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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진짜 공감'하는 사람입니까?
손혜선 기자  |  0000@donga.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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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12.04  14:0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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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손혜선 기자

 대부분의 사람들은 재밌는 장면을 보면 웃고, 슬픈 장면을 보면 눈물을 흘린다. 이런 당연한 감정을 느끼지 못한 채 살아가는 사람의 삶은 어떨까?

 이번 기사를 쓰면서 만난 책 『아몬드』의 주인공 윤재는 웃는 방법을 모르고 감정을 느끼지 못하는 '감정표현 불능증'이다. 이 말은 그리스어에서 기원된 것으로 '영혼(감정)을 표현하는 단어가 없음'이라는 뜻을 갖고 있다. 감정표현 불능증을 겪는 사람은 타인은 물론이고 자신의 감정을 제대로 알아차리지 못한다. 스스로 감정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기 때문에 다른 사람의 감정을 예측하고 공감하는 것에도 어려움을 겪는다. 소설 속에서 윤재가 감정을 학습하는 모습이 낯설었지만 이상하게 공감도 됐다. 우리 모두는 감정을 표현하고 공감하는 일에 서툴기 때문에 배우고 훈련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공감과 이해는 현사회의 화두임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여전히 우리와 다른 감정을 표현하는 사람 혹은 그 감정 자체를 경계한다. 너무 쉽게 자신을 드러내는 감정과잉 시대는 아이러니하게도 공감부재사회로 이어지고 있다. 현대사회에서는 공감의 정서가 서서히 메말라 가는듯하다. 뉴스에 나오는 사건사고를 아무렇지 않게 지나치고 자신과 관련된 게 아니면 관심을 가지지 않는다. 어쩌면 가짜 공감과 값싼 동정으로 타인을 잘 이해하고 있다고 안심하고 만족하고 있지는 않은가.

 때때로 기자는 감정을 많이 표현하는 게 손해처럼 느껴질 때가 많다. 공감 받지 못할 바에는 억제해서 숨기는 게 낫다고 판단하거나 고의적으로 공감을 외면한다. 상대방에게 한 수 읽힌 기분이 불편하고 두려워 가짜공감을 택하는 것이다. 하지만 다르다고 생각했던 타인에게서 공통점을 찾기도 하고, 전혀 위로받지 못할 것 같았던 타인으로부터 위로 받기도 한다.

 결과적으로 우리는 사회적 공간에서 함께 살아갈 수밖에 없는 존재이다. 살면서 누구나 감정을 느끼지 못하는 윤재를 만나거나 윤재가 되기도 한다. 문득 윤재 같은 존재를 만난다면 그 사람의 생각이 잘못된 게 아니라 내가 남의 이야기에 공감할 여유가 없는 건 아닐까 생각해보자. 기자 역시 진실된 유대를 통해 먼저 손 내밀 수 있는 용기를 가지고 싶다.

손혜선 기자
line_is@donga.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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