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바람이 불어오고 낙엽이 떨어지는 계절이 되면 캠퍼스 곳곳에서 학생회 후보자들이 정장을 차려입고 학생들의 서명을 받는 모습이 눈에 띈다. 수업 시작 전 강의실에서 공약을 설명하고, 질문을 받는 모습도 보인다. 학생회 선거철이 돌아온 것이다.
매년 학생회의 공약집을 살펴보면 다양한 공약들 중 특히 학생 복지에 대한 공약이 많다. 대학 생활을 하는 동안 학생들의 불편함이 없게 복지를 증진하는 것도 학생회의 주요 역할 중 하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보다 더 중요한 학생회의 역할은 일반 학생을 대표해 어떤 일을 의논·결정·실행하는 학생회의 기본 임무에 충실히 임하는 것이다. 그 기본 임무의 시작은 중앙운영위원회와 대의원총회에 성실히 참여하는 것이다.
지난달 27일 열린 2017 하반기 정기 대의원총회의 막바지에서는 대의원의 정족수가 모자라 의결을 진행하지 못했다. 총회 시작 386명 중 239명의 대의원이 참석했으나, 휴회 이후 172명의 대의원만이 자리를 지켰다. 학생들을 대표해 의견을 내야하는 대의원들이 중간에 사라져버려 안건을 의결하지 못한 것이다. 이뿐만 아니다. 몇몇 대의원들은 총회 내내 스마트폰만 쳐다보고 있는 경우도 있다. 이러한 행동이 정기국회가 열릴 때 스마트폰으로 본인 이름을 검색하거나, '조건만남'을 검색하다 기자에게 걸린 국회의원과 뭐가 다를까.
대의원총회는 사업 보고 및 점검과 총학생회칙, 선거시행세칙 등을 개정하는 중요한 회의다. 때문에 대의원총회에 참석하고, 의결 과정에 성실히 참여하는 것은 학생회의 기본 임무이며 그 어떠한 복지 공약보다도 중요한 일이다.
학생의 대표로 선출된 학생회에게는 책임감과 그에 따른 희생과 봉사정신 등 많은 것이 요구된다. 학생회에 대한 이러한 요구사항과 업무 강도에 비해 그들에게 주어지는 혜택이 작을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학생회는 소속 학생들을 대표하고 있다는 것에 책임감을 가지고 임무에 임해야 한다.
이와 동시에 일반 학생 또한 학생회의 활동에 관심을 가지고 지켜봐야 한다. 그렇게 해서 그들이 올바르지 못한 행동을 하면 비판해야 하고, 책임과 의무를 다할 때는 칭찬과 응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