 운영부터 TNR사업까지 길냥이를 돕기 위한 활동은 개인이 하기에는 쉬운 일이 아니다. 한 가지 활동에도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동아리 차원에서 좋은 취지를 갖고 유기동물 봉사활동을 하는 사례가 많아지고 있다. 현재까지 많은 대학에 길고양이 돌봄 동아리들이 생겨났다.

 우리 대학교에는 캠퍼스 주변 길고양이와 사람 간의 공존을 위해 노력하는 동아리 '냥아치'가 있다. 냥아치는 '고양이를 아끼고 치료하자'라는 의미를 담은 이름이다. 동아리 회장 이선영(경영학 2) 학생은 "학교 내에서 길냥이를 통해 발생할 수 있는 문제를 미리 차단해 사람과 길고양이가 공존하는 학교를 만드는 것이 냥아치의 취지"라고 말했다. 그리고 "학교 내 길고양이 뿐만 아니라 유기동물 보호활동을 위해 유기동물 보호소에서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며 "SNS를 통한 동물보호 캠페인 또한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냥아치 동아리는 고양이 급식소를 설치하는 문제에 대해 현재 학교와 논의 중이며 곧 길고양이 중성화 수술(TNR)도 시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캠퍼스에 길냥이 돌봄 동아리 활동이 필요한 이유에 대해 이선영 학생은 "학교 내의 길고양이 동아리 활동이 학교의 이미지를 높여주고 동물에 대한 인식 개선에 도움을 주고 있다. 이는 학교와 학생 그리고 길고양이 모두가 서로의 영역을 지키며 공존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말했다.

   
▲ 우리대학교 동아리 냥아치가 길냥이들의 밥을 챙겨주고 있다. <출처=냥아치 제공>

 부경대학교에는 길냥이 돌봄 활동에 앞장서고 있는 동아리 중 하나인 유기동물 봉사동아리 '동반'이 있다. 활동을 시작한 지 4년에 접어들었고 약 100명의 동아리원이 함께하고 있다. 동반은 용당캠퍼스 내의 고양이를 관리하고 정기적으로 유기동물센터에 방문하여 봉사활동을 한다. 그뿐만 아니라 동물에 관련된 일손이 필요한 곳에 도움을 주고 있다. 한 달에 1번 이상 유기동물 봉사센터를 찾아가 봉사를 하는가 하면 2학기 때는 시청에서 주최하는 반려동물 페스티벌에 참가하고 그밖에 초등학교 교육 봉사 및 벽화 그리기 활동 등을 계획하고 있다. 동반 회장 김진혁 학생은 동아리 활동을 하면서 "처음 야옹이 쉼터를 추진할 때 교수님들의 반대에 부딪혔다. 그때 길냥이에 대한 인식 개선이 필요하다고 느꼈다"고 말했다.

 현재 동반은 캠퍼스 내의 고양이 수와 종류를 파악하여 관리하고, 매일 캠퍼스를 돌아다니며 정해진 장소에 사료와 물을 채워주는 꾸준한 활동을 하고 있다. 또 부경대학교 용당캠퍼스에서는 2015년 부산시 수의사협회와 박진환 교수, 동반 소속 학생들이 함께 캠퍼스 내 고양이들을 대상으로 TNR을 실시했고 현재는 지속적인 관리 중에 있다. 김진혁 학생은 "다른 학교의 캠퍼스도 길냥이들을 방치하는 것보다 TNR사업을 추진하는 것이 캠퍼스 전체 환경에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라고 전했다.

 부산동물학대방지협회는 "대학교 동물복지동아리 활동은 반려동물과 함께 공존하면서 사는 사회를 만들어나가는데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부산 같은 경우에는 대부분의 동물보호단체에 연세 많으신 분들이 많이 참여하고 있다"며 "젊은 연령층의 참여가 저조한 실정이어서 젊은 층들이 동물복지에 관심을 가지고 인식을 일깨워주는데 대학 내 동아리들의 활발한 활동이 도움을 많이 주셨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현재 부산동물학대방지협회는 "동물보호캠페인이나 초·중·고·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교육을 통해 유기동물에 대한 인식을 개선하기 위해 노력중"이라고 말했다.

손혜선 기자
line_is@donga.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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