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적 성장을 하는 메타시티(Metacity)에 관한 강연 열려
내적 성장을 하는 메타시티(Metacity)에 관한 강연 열려
  • 장민석
  • 승인 2017.11.08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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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효상 교수 “도시는 생명과 같은 것, 도시가 원하는 건축을 짓는 것이 건축가의 사명”

  지난달 20일 우리 대학교 승학캠퍼스 경동홀에서 건축학과 석좌교수로 임명된 승효상 건축가의 특별 강연이 열렸다. 승 교수는 2009년 故노무현 전 대통령의 묘역을 조성했고, 2014년에는 서울특별시 총괄건축가로 임명돼 2년간 활동했으며 미국과 일본, 중국, 유럽 각지에서 전시회를 여는 등 국내외적으로 활발하게 활동하는 건축가다. 2002년에는 그의 대표작 『빈자의 미학』(미건사, 2002)으로 건축가로서는 최초로 국립현대미술관 주관의 ‘2002 올해의 작가’에 선정되기도 했다. 그는 ‘메가시티, 메타시티’를 주제로 이번 강연을 진행했다.

 지난 9월 ‘건축가, 스스로 추방된 자’를 주제로 열린 첫 번째 강연에 이어 약 한 달 만에 열린 이번 강연에서 승 교수는 “오늘 강연을 통해 도시와 건축에 대해 건축가로서, 혹은 일반인으로서 어떤 마음가짐을 가져야 하는지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져봤으면 한다”고 인사말을 건넸다.

 승 교수는 “‘메타시티(metacity)’의 ‘메타’란 일상적으로 우리가 알고 있는 것 너머의 것이라는 뜻”이라며 “메타시티란 인구 천만 이상의 거대도시라는 뜻의 ‘메가시티(megacity)’처럼 물리적인 확장과 팽창을 하는 도시가 아닌 내적 성장을 하는 도시”라고 설명했다. 그는 “‘통신 기술의 발달로 물리적 경계나 국경을 초월한 대도시’라는 기존의 메타시티의 뜻과는 다르게 재해석한 개념”으로 본인이 직접 메타시티에 부여한 새로운 의미라고 소개했다.

 이어 승 교수는 도시는 두 가지 뜻으로 쓰인다고 설명했다. 그는 “‘city’라는 의미의 도시는 소프트웨어의 기능을 하는 것으로 사회적 합의에 의해서 만들어지는 것이라 만들어지기 어렵다”고 한 반면에 “‘urban’이라는 의미의 도시는 하드웨어로서 단순히 물리적 환경으로 만들 수 있는 도시”라고 구분했다. 자신의 도시 개념을 이용해 그는 빠른 경제성장을 거치며 만들어진 우리나라 신도시들을 “사회적 합의 없이 만들어진 건물들만 있는 부동산 공동체”라고 표현했다.

 승 교수는 19세기와 오늘날의 마포의 모습을 비교하며 “19세기 마포는 산과 물과 건축이 잘 어우러진 산수화”라고 표현했지만 오늘날의 마포의 모습은 “서민 아파트와 그 아래에 있는 고급 단독 주택 그리고 정체불명의 도시건축들이 대립하고 있는 상태”라고 했다. 이어 그는 “현대 공동체 내의 갈등의 원인은 잘못된 도시건축구조 때문”이라며 “(좋은 도시를 만들기 위해서는) 공동체가 가지고 있는 네 가지 요소를 잘 지키며 발전해야한다”고 역설했다.

 승 교수가 말하는 공동체의 네 가지 요소란 길, 터(지형), 필지(筆地, 구획되는 토지의 등록단위), 생활방식이다. 그는 네 가지 요소 중에 터에 주목해서 말을 이어갔다. 그는 “‘터무니’의 어원은 터와 무늬의 합성어로서, 그것은 집(터)에 새긴 무늬(건축)라는 뜻”이라며 “터무니는 곧 존재의 이유”라고 했다. 즉 “터무니가 있는 사람은 존재의 이유가 있는 사람이고, 없는 사람은 그렇지 못한 사람”이라며 “터(도시) 또한 자신이 원하는 건축(존재이유)이 있다”고 했다. 그는 터(도시)가 원하는 건축을 ‘지문’(地紋, landscript-승효상作)이라고 표현하며 “도시는 기억과 욕망이 뒤섞여있는 생명과 같은 것이기 때문에 건축가는 각각의 도시가 원하는 건축을 지어야 한다”고 마무리했다.

 뒤이어 승 교수는 “현재 부산의 원도심(도시의 옛 중심지, 예: 중구, 영도구, 동구, 서구) 통합 정책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라는 질문에 “부산은 해안 도시이기 때문에 발전이 산 쪽으로 뻗어나가야 했기에 원도심이 보존될 수 있었다”고 답했다. 하지만 그는 “우리나라 건설의 야만성이 남아있는 요즘, 근본적인 원도심의 파괴가 우려된다”며 “원도심에 대한 특별법을 먼저 제정한 뒤에 개발을 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승효상 교수의 세 번째 강연은 오는 12월 1일 ‘건축과 기억’이라는 주제로 개최될 예정이다.

 

jjangstone@dau.ac.kr
장민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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