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nners Maketh Pet : 매너가 반려동물을 만든다
Manners Maketh Pet : 매너가 반려동물을 만든다
  • 장민석
  • 승인 2017.12.04 13: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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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지난 9월 9일, 오후 10시 경에 전라북도 고창에서 산책을 하던 부부가 사냥개 4마리에게 물려 다치는 사고가 발생했다. 사고 당시 해당 견주는 술에 취해 있었고, 반려견에겐 입마개와 목줄이 채워져 있지 않은 상태였다. 피해자 중 남편은 엉덩이를 수차례 물렸고, 아내는 팔을 물려 살점이 떨어져 나가는 부상을 입었다.

 #2. 2016년 12월 29일 오후 2시경 경기도 용인시에서 한 할머니가 동네주민이 키우던 핏불 테리어에게 신체 곳곳을 물어 뜯겨 크게 다치는 사건이 발생했다. 피해 할머니는 한쪽 다리와 손가락의 일부를 잃는 영구장애를 얻었다.

 #3. 2005년 11월 10일 경기도 의왕시에서 초등학교 3학년 권모(9)군이 집에서 기르는 개에 물려 사망한 사고가 일어났다. 권 군을 사망케 한 개는 식용 목적으로 키우던 사냥개 잡종으로, 크기가 1.2m인 맹견이었다. 경찰과 구급대원이 맹견을 생포하려 했으나 실패했고 권총 3발을 쏴 사살했다.

 반려견 인구 1,000만 시대에 접어들면서 동물의 권리 보장에 대한 의식 또한 높아졌다. 하지만 동물의 권리를 보장하는 한편, 동물보다 사람의 권리가 먼저 존중받아야 한다는 목소리도 팽팽히 맞서고 있다. 개를 키우는 사람이 많아지면서 그에 따른 문제도 눈에 띄게 증가했기 때문이다. 한국소비자원 소비자위해감시시스템(CISS)에 따르면 2011년에는 200건대에 불과했던 반려견 물림 사고가 2015년부터 2017년까지 매년 1,000건 이상으로 늘어난 것으로 접수됐다.

 개가 사람의 단순 소유물이 아니라 더불어 살아가는 반려동물로 인식된 것은 이미 오래전 일이다. 그러나 반려견과 공존하는 삶 속에서 여러 문제가 발생함에도 불구하고, 이에 대해 반려인(반려 동물을 키우는 사람)의 경각심은 현저히 부족하다는 지적이 잇따른다. 이에 최근 반려견에게 교육시켜야 할 '펫티켓(펫+에티켓)'에 대한 논의가 급부상하고 있다.

'최시원 특별법' 대두

 펫티켓에 대한 논의는 지난 9월 30일 일어난 '한일관' 대표 사망사건 이후 재점화됐다. 연예인 최시원 씨의 반려견이 유명 한식당 '한일관'의 대표 김 모씨(당시 53세)를 물었고, 이후 김 모씨는 패혈증으로 사망했다. 매체를 통해 사건이 보도되자 논란이 거셌다. 이후 청와대 국민 청원 게시판에는 대형견에 대한 엄격한 관리·규제 시행을 위한 '최시원 특별법'의 제정을 촉구하는 글이 올라왔다. 해당 청원은 △대형견 목줄·입마개 착용 의무화 △반려견 분양 시 애견 전문 기관 교육 이수 의무화 △반려견에 의해 피해 발생 시 형사처벌 시행 △반려견 유기 행위 처벌 등을 주장했다. 이는 당시 3천 명 이상의 동의를 얻었고, 여러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도 반려동물에 대한 규제를 강화시키자는 여론이 형성됐다. 반려동물이 문제를 발생시킬 경우 해당 동물의 주인이 강도 높은 처벌을 받게 해달라는 요구 또한 빗발쳤다. 강남구청은 뒤늦게 최 씨의 아버지에게 동물보호법 위반(외출 시 목줄을 할 의무 위반)으로 5만 원의 과태료 처분을 내렸지만, 솜방망이 처벌에 불과하다는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외국과의 처벌 수위 비교

 미국의 경우 주마다 차이가 있지만, 공통적으로 개 물림에 의한 사고는 견주에게 모든 책임이 전가된다. 개에게 목줄을 채우지 않으면 경찰이 견주를 즉각 체포할 수 있고, 목줄을 하지 않은 개가 사람을 물었을 경우 견주는 1,000달러(한화 약 113만 원)의 벌금형 혹은 6개월 이하의 징역에 처하게 된다. 만약 개에게 물려 피해자가 사망에 이르렀을 시 견주가 관리에 소홀했다는 점이 드러나면, 최고 살인죄까지도 적용 가능하다. 또한 견주 처벌과는 별도로 사고를 일으킨 개도 처벌을 받는다. 법원에서 해당 개의 사회적 위험성에 대해 판결하면, 수의사와 행동교정사가 공격성 수위를 판단한 뒤 사회화 교육을 이수시키거나 혹은 안락사에 처한다.

 영국에서는 1991년에 제정한 '위험견법(Dangerous Dogs Act)'을 시행하고 있다. 이는 개가 주인의 통제에서 벗어나 위험을 발생시킬 경우에 주인에게 6개월 이하의 징역 또는 무제한 벌금형을 내리는 법이다. 만약 개가 사람을 물어 상해를 입힌다면 견주는 최대 5년의 징역형을, 피해자가 사망한다면 최대 14년의 징역형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견주가 반려견에게 목줄이나 입마개를 착용시키지 않으면 동물보호법 위반 명목으로 10만 원 이하의 과태료만을 부과한다. 만약 그로 인해 사람이 피해를 입으면 과실치상죄로 500만 원 이하의 벌금형이, 피해 정도에 따라 견주에게 중과실치상죄가 적용될 시 최대 5년 이하의 징역형이 내려질 수 있다. 미국과 영국에서 중과실치상죄에 해당하는 견주에게 최대 살인죄와 14년형을 선고할 수 있는 데 비해 우리나라의 최대 5년 이하 징역형은 처벌수위가 매우 낮은 편이다.

모두에게 요구되는 펫티켓

 펫티켓이 비단 반려인에게만 요구되는 것은 아니다. 올바른 반려견 문화를 위해 반려인과 비반려인 모두가 펫티켓을 숙지해야 한다. 반려인이 지켜야 할 펫티켓으로는 △외출 시 목줄 채우기 △배변봉투 지참 △다른 개와 접촉 시 상대방(견주)의 동의 구하기 △반려견이 사람을 문 적이 있거나 그럴 가능성이 있다면 입마개 착용시키기 △사람에게 위협을 가하는 행동을 하지 않도록 교육시키기 등이 있다. 비반려인에게 요구되는 펫티켓은 △큰소리로 반려견 놀라게 하지 않기 △반려견에게 접촉하기 전 반려인에게 동의 구하기 △목줄에 노란 리본을 부착한 반려견에게는 접촉 하지 않기 등이 있다.

 개에게 노란 리본을 다는 것은 '옐로우 독 프로젝트'로써 2012년 캐나다에서 시작된 펫티켓 운동이다. 현재 캐나다, 일본, 독일 등 47개국에서 진행 중인 이 프로젝트는 노란 리본을 단 개는 사람을 무서워하거나 심각한 질병을 앓고 있으니 접촉을 자제해야 한다는 것을 알리는 운동이다.

 개에게 노란 리본을 다는 것은 '옐로우 독 프로젝트'로 2012년 캐나다에서 시작된 펫티켓 운동이다. 현재 캐나다, 일본, 독일 등 47개국에서 진행 중인 이 프로젝트는 노란 리본을 단 개는 사람을 무서워하거나 심각한 질병을 앓고 있으니 접촉을 자제해야 한다는 것을 알린다.

 강호진(도시계획공학 1) 학생은 "반려인에게만 일방적으로 펫티켓을 강요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며 "상호간의 노력이 있을 때 올바른 펫티켓 문화가 정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펫티켓에 대한 반려인과 비반려인의 의견 <일러스트레이션=신예진 기자>

펫티켓, 바로 알고 지키자

 ※반려동물 행동교정 전문가 신영건 씨와의 인터뷰내용을 토대로 문답형식으로 재구성하였습니다.

 Q. 올바른 반려인이 되기 위해 반려인이 알아야 할 점은 무엇인가요?

 모든 개는 생후 5~8개월경이 서열화기입니다. 이 시기에 개들은 본능적으로 서열을 느끼고 확인합니다. 따라서 견주는 이 시기에 최소 두 달 정도 반려견에게 펫티켓 교육을 이수하게 하는 것이 좋고, 견주도 이 기간에 개의 본능과 행동심리에 대해 공부해야 합니다.

 간혹 펫티켓 교육을 애견 카페나 애견 놀이터 등에서 하려는 분들이 있는데, 대개 그런 시설은 전문 교정사가 아닌 일반인이 관리합니다. 개의 사회화 과정에 전문가가 아닌 일반 사람이 잘못 개입하면 오히려 개에게 악영향을 끼칠 수 있습니다. 때문에 펫티켓 교육은 전문기관에서 받으셔야 하고, 책을 참고하고 싶다면 개에 대한 연구가 잘 돼 있는 미국이나 영국의 동물행동학 서적을 참고하는 게 좋습니다.

 또한, 견주는 반려견의 양육환경에도 신경 써야 합니다. 예를 들어 반려견을 온종일 집에 혼자 놔두지는 않는지, 견주가 매일 적정량의 산책을 시켜줄 수 있는지, 산책을 못 시키는 날엔 어떤 대책이 있는지를 꼼꼼히 따져야 합니다. 이 정도의 양육환경이 갖춰져 있지 않다면 개를 입양하는 걸 삼가는 게 좋습니다.

 Q. 최근 최시원 씨 반려견 사건으로 인해 사고를 일으킨 견주에 대한 처벌을 촉구하고, 개에게 목줄과 입마개 착용을 의무화하자는 여론이 형성됐는데요, 이는 반려견 물림 사고에 대한 적절한 조치가 될 수 있나요?

 최시원 씨 반려견 사건과 최근에 발생한 개 물림 사고들을 볼 때, 사건의 해당 견주에 대한 처벌 기준을 강화해야 한다는 생각에 대해선 긍정적인 입장입니다. 하지만 반려견 문제는 처벌만이 능사가 아니라, 예방이 가장 우선시 돼야 합니다.

 흔히 예방이라 하면 목줄과 입마개 착용을 생각하시는데, 이는 잘못된 생각입니다. 예를 들어 대형견 도베르만의 경우 끌어당기는 힘이 350~500kgf 정도로 성인 남성조차 개를 통제하기 힘듭니다. 개의 종류와 힘에 따라 반려견을 통제하기에 목줄이 역부족일 수 있기에 가슴줄을 권장합니다. 또한 입마개는 개에게 엄청난 스트레스를 주기 때문에 사용을 권장하지 않습니다. 개는 땀샘이 발바닥에만 있기 때문에 주로 혀를 사용하여 체온조절을 하게 되는데, 입마개가 이를 방해하기 때문이죠. 다시 말해 목줄도 입마개도 올바른 사회화를 위한 절대적인 안전장치는 아닙니다.

 Q. 반려인들도 간혹 잘못된 지식으로 반려견을 통제하려는 경우가 있습니다. 특별히 알려주고 싶은 반려견 통제 방법이 있나요?

▲ <그림 제공=신영건 반려동물 행동교정사>

 흔히 소형견 견주들이 하는 실수인데, 개들이 서로를 경계할 때 자신의 반려견을 품에 안고서 상대 개를 보내려 합니다. 하지만 개에게는 개체 거리(어떤 동물 개체가 특별한 관계가 없는 동종의 다른 개체의 접근을 허용하는 최소 거리)가 있습니다. 쉽게 말해 도주 거리가 있는데 견주가 개를 안아버리면 반려견의 입장에선 도주 거리가 없어지는 것입니다. 이렇게 되면 반려견은 극심한 두려움을 느껴 짖게 되고 이것이 반복되면 차후에 또 다른 문제 행동을 야기할 수 있습니다.

 문제해결을 위해서는 △사회화 놀이 교육(사람과의 놀이를 통해 사회화를 배우는 교육) △휘슬과 명령, 간식을 통한 경계심 낮추기 △산책 시 개체거리 유지·좁힘 같은 훈련을 해줘야 합니다. 개체 거리 유지 훈련에서 다른 개와 지나칠 때는 개체 거리가 6m 이내로 좁혀지기 전 C자 형태로 우회하며 가시는 게 좋습니다.

 Q. 끝으로 반려인과 예비 반려인에게 당부의 말씀 부탁드립니다.

 개는 사람으로 치면 1살 정도의 지능 수준으로, 사고를 할 수 없습니다. 위탁 교육을 맡기며 "개가 자신을 버렸다고 생각하진 않을까요?", "개가 상처를 받진 않을까요?"라고 물으시는 분들이 간혹 있습니다. 다시 말씀드리지만 개는 인간이 하는 사고를 할 수 없습니다. 사람이 사회화를 배우기 위해 학교에 다니듯 반려견도 전문 훈련소에서 교육을 받아야 할 필요가 있다는 것을 명심해주셨으면 합니다.

장민석 기자
jjangstone@donga.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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