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마실 '오늘의 커피'는 무엇인가요?
당신이 마실 '오늘의 커피'는 무엇인가요?
  • 박도원
  • 승인 2017.12.04 14: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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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지난달 9일 GS25는 올해 10월까지 '맥심 No.25'를 원두로 한 '카페 25'의 커피 누적 판매량이 5,150만 잔을 넘어섰다고 밝혔다. CU 편의점을 운영하는 'BGF리테일'의 커피 브랜드 '겟(GET)카페'의 커피 판매량도 지난 10월 4,500만 잔을 넘어섰다. 세븐일레븐의 '세븐 카페' 커피는 전국 4,200여 개 점포에서 3,700만 잔이 팔렸다. 우리나라 대표 편의점 3사의 하루 평균 커피 판매량은 약 15만 잔으로, 모두 합치면 약 44만 잔에 달한다.

 #2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성인 1명이 1년간 마시는 커피는 377잔으로 지난해 우리나라 사람들이 마신 커피 잔 수는 250억 5,000만 잔에 이른다. 커피 판매시장 규모도 지난해 6조 4,041억 원으로 2015년보다 11.1%p가 증가했다.

 아침에 캠퍼스 주변을 둘러보면 커피를 마시며 등교하는 학생들의 모습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권성아(글로벌비즈니스학 3) 학생은 "아침에 커피를 사는 것이 하루 일과 중 하나가 됐다. 커피가 피로회복제 같은 느낌도 든다"고 말했다. 과거와 달리 요즘 커피는 지친 현대인들에게 여유와 활력을 주는 필수식품이 됐다. 매일 습관처럼 마시는 커피. 우리는 커피에 대해 얼마나 잘 알고 있을까?

원두로 '최애 커피' 찾기

▲ 가공 전 커피열매 <출처=unsplash>

 좋은 커피 열매를 재배하려면 까다로운 기후 조건을 갖춰야 한다. 연 평균 기온이 15~24℃ 정도로 유지되야하며, 최고기온이 30℃를 넘지 않아야 하고 최저기온이 5℃ 아래로 떨어져서는 안 된다. 강한 햇빛과 열에 약하기 때문에 다른 나무를 함께 심어 그늘도 만들어줘야 한다. 또한 고지대일수록 양질의 커피가 생산된다.

 콜롬비아, 코스타리카, 에티오피아 등 어디에 위치해 있는지는 잘 모르지만 한번쯤 들어본 이 국가들은 세계 최대 커피 생산국가다. 이 나라들은 모두 아라비카 품종의 커피를 재배한다. 아라비카 원두는 다른 원두에 비해 맛과 향이 뛰어나며 카페인의 함유량도 적어 대부분의 커피전문점에서 사용하고 있다. 아라비카 원두 안에도 다양한 품종과 특징이 있다.

 ① 콜롬비아 수프레모
 남아메리카에 위치한 콜롬비아에서 재배되는 수프레모는 대체로 부드러우며 적당히 쓴맛이 난다. 때문에 커피의 신맛을 싫어하는 사람들에게 추천하기 좋다. 맛의 밸런스가 좋고 부드러운 커피이다.

 ② 에티오피아 예가체프
 에티오피아에서 재배되는 예가체프는 은은하고 싱그러운 향의 커피로 신맛이 강하게 느껴진다. 원두에서 나는 강한 꽃향기 때문에 호불호가 많이 갈린다고 한다.

 ③ 브라질 산토스
 향이 뛰어나고 단맛과 신맛, 쓴맛이 골고루 조화를 이루며 식었을 때 신맛이 더욱 강해진다. 주로 블렌딩할 때 베이스 원두로 많이 쓰인다.

 ④ 케냐 AA
 아프리카의 킬리만자로 산 동쪽의 케냐에서 재배된다. 강하게 볶으면 과일의 향과 단맛을 느낄 수 있고 더불어 강한 신맛도 느껴져 단맛과 신맛의 조화를 느낄 수 있다.

 ⑤ 코스타리카 SHB
 코스타리카는 국가에서 아라비카 품종만 생산하도록 지정할 만큼 완벽한 커피를 추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SHB는 해발 1,500m 이상의 고지대에서 생산된 고품질의 커피로 신맛이 강하며 바디감(입안에 커피를 머금었을 때 느껴지는 커피의 질감)이 풍부해 커피의 향을 오랫동안 간직할 수 있다.

 ⑥ 인도네시아 만델링
 인도네시아에서는 보통 저품질 커피인 로부스타가 생산되지만, 일부 지역에서는 고품질 커피를 생산하고 있다. 그 중 만델링은 아주 강렬한 바디감과 풍부한 향을 가진다. 신맛은 약하고 쓴맛이 강하게 느껴지기 때문에 쓴맛을 선호하는 원두커피 마니아들에게 인기가 있다.

 이처럼 원두마다 지니고 있는 맛과 향이 모두 다르다. 때문에 커피를 제대로 즐기고 싶다면 다양한 원두를 맛보고 난 뒤 자신의 '최애' 커피를 찾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한 가지 종류의 원두만을 사용해 커피를 내릴 수도 있지만, 더 풍부한 맛과 향을 얻기 위해 두 가지 이상의 원두를 섞기도 한다. 이 과정을 '블렌딩'이라고 하는데, 커피숍마다 고유한 에스프레소 맛이 있는 이유는 바로 이 때문이다. 승학캠퍼스 근처의 로스터리 카페 '투맨'을 운영하는 오석주 대표는 "단종의 원두를 사용하면 그 원두가 가진 한 쪽 맛에 치우치게 된다. 우리 가게에서는 브라질, 콜롬비아, 과테말라와 같은 중남미 지역 원두를 블렌딩해 사용하고 있다"며 "어떤 종류의 원두를 어느 비율로 블렌딩 하는가에 따라 맛과 향이 달라진다"고 말했다. 때문에 각 원두의 특징을 충분히 숙지 한 후 단맛, 신맛, 쓴맛, 바디감 등의 밸런스를 맞춰서 블렌딩하는 것이 중요하다. 블렌딩한 원두는 각 커피숍의 개성과 경쟁력이 된다.

쓴맛만 나는 아메리카노? NO!

 학생들에게 가장 인기 있는 커피 메뉴는 단연 아메리카노다. 김다솜(국제무역학 4) 학생은 "다른 메뉴에 비해 가격이 저렴해 즐겨 마셨지만 이젠 특유의 깔끔한 맛과 칼로리가 낮다는 점이 마음에 들어 아메리카노만 마신다"고 전했다. 김다솜 학생과 같이 아메리카노의 맛을 좋아하는 사람이 있는 반면, 그 특유의 맛을 싫어하는 사람도 있다. 류지선(독어독문학 4) 학생은 "로스팅 과정에서 원두를 태우기 때문에 쓴맛이 난다고 알고 있다. 쓴맛을 싫어해 아메리카노를 마시지 않는다"고 상반된 의견을 표했다.

 커피는 기호식품이다. 진하고 깊은 쓴맛의 커피를 좋아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깔끔한 뒷맛의 신맛 커피를 즐겨 마시는 사람들도 있다. 커피의 맛과 향은 원두에 따라 결정된다. 그리고 이 원두의 맛과 향은 로스팅 단계에서 달라질 수 있다. 따라서 로스터(로스팅 하는 사람)는 생두의 특성을 잘 파악해야 하며 바리스타 또한 소비자의 기호에 맞게 적절한 추출기법을 사용해야 한다.

▲ 커피의 8가지 로스팅 단계 <사진 출처=WIKIMEDIA COMMON> <일러스트레이션=신예진 기자>

 커피는 로스팅 정도에 따라 약배전부터 강배전까지 순서대로 △라이트 로스팅 △시나몬 로스팅 △미디엄 로스팅 △하이 로스팅 △시티 로스팅 △풀시티 로스팅 △프렌치 로스팅 △이탈리안 로스팅으로 총 8단계가 있다. 약배전일수록 쓴맛이 덜 나는 연한 커피가, 강배전일수록 쓴맛이 많이 나는 진한 커피가 된다.

 그라인딩(원두를 분쇄하는 것)과 탬핑(포터필터에 담긴 그라인딩된 커피 가루를 눌러 다지는 것)도 커피의 맛과 향을 결정하는 중요한 단계다. 분쇄된 원두의 입자가 크면 연한 커피(과소추출)가, 입자가 작으면 진한 커피(과다추출)가 추출된다. 또한 탬핑의 강도가 세면 입자 사이의 밀도가 작아져 물이 빠져나오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과다추출되고, 반대로 약하면 과소추출된다.

 에스프레소 기계로 추출할 경우 신맛, 단맛, 쓴맛, 잡맛 순서대로 에스프레소가 추출된다. 적당한 그라인딩과 탬핑을 거친 커피가 25초 정도 추출되면 밸런스 있는 맛과 향을 즐길 수 있다.

 만약 커피의 쓴맛을 싫어한다면 '리스트레토'로 주문하면 된다. 리스트레토는 쓴맛이 나기 전 추출을 중단해 연한 맛을 느낄 수 있게 15초 정도 내리는 커피를 일컫는다. 반면, 쓴맛을 좋아하고 진하게 마시고 싶은 사람은 '룽고(또는 롱고)'로 주문하면 된다. 룽고는 샷을 길게 뽑아 쓴맛과 잡맛을 모두 뽑아내는 커피인데 오래 추출하는 만큼 카페인 함유량이 높아진다는 데 주의해야 한다.

알고 마시면 더 맛있다

 아메리카노, 카페라테, 캐러멜 마키아토, 카푸치노 등은 우리가 매우 쉽게 접하는 커피 종류이다. 하지만 우리는 이 메뉴 이름들이 정확히 무엇을 뜻하는지, 또 어떤 방식으로 만들어지는지는 잘 알지 못한다.

 아메리카노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알고 있듯 적당량의 물에 에스프레소를 희석시킨 커피를 말한다. 물과 에스프레소의 비율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커피 맛이 달라진다.

 카페라테와 카푸치노는 비슷하면서도 다르다. 카푸치노는 스팀 우유는 적게 넣고 우유 거품을 많이 낸 커피다. 우리나라에서는 카푸치노 위에 보통 시나몬 가루를 뿌려주지만, 외국에서는 대개 초콜릿 파우더를 뿌린다. 반면에 카페라테는 스팀 우유의 양이 많고 우유 거품의 양이 적다. 따라서 흰 우유로 크레마(추출된 에스프레소 원액 위의 황금빛의 크림) 위에 그림을 그리는 것은 카페 라테에만 가능하다. 라테의 아트는 커피의 풍미를 높여주는 데 한 몫 한다. 카푸치노는 거품의 양이 많아 그 위로 그림을 그리기 어렵다.

 '달달함'의 대명사인 캐러멜 마키아토는 에스프레소로 캐러멜 소스를 녹인 뒤 스팀 우유를 넣고 거품을 올려 만든다. 이때 거품은 두껍지 않게 점을 찍는 느낌으로 2~3스푼 정도 올려야 한다. '마키아토'라는 말은 '얼룩진', '점찍다'라는 이탈리아어인데, 크레마 위에 우유 거품을 얹었을 때 얼룩이 진 것처럼 보여 붙여진 이름이다.

   
▲ 에스프레소 기계에서 에스프레소를 추출하고 있다. <출처=카페 '투맨'>
   
▲ 더치커피 원액이 종류별로 진열돼 있다. <출처=카페 '투맨'>

 이러한 에스프레소 음료 외에 우리나라에서 지난해부터 꾸준히 사랑받고 있는 커피가 있다. 바로 콜드브루(또는 더치커피)다. 에스프레소는 높은 압력을 가해 뜨거운 물로 빠른 시간 안에 추출하는 반면에 콜드브루는 차가운 물을 이용해 한 방울씩 추출해내는 커피다. 이때 추출된 원액을 물에 희석하여 마신다는 점에서 아메리카노와 비슷하다고 느낄 수 있지만 아메리카노보다 쓴맛이 덜하며 더욱 부드럽고 깔끔하게 느껴진다. 에스프레소에 비해 지방산이 적어 위장에 무리가 덜 가는 건강한 커피이기도 하다.

 마지막으로 소개할 커피의 종류는 드립 커피이다. 크게 기계식 드립과 핸드드립으로 나뉠 수 있는데 원리는 같다. 원하는 분쇄도로 원두를 그라인딩한 뒤 이를 여과지를 끼운 드리퍼에 넣고 물을 부어 우려낸다. 물이 여과지에 닿거나 물줄기의 굵기가 조금만 달라지거나 흐트러져도 커피의 맛은 달라진다. 따라서 핸드드립 커피를 만들 때는 바리스타의 실력이 매우 중요하다.

진화하는 커피의 세계

 커피에도 트렌드가 있다. 커피의 트렌드에 따라 블렌딩이나 로스팅 방식도 변화한다. 최근에는 쓴맛이 나는 다크한 커피가 트렌드로 떠오르고 있다. 오석주 대표는 "예전엔 커피를 덜 볶아 신맛이 나게 하고 향을 돋보이게 했었다면 요즘엔 다크한 커피를 많이 선호한다. 원두를 많이 볶아 쓴맛이 나게 하는 편"이라고 전했다.

 커피의 소비량이 점점 증가하면서 가정에서도 질 좋은 커피를 내려 마시고자 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커피를 사서 마시는 것을 넘어서 '내 취향에 맞는', '맛있는' 커피를 직접 집에서 내려 마시는 것이 유행하고 있는 것이다. 오석주 대표는 "특정 원두를 선호하는 고객의 고정 수요가 많다"고 말하며 "소비자들의 니즈에 맞춰 주로 방학 때 홈카페 클래스를 운영하고 있다"고 전했다.

 가정에서 커피를 내려 마시기 위해 가장 많이 사용되는 기계는 커피메이커이다. 물론 가정에서도 에스프레소 기계를 사용할 수 있지만, 가격이 비싸고 관리가 쉽지 않은 등의 단점이 있다. 커피메이커는 드립 커피 방식으로 커피를 추출하는데 사용법은 아주 간단하다. 원두 가루를 담은 필터를 기계에 넣고 물통에 물을 부은 후 조금만 기다리면 커피가 완성된다. 이러한 기계식 드립 커피는 간편하다는 장점이 있어 바쁜 현대인들에게 적합하다. 하지만 조금 더 여유가 있다면 핸드드립으로 커피를 내려 보는 것도 좋다. 전문 바리스타처럼 정석대로 추출하기는 어렵겠지만, 조금 서툴러도 직접 드립해 마시는 재미를 느낄 수 있다.

▲그라인더 ▲탬퍼 ▲핸드드립 ▲모카포트 <일러스트레이션=신예진 기자>

박도원 기자·소혜미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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