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리컵, 알고 계신가요?
생리컵, 알고 계신가요?
  • 소혜미 기자
  • 승인 2018.03.05 16:0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지난달 9일, 국내에서도 생리컵 판매가 시작됐다. 지난해 여름 생리대 유해물질 파동 이후 일회용 생리대의 대안용품으로 생리컵이 이목을 끌었다. 우리 대학교 제32대 '여기 愛' 총여학생회도 지난해 10월 페이스북을 통해 생리컵을 비롯한 여성용품의 공동구매를 진행한 바 있다. 공동구매를 진행한 제32대 '여기 愛' 부총여학생회장 최자연(경영학 4) 학생은 "공동구매 진행 시 약 60명의 여학우가 참여했고, 그중 생리컵의 수요는 약 20개 정도였다"고 전했다.

 하지만 아직까지 주변에서 생리컵을 사용한다는 사람을 찾기는 쉽지 않다. 유럽이나 미국에서는 주로 일회용 삽입형 생리대인 탐폰을 사용해온 반면 우리나라 여성은 대부분 일회용 패드형 생리대를 사용하고 있다. 실제로 우리 대학 여학생들을 상대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563명 중 54.9%(309명)가 일회용 패드형 생리대만을 사용하고 있다고 답했다. 우리나라에서는 생리컵이 최근에서야 이름을 알리고 있지만, 사실 생리컵은 1930년대에 발명됐다. 나이로 따지면 생리컵은 여든 살인 셈이다. 이토록 오랜 역사에도 불구하고 이 혁신적인 발명품의 대중화를 막은 여성들의 걱정은 무엇이었을까?

정말 안전할까?

 식약처는 지난해 5월 전국 17개 시·도에 거주하는 가임기 여성 1,028명을 대상으로 생리용품 사용현황을 조사했다. 그 중 생리컵 미경험자 982명의 생리컵 호감도 조사 결과, '호감이 있다'는 응답이 31.6%(311명), '호감이 없다'는 응답이 68.4%(672명)를 차지했다. 우리 대학 하진희(화학 4) 학생은 "인체에 삽입하는 생리용품을 재사용한다는 것이 비위생적으로 느껴져 사용이 꺼려진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그러나 다수가 우려하는 것과는 달리, 대한산부인과의사회는 "생리컵은 실리콘으로 제작되기 때문에 세균이 잘 번식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사용 전 깨끗한 물로 씻은 후 끓는 물에 5분 정도 소독해야 한다. 단, 전자레인지에 넣는 방식의 소독은 피해야 한다"고 생리컵의 올바른 사용 방법도 밝혔다.

 생리컵은 식약처의 안전성 및 유효성 검토와 중앙약사심의위원회의 자문을 거쳐 지난해 12월 판매를 허가 받았다. 생리컵은 유효성 평가에서 △생리혈 샘 방지 △편리함 △편안함 △활동성 등의 항목에 합격점을 받았으며 안전성 평가 결과, 생리컵 사용 후 독성쇼크증후군이 발생한 사례는 없었다. 휘발성유기화합물(VOCs) 10종에 대한 조사에서도 생리컵은 인체에 유해한 영향을 미치지 않는 낮은 수준을 함량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됐다. 하지만 질에 상처가 있거나 생리컵이 장시간 질 내에 삽입되어 있으면, 드물게 탐폰을 장시간 착용했을 때와 같이 독성쇼크증후군이 발생할 수도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또한 실리콘 및 고무에 알레르기 반응이 있거나 질 내 진균·세균 감염이 의심되는 사람, 독성쇼크증후군을 경험한 사람 등은 생리컵을 사용하지 말아야 한다. 지나치게 저가인 상품의 경우 의료용이 아닌 공업용 실리콘을 사용해 만들 수 있으니 확인은 필수다.

 우리 대학 산부인과학교실 한명석(의학) 교수는 "생리컵은 개인의 신체활동량이나 생리혈의 양에 따라 4~6시간 마다 교체해야 하며 최대 12시간까지 사용 할 수 있다. 또, 위생을 위해 적어도 2년마다 새 제품으로 교체하는 것이 좋다"고 알렸다. 또한 "질염이 있는 경우는 2차 감염을 예방하기 위해 완치될 때까지 사용하지 말아야 하며, 교차감염을 막기 위해 타인과 함께 사용해서는 안 된다. 사용 중 알레르기 반응이나 통증 등 부작용이 생긴다면, 즉시 사용을 중단하고 전문의와 상담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레나컵, 루넷컵, 디바컵, 메루나컵…
내게 맞는 '골든컵' 찾기

 "생리컵 종류가 너무 많아 무엇을 선택해야 할지 고민만 하고 있어요."

 자신에게 맞는 생리컵을 선택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생리컵에는 다양한 종류가 있으며 종류에 따라 디자인은 물론 길이, 두께, 경도(단단한 정도) 등에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자신에게 잘 맞는 생리컵, 일명 '골든컵'을 찾기 위해서는 먼저 자신의 포궁 경부 길이를 재야한다. 이에 따라 사용해야 할 생리컵의 길이도 달라지기 때문이다. 포궁 경부의 길이를 재기 위해서는 손을 깨끗이 씻고 중지를 질에 넣어 포궁 경부까지의 길이를 손가락으로 측정한다. 이는 자연스러운 방법이지만, 혹 이 방법이 부담스럽다면 산부인과에서 잴 수도 있다. 보통 출산 경험이 없는 사람은 소형을, 출산 경험이 있거나 생리혈의 양이 많은 사람은 대형을 사용한다. 생리컵 삽입이 두렵다면 소형부터 시작하는 것도 좋다.

 이제 컵의 경도를 선택해야 한다. 부드러운 컵은 삽입·제거하기 편하고 사용감이 좋아 방광이 민감한 사람이나 생리컵 삽입이 부담스러운 초보자가 사용하기 좋다. 경도가 낮은 컵으로는 대표적으로 △릴리컵 △메루나컵 소프트 △슈퍼제니컵 △페미사이클이 있다. 반면에 평소 활동량이 많은 사람은 경도가 높은 단단한 생리컵을 사용할 것을 권장한다. 활동량이 많은 사람은 질 근육이 발달해 부드러운 컵 사용 시 삽입 후 생리컵이 완전히 펴지지 않을 수 있다. 완전히 펴지지 않으면 생리혈이 샌다. 단단한 컵은 삽입 후 쉽게 펴지므로 피가 샐 염려가 없어 운동을 즐겨 하는 사람에게 좋다. 대표적으로 △레나컵 △메루나컵 클래식/스포츠 △문컵이 있다.

 꼬리가 밸브형으로 만들어진 생리컵도 있다. 이는 다른 생리컵과는 달리, 컵을 뺐다 끼웠다 하지 않고도 생리혈을 비울 수 있다는 장점을 갖고 있다. 컵을 착용한 상태에서 꼬리부분을 손가락으로 눌러주면 보다 간편하게 생리혈을 비울 수 있다. 밸브형 생리컵에는 에이프리 이지컵, 바디베이컵 등이 있다.

 다만 자신에게 부드러운 컵이 맞는지, 단단한 컵이 맞는지를 알기 위해서는 생리컵을 사용해 봐야만 한다. 처음으로 구매한 컵이 골든컵이 될 수도 있고, 맞는 컵을 찾기까지 몇 년이 걸릴 수도 있다. 이는 생리컵의 가격과 사용기간을 고려했을 때 단점으로 꼽힌다. 하지만 일단 자신의 골든컵이 무엇인지 찾고나면 장기간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생리대보다 훨씬 경제적이다. 구매 전 자신의 몸에 대해 살펴보고 여러 생리컵의 특성을 잘 파악한다면, 보다 쉽게 자신에게 맞는 컵을 선택할 수 있을 것이다.

소혜미 기자
1403438@donga.ac.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부산광역시 사하구 낙동대로550번길 37 (하단동) 동아대학교 교수회관 지하 1층
  • 대표전화 : 051)200-6230~1
  • 팩스 : 051)200-6235
  • 청소년보호책임자 : 권영성
  • 명칭 : 동아대학교 다우미디어센터
  • 제호 : 동아대학교 다우미디어센터
  • 등록번호 : 대전 가 00000
  • 등록일 : 2017-04-05
  • 발행일 : 2017-05-01
  • 발행인 : 이해우
  • 편집인 : 권영성
  • 동아대학교 다우미디어센터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동아대학교 다우미디어센터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