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는 오래전부터 공중화장실이나, 목욕탕 등에서 몰카에 대해 두려움을 느꼈다. 그러나 주변 의견을 들어보니 몰카는 뉴스에서만 접하는 남의 일, 정신 이상자의 잘못된 행동이라는 생각이 대다수였다. 그래서 이번 기사가 독자에게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을까 고민하기도 했다.
취재하면서 더 많은 자료를 조사한 결과, 우리 주변의 누군가는 몰카 피해를 겪고, 이로 인해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경우도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인터넷을 통해 빠르게 퍼지는 몰카 범죄의 특성상 빠른 조치가 이뤄져야 함에도 피해자들은 피해 사실을 알리기 두려워 경찰에게 신고하지 않고 개인적으로 일을 무마하고 싶어 한다는 것도 알게 됐다. 피해를 본 사람이 스스로 구제를 위해 노력해야 하고, 그 과정에서 2차 피해를 겪는 상황은 우리 사회의 잔혹한 이면을 보여준다.
그런 상황에서 지난 9월 정부는 피해자에 대한 심리적, 물리적 지원을 강화하고, 몰카 유통자와 구매자에 대한 규제강화와 함께 몰카 범죄 근절을 위한 다양한 제도를 보강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는 몰카를 단순한 장난, 호기심의 행동이라고 인식하고 있는 우리 사회에 몰카 범죄가 중범죄라는 인식을 심어줄 수 있는 계기가 됐다. 또 다른 측면에서는 피해자들에게 혼자서 해결하려 하지 말고 국가에 도움을 요청하라고 격려하는 신호가 됐으면 한다.
또 몰카가 유통되는 과정에서 유포자, 다운로더, 재유포자에 대한 더 실질적인 처벌이 강구되길 바란다.
몰카에 대한 단속, 징역형으로의 형벌 강화, 유통금지 등의 방법으로는 이를 완전히 해결하기 어렵다. 현행법에는 얼마든지 빠져나갈 구멍이 존재한다. 그래서 더 많은 의견을 듣고 일회성이 아닌 지속 해서 효과를 볼 수 있는 제도를 만들어야 한다.
지금도 불법 사이트에 몰카 영상을 유출하고 있는 당신, 다른 사람 몰래 촬영하고 있는 당신, 불법 몰카 영상을 보고 있는 당신.
당신의 행동으로 인해 피해자는 씻을 수 없는 상처를 받고 때로는 극단적인 결정을 내리기도 한다. 당신의 행동은 단순한 호기심, 장난이 아닌 징역형에 이르는 '범죄'다.
임정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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