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 페이지 '동아대 대신 전해드립니다'에는 우리 대학교에 지원하고자 재학생들에게 학과 분위기나 전망에 대해 질문하는 예비 신입생들이 많다. 그런데 우리 대학에 대한 기대와 호기심으로 가득 찬 예비 신입생들의 질문에 재학생들은 이렇게 답하고 있다. "우리 대학에 오지 마세요."
재학생들이 이러한 댓글을 쓰는 이유는 계속되는 학교 측의 일방적인 통보 때문일 것이다. 학교 측은 지난 학기 모바일 학생증과 동아대 알림이 시행 등 학생들의 의견 수렴 없이 학사 시스템을 일방적으로 바꿔왔다. 이러한 상황에서 또다시 갑작스레 통보된 전자출결시스템 전면 도입과 학사 규정 등에 대한 변경 사항은 학생들의 불만을 가중시켰다.
대학은 사회의 축소판이라는 말이 있다. 대학을 사회에 비유하자면 학생들은 국민이고, 대학 본부는 정부라고 볼 수 있다. 흔히 정부에서 어떠한 정책을 시행하기 전에는 간담회를 개최해 최대한 다양한 국민의 의견을 수렴하려 노력하고, 시범 운영을 통해 그 정책이 전면 도입될 수 있는지 적합성을 시험한다. 그렇다면 우리 대학은 어떨까. 대학 본부는 모바일 학생증, 동아대 알림이, 전자출결시스템, 학사 규정 변경 등의 새로운 시스템과 규정을 도입할 때 학생들의 의견을 수렴하려 노력했는가? 시범 운영을 통해 그 시스템과 규정이 안정적이고 적합한지 시험했는가?
재학생의 대학에 대한 평가가 곧 외부에서 대학을 바라보는 이미지다. 취업준비생이 취업 정보를 얻을 때 기업 홈페이지보다 기업에 재직 중인 선배들의 말을 더 신뢰하는 것처럼 예비 신입생은 대학 홈페이지의 거창한 말들보다는 재학생의 증언을 더 신뢰한다. 대학에 대한 만족감이 낮은 재학생이 외부에 나가 모교에 대해 좋은 말을 할 이유가 없다. 때문에 우리 대학의 이미지를 개선하는 요인은 입시 결과, 취업률, 공무원 시험 합격률, 로스쿨 합격률보다는 재학생의 만족도다.
우리 대학이 외부에서 입지가 낮아지고 있다면 홍보에만 치중할 것이 아니라 재학생들이 대학에 어떤 개선을 요구하는지, 그것을 어떻게 해소해야 할지 함께 의논하는 것이 급선무다. 그렇다면 언젠가 이미지 개선을 위해 홍보에 큰 지출을 하지 않아도 재학생이 나서서 대학의 이미지를 만들어 나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