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14일과 15일 우리 대학교 승학캠퍼스 인문대에서 '인문학 플랫폼-교류의 장(場)을 열다'라는 이름으로 인문학 릴레이 강연이 개최됐다. 이번 인문학 릴레이 강연은 우리 대학 인문역량강화사업단이 계명대, 한양대와 체결한 상호 협력 협약의 일환이다. 올해 12월까지 계명대와 한양대, 부산외대, 부경대 교수를 초청해 매달 2개의 인문학 강연을 개최할 예정이다.
이번 행사를 주관한 박은경(고고미술사학) 코어사업단장은 "전국에 코어 사업단이 있는 19개 대학과 인문학적 지식의 상호교환을 꾀하고자 이번 강연을 기획했다"며 "우리 대학에 없는 생소한 학과의 전공 관련 강연을 통해 학생들이 폭넓은 인문학적 소양을 쌓길 바라는 마음"이라고 말했다.
첫날 '이탈리아 사람은 없다'는 주제로 강연의 서막을 연 부산외대 윤종태 교수는 "여러분들이 알고 있는 이탈리아와 내부에서 들여다본 이탈리아는 많이 다르다"며 본격적인 강연을 시작했다. 그는 "이탈리아는 유럽에서 사회주의, 공산주의가 가장 만연한 국가이고 문명은 오래됐지만 남북이 통일된 지 약 150년 밖에 되지 않은 신생국가"라고 설명했다. 그래서 "이탈리아 남부와 북부는 인종, 생활습관, 언어 등의 차이가 매우 크다"며 "이탈리아 사람은 애국심보다는 애향심이 더 각별해 자신의 출신지를 소개할 때 '이탈리아 사람'이 아닌 '밀라노 사람', '나폴리 사람'이라고 한다. 이탈리아 사람처럼 '지역인'으로서의 정체성을 너무 강하게 가지면 배타주의적인 성향을 가지게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덧붙여 "(이와 비교했을 때) 우리나라는 수도 서울을 중심으로 모든 것이 돌아가기 때문에 소위 '서울 공화국'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다"라며 "서울 집중화 현상이 계속되면 서울과 서울 외 지역 간의 차이가 벌어져 지역주의가 나타날 수 있으니 미리 경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강연에 참석한 최문희(국어국문학 박사과정 3학기) 대학원생은 "몰랐던 이탈리아에 대한 사실을 알게 되고 그에 대한 인식이 변화되는 계기가 되었다"며 "우리나라와 이탈리아의 지역주의 비교가 인상적이었다"고 말했다.
15일에는 아리스토텔레스의 행복관에 대한 강연이 열렸다. 계명대 유원기 교수는 "아리스토텔레스가 생각하는 '행복'과 우리가 생각하는 '행복'에는 차이가 있다"며 "아리스토텔레스는 '한평생에 걸쳐 행복하다고 말할 수 있는 때가 언제냐'고 묻는다"고 말했다. 덧붙여 "그 질문에 답하기 위해서 우리는 과연 우리가 무엇 때문에 살고, 우리가 이야기하는 행복이 무엇이냐는 근본적인 물음을 스스로에게 제기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조이원(철학생명의료윤리학 2) 학생은 "아리스토텔레스가 행복에 대해 던진 질문은 그 자체로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며 "'나뿐만 아니라 우리 모두의 행복이란 무엇인가'라는 또 다른 질문을 생각해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고 감상을 전했다.
박은경 코어사업단장은 "가을이 오면 풍성한 인문학 강좌들이 열린다"며 "좀처럼 잡기 힘든 기회인 만큼 바쁜 와중에도 강연에 참가한다면 의미가 클 것"이라고 학생들의 참여를 독려했다.
장민석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