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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혀가는 이름, '총여학생회'
허현주  |  000@da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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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9.04  11:2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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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4월 17일, 우리 대학교 부민캠퍼스 다우홀에서 여학생총회가 열렸다. 총회는 학생회칙 제2장 여학생총회 제13조(개회 및 의결)에 의거해 전체 여학생 9,702명 중 971명 이상, 즉 10분의 1 이상이 참석해야 개최될 수 있다. 총여학생회(이하 총여)는 '여기 愛' 페이스북 페이지를 통해 여학생총회 개최를 공지했지만 '좋아요' 수는 37개에 그쳤고, 총회 또한 정족수 미달로 열리지 못했다. 시험기간 중이었다고는 하나 너무나도 무관심한 반응이 아닐 수가 없다.

존폐 논란 속의 총여학생회, 우리 대학교는?

 총여는 여학생의 권익과 복지를 위해 창설돼 활동하는 학생 자치기구이다. 하지만 최근 한 성별만을 대변하는 기구가 필요하냐는 반론과 활동에 실효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돼 많은 대학에서 총여를 폐지했다. 실제로 서강대, 건국대, 한양대, 홍익대, 한국외대 등의 대학이 총여를 폐지하거나 총학생회(이하 총학) 산하의 여성위원회로 넣는 등 기능을 축소했다.

 현재 우리 대학에서는 총여에 대한 존폐 논란이 발생한 것은 아니다. 하지만 총여의 활동에 대해 다수의 학생이 의문을 표하고 있다. 박수진(경제학 2) 학생은 "총여가 어떤 활동을 하는지, 사람들이 어떻게 구성돼있는지조차도 잘 모른다. 학기 중 로비에서 간식 나눠주기 행사를 한 것 외에는 대내외적으로 어떤 활동을 했는지 모른다"라고 말했다. 송우길(금융학 2) 학생 또한 "총여가 정확히 뭐 하는지에 대해서 모르겠다. 관심 자체가 별로 없어서인 것 같기도 하지만 뚜렷한 활동 내용이 없는 것 같다"며 "개설된 목적이 어떤가에 따라 활동의 의의를 따질 수 있는 건데 만들어진 목적, 필요성에 대해서도 잘 모르겠다"라고 말했다.

   
▲ '여기 愛' 총여학생회 출범식 사진 <출처=여기 愛 페이스북>

간식 배부 행사… 그 외는?

 총여학생회의 활동 내용으로는 △시험 기간 안심 귀가 서비스 △더벤티 동아대점(하단)과 함께 한 MT 비용 지원 이벤트 △여성의 날 행사 △여자 휴게실 관리(수호천사) △여학생총회 △월별 칼럼지 제작 △렌탈 사업(고데기, 우산, 생리대, 보조배터리 등) △이동 학생회 △간식 배부 행사 △남녀 휴게실 개선 등이 있다.

 하지만 이 중에서 실효성이 있었던 활동은 몇 없다. 렌탈 사업과 간식 배부 행사는 각 단과대에서도 진행하고 있는 행사이며, 남녀 휴게실 복지사업 또한 원래 총여에서 담당하는 침구세탁을 제외한 벽걸이 방향제 설치 등은 총학에서 진행했다. 여기 愛 페이스북 페이지에서 이야기된 직접 학생들을 찾아가 돕는 취지의 이동 학생회 활동 또한 당첨자를 뽑을 시기가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아무런 언급이 없었다. 자궁경부암 예방접종, 위안부 관련 행사 또한 총학이 진행했다. 휴게실을 관리하는 수호천사 제도도 제대로 시행되고 있지 않다. 일전 수호천사 활동을 했던 익명의 학생은 "공강과 같이 비는 시간이 생기면 짬짬이 가서 휴게실 관리를 한다"며 "주 5일 근무라고는 하지만 출근에 대한 관리감독이 허술하다고 느꼈다. 수호천사 활동을 하는 학생도 2명뿐이라 학생들이 이용하는데 불편함을 느낄 수도 있을 것 같다고 느꼈다"라고 말했다. 이 수호천사 활동에 대해서 박수진 학생은 "존재하는지도 몰랐다"라고 답했다.

   
▲ 방학 중 굳게 닫혀 있는 총여학생회 회실

 이에 최자연 부총여학생회장(경영학 3)은 "수호천사에 대해서 일이주에 한 번씩 검사하러 가고 여국장에게 일주일에 한 번씩 보고를 받는다. 그리고 불시에 찾아가서 현황 체크를 하고 보고와 맞지 않는 경우 경고를 한다. 여학생총회의 경우 총여가 이루어진 이후 거의 처음으로 시행됐다. 그래서 그만큼 인원 모집이 어려웠던 것 같다. 대의원총회만큼 모집인원이 체계적으로 구성되지 않았고 모집해야 할 인원 또한 천 명 가까이 돼 수용할 공간도 부족했다"라고 답했다.

 우리 대학 총여의 활동은 인근 경남 지역의 경상대학교 총여와 비교하면 그 차이가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2015년 경상대 총여는 '여울림'이라는 이름을 달고 다양한 활동을 했다. 남녀가 함께 총여를 이뤘던 여울림은 자궁경부암 예방접종, 양성평등 프로그램, 역사 플래시몹 등의 활동을 했다. 그 중 여울림 발론티어는 한국중앙자원봉사센터 사이트에도 활동에 대한 기사가 실려 활동성이 두드러졌다. 또 총여에서 직접 축제를 주관한 점도 이색적이었다. 대학본부에서 지원을 거절당한 이벤트인 '엄마와 딸이 함께 떠나는 힐링여행'도 학생들의 의견을 수렴해 자체적으로 진행할 만큼 적극적으로 활동했다.

 여울림 총여 사무국장이었던 박정의 학생은 "선거 당시 자체적으로 다양한 공약을 제시, 이행하고자 하였고 학생, 대학본부와 협의하여 진행한 행사 또한 많았다. 페이스북 활동, 카카오톡 플러스 친구 등으로 학생들과의 소통을 통해 행사를 기획하고 진행하고자 노력했다. 여학생의 복지와 혜택만을 주장하는 것이 아닌 경상대 학우들의 복지 향상을 위해 활동하고자 했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러한 다양한 활동에도 불구하고 경상대 총여는 경상대 내 총대위원회 등 학내자치기구간의 논의와 협의 끝에 사라졌다. 경상대 금서영(사학과 3) 학생은 "울림제와 자궁경부암 관련 행사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홍보가 미흡해서 그렇지 의미 있는 활동을 많이 했는데 사라져서 아쉽다. 총여의 부재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여학생 문제가 걱정된다"라고 답했다.

우려와 걱정 속 총여… " 더 노력하겠다"

 부경대, 부산대, 경성대 등 부산 지역 대학의 총여가 많이 사라지고 있는 가운데 남아있는 총여에 대한 잡음 또한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해 5월 고신대 '혼전순결 캠페인'과 현재 우리 대학 총여학생회장 공석이 대표적인 예다. 고신대 혼전순결 캠페인은 학교 셔틀버스 앞에서 혼전순결 서명운동을 벌이고 추첨을 통해 은반지를 주는 이벤트였다. 이에 "전근대적인 생각이다", "성적 자기 결정권의 침해이다"라는 의견과 "하지만 그것이 비판할 거리는 되지 않는다", "사상의 차이일 뿐이다"라는 의견으로 나뉘어 한때 논란이 불거졌다.

 앞서 있었던 논란과는 별개로 총여의 필요성을 주장하는 학생들도 있다. 우리 대학 박수진 학생은 "총여가 유명무실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우리 대학 총학은 주로 남학생으로 구성돼있다. 이러한 가운데 여학생의 목소리를 들어주는 기관의 필요성은 절실하다"라고 말했다. 경상대 박정의 학생 또한 "총여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현재 경상대엔 여학우국이 존재하지만 총여가 존재했던 당시만큼 그들의 의견을 반영해 정책이 나오는지는 모르겠다. 여학생들의 고충과 복지 등을 같이 고민할 수 있는 기구는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최자연 부총여학생회장은 "총여 자체가 여학생들을 위한 것이라는 인식이 많다. 그래서 그런지 활동에 대해서 모르는 학생들이 많고 페이스북에 언급된 이동식 학생회, 여학생총회 등이 잘 이루어지지 않은 것 같다. 2학기 때는 더 많은 홍보를 통해 학생들에게 더 나은 복지와 편의를 제공하고 싶다. '여기 愛'라는 이름은 '여학우들의 기쁨은 여기에'라는 뜻이다. 학생들에게 기쁨과 사랑을 드린다는 뜻에서 지었다. 그만큼 우리 활동으로 인해 편하고 좋은 환경에서 학생들이 지낼 수 있게 노력하겠다"라고 뜻을 밝혔다.

허현주 기자
1611289@donga.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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