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 Too #With Yo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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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현주 기자
  • 승인 2018.03.05 15: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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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현주 편집국장

 지난 1일, 문재인 대통령은 3·1절 기념사에서 일본의 과거 만행에 대한 반성을 촉구했다. 또 일본군 '위안부'(이하 위안부) 문제에 대해 "가해자인 일본 정부가 '끝났다'고 말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2015년 '한·일 위안부 합의'로 위안부 피해자 문제가 종결됐다고 주장하는 일본 정부에 대한 비판이다.

 국내에서 위안부 피해 사실이 수면 위로 떠오른 것은 1991년 고(故) 김학순 할머니의 증언 덕분이었다. 당시 김학순 할머니는 기자회견을 열고 본인의 전쟁 중 피해 경험을 증언했다. 이후 다른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의 증언이 이어지면서 일본 정부의 공식적인 사과를 요청하는 수요집회가 1992년에 처음 시작됐다.

 위안부 문제 해결 촉구의 시작이 김학순 할머니였다면 오늘날 국내 미투운동(#MeToo·성범죄 피해 사실을 밝히며 그 심각성을 알리는 캠페인)의 포문을 연 것은 서지현 검사였다. 지난 1월, 서 검사는 8년 전 자신이 겪은 성폭력 피해 사실을 폭로했다. 현재 미투운동은 법조계를 넘어 문화예술계, 종교계, 언론계, 대학가 등으로 너 나 할 것 없이 번져나가고 있다. 우리 사회 내 성역 없이 존재했던 왜곡된 권력의 추악한 단면이 드러난 것이다.

 일부 사람들은 미투운동의 진정성을 의심하기도 한다. 그들은 주로 '불순한 목적이 있을 것'이라거나 '왜 오랜 시간이 지난 지금에 와서야 폭로를 하느냐'는 등의 이유로 미투의 진위를 의심한다. 이들의 모습은 '위안부 할머니들이 진짜 피해자인지 믿을 수 없다'거나 '금전적인 보상을 원하는 것이다'라며 할머니들을 폄하하는 일본 정부의 모습과 어쩐지 닮아있다. 그들에게는 광복 50년이 지난 후에야 봇물처럼 터져 나온 위안부 할머니들의 피해 증언 또한 불순한 것으로 치부되는 것일까.

 2007년 미국 의회에서의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청문회를 배경으로 한 영화 <아이캔스피크>(감독 김현석, 2017)에 등장하는 나옥분(나문희 분) 할머니는 평생 위안부 피해 사실을 숨긴 채 살아왔다. 그러다 친구인 문정심(손숙 분) 할머니가 치매로 청문회에 설 수 없게 되자 용기를 내어 피해 사실을 대신 증언한다. 영화에서 일본 정부는 옥분 할머니가 위안부 피해자임을 믿을 수 없다며 제시한 문서 또한 조작된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러자 옥분 할머니는 자신의 옷을 걷어 올려 상처로 가득한 자신의 배를 드러내 보이며 말한다. "증거가 없다고? 내가 살아있는 증거요."

 옥분 할머니와 같은 위안부 할머니들이 광복 후에도 입을 다물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일본 정부도, 총칼도 아니었다. 성폭력 피해자가 자신의 고통을 호소하지 못하고 침묵할 수밖에 없게 만든 것은 가부장적인 한국 사회였다. 우리 사회는 피해자의 입을 틀어막은 또 다른 가해자였다.

 위안부 할머니들로부터 시작된 피해자들의 공감의 목소리는 오늘날 미투운동이 되어 해시태그(#)를 달고 사회의 경종을 울리고 있다. 우리는 항상 피해자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야 하며 더 많은 고통에 공감하고 연대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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