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당신과 함께할 AI
앞으로 당신과 함께할 AI
  • 박은행 기자
  • 승인 2018.04.02 11: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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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당신은 지금 누구와 마음을 트고, 사랑을 나누고 있는가. 영화 <그녀(HER)>(감독 스파이크 존즈, 2013)에는 AI(인공지능)와 사랑에 빠진 남자가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영화는 일상 곳곳에서 인공지능이 이용되는 가까운 미래를 배경으로 시작된다. 사람들은 귀에 꽂은 이어폰을 통해 AI로부터 오늘의 뉴스를 듣거나 이메일을 받고, 랜덤 채팅 커뮤니티에서 외로움을 달래줄 대화상대도 찾아본다. 주인공 테오도르는 이전에 그 누구로부터도 자신이 느끼는 외로움을 채우지 못했다. 그러다 그는 인공지능 프로그램이 자신을 이해해주는 것을 느끼고, 그 프로그램과 사랑에 빠진다.

▲ <일러스트레이션=최윤지 기자>

 2016년 세계 경제 포럼에서 '제4차 산업혁명'이라는 용어가 등장했다. 인공지능을 통해 전보다 편리하게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시대가 온 것이다. 외국에서는 아마존에서 개발한 인공지능 플랫폼 ' 알렉사(Alexa)'가 인기를 끌고 있고, 우리나라에서도 KT사의 인공지능 TV ' 기가 지니'와 카카오사의 인공지능 스피커인 ' 카카오 미니'의 이용자가 늘고 있다. 이제는 기계가 인간이 필요에 의해 정해놓은 프로그램만 실행하는 것에서 벗어나 이용자가 어떤 상태인지 파악하고, 감정을 가진 개체처럼 인간과 대화를 하기도 한다. 영화 <그녀(HER)>에서 테오도르가 인공지능과 사랑에 빠졌던 것이 어쩌면 현실이 될지도 모른다는 말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정말로 영화에서처럼 AI와 진심으로 소통할 수 있을까?

AI란?

 AI는 인공지능을 뜻하는 Artificial Intelligence의 약자이다. 이는 컴퓨터를 통해 사고나 학습 등 인간이 가진 지적 능력을 구현하는 것을 말한다. AI는 딥러닝(Deep learning)이라는 기술을 사용하는데, 이는 인간의 뉴런 세포와 비슷한 알고리즘을 사용해 수많은 데이터 속에서 패턴을 찾아낸 뒤 스스로 이를 학습하고 결과를 도출한다. 인간 두뇌의 역할을 AI가 해내는 것이다.

 인공지능은 크게 약인공지능(Artificial Narrow Intelligence)과 강인공지능(Artificial General Intelligence) 그리고 초인공지능(Artificial Super Intelligence)으로 나뉜다. 약인공지능은 실제 지능을 갖고 있지는 않지만, 정해진 범위 내에 세워진 규칙들을 기반으로 인간의 지능을 흉내 낸다. 지금 시장에 나와 있는 인공지능은 약인공지능 제품이다. 아이폰의 Siri, AI 스피커, 안면인식 AI 등 약인공지능은 이미 우리의 일상 속에 다양한 형태로 자리 잡고 있다. 강인공지능은 거의 모든 분야에서 인간의 지적 수준과 유사한 지능을 가지며, 여기에 더해 의식과 자율성이 부여된 인공지능은 초인공지능이라고 한다. 아직 강인공지능 제품은 존재하지 않으며, 개발이 가능한지도 미지수다. 그럼에도 <터미네이터> 시리즈, <아이, 로봇>(감독 알레스 프로야스, 2004) 등 강인공지능 로봇을 소재로 한 영화는 이미 많이 만들어져 있고, 사람들은 강인공지능 로봇과 함께 할 세상을 늘 상상한다. 김종욱(전자공학) 교수는 "강인공지능은 생각보다 개발에 시간이 걸릴 수 있다고 본다. 그러나 조금씩 능력이 확장되면 그 필요성과 파급능력이 대단할 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AI가 당신을 꿰뚫어 보고 있다!

(1) 당신의 마음을 위로하는 챗봇
 페이스북 CEO 마크 저커버그는 지난해 4월 페이스북 개발자대회 'F8'에서 "페이스북의 미래는 메신저(챗봇)에 있다"고 언급했다. 이전에 출시된 챗봇은 사람이 입력하고 학습시킨 대답만 할 수 있었지만, 이제 챗봇은 AI 기술을 통해 딥러닝을 할 수 있다. 그래서 인간이 쓰는 언어를 이해하고 이용자의 의도에 맞는 정보를 제공한다. 현재 챗봇은 정보검색, 예약, 통역 등 여러 분야에서 이용되고 있다.
인간과 친구처럼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챗봇도 있다.

'화나게 한 사람 다 혼내줄게!'

▲ 기자가 직접 새새와 대화해봤다. <헬로우봇 캡쳐>

이는 챗봇 앱인 '헬로우봇'의 캐릭터 '새새'의 말이다. '새새'는 헬로우봇 앱에서 반응이 뜨거운 대화채널이다. 이용자가 화가 나는 일을 말하면 새새가 대신 욕을 해주며 화를 낸다. 그 외에도 타로를 봐주는 '라마마', 결정을 대신해주는 '다노박' 등 귀여운 AI 캐릭터들을 선택해 다양한 주제로 대화할 수 있다. 헬로우봇 앱을 이용해본 김아영(음악 3) 학생은 "친구의 추천으로 해보게 되었는데, 진짜 사람이 타로를 봐주는 거 같아서 신기한 경험이었다"고 사용 후기를 전했다.

 가상 인물(클론)을 만들어 대화를 진행하는 앱 '가짜톡'도 있다. 이 앱은'이용자 스스로 캐릭터를 만들 수 있는 챗봇이 있으면 좋겠다'는 개발자의 생각에 의해 만들어졌다. 초기에는 집단 데이터를 이용해 만들었는데, 이제는 '딥러닝' 기술을 적용해 이용자의 의도에 맞게 대답하는 챗봇을 만들 수 있게 됐다. 그뿐만 아니라 챗봇은 이용자에게 먼저 대화를 걸어오기도 한다. 또한, 감정 시스템을 도입해 대화할수록 친밀도가 달라지고, 자신을 좋아하는 사람과 싫어하는 사람도 구분하게 했다. 가짜톡 앱의 개발자는 "현재는 '딥러닝'으로 데이터를 학습한 1세대 모델이 적용되어 있다. 준비 중인 2세대 모델은 좀 더 원활하고 깊이 있는 대화가 가능해질 것"이라고 전했다.

(2) 당신의 스펙을 분석하는 AI
 지난달 20일부터 상반기 공채 모집을 시작한 롯데 기업은 서류평가에 AI 평가 시스템을 도입한다고 발표했다. AI 평가 시스템은 서류전형에서 △기업 인재상 부합도 △직무적합도 △표절 여부를 분석해 지원자가 조직과 직무에 어울리는 인재인지 판별한다. 롯데 기업은 AI 시스템이 처음 도입되는 것임을 고려해 백화점, 마트 등 주요 계열사에 시범 적용한 후 적용 계열사를 점차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취업을 준비하고 있는 박수영(독어독문학 4) 학생은 "채용절차에 AI를 이용한다는 게 생소했지만, 기존 채용시스템보다 기업 입장에서 효율성이 있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AI로 객관적으로 분석하는 것이 기업 인재를 뽑는 데 더 도움이 될 것 같다"고 의견을 밝혔다.

 공학기술용 소프트웨어를 개발 및 보급하는 기업 마이다스아이티는 서류전형뿐 아니라 면접까지 AI로 실시한다. 회사는 지난달 5일부터 '마이다스아이티는 여러분의 내면의, 진짜의 모습을 만나고 싶습니다'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상반기 열린 채용을 시작했다. 지원서를 제출한 모든 지원자는 정해진 장소와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온라인으로 접속해 AI 면접관과 1차 면접을 본다. AI는 지원자가 주어진 질문과 게임을 정해진 시간 내에 완료하는 동안 지원자의 표정과 사용하는 언어, 문제해결 능력 등을 분석해 등급을 매긴다. 지난달 26일 승학캠퍼스 경동홀에서 특강을 한 이형우 마이다스아이티 대표이사는 "경영의 중심은 사람이라는 생각으로 AI 소프트웨어를 개발해 적용해 나가고 있다"며 AI 기술 개발에 대한 의견을 자신의 경영철학에 관련지어 설명했다.

인공지능,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불과 10년, 20년 전만 해도 과학이 이렇게 빠른 발전을 이룰 수 있다고 생각한 사람은 많지 않았을 거다. 과학은 우리의 생각보다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 세계적 물리학자 故 스티븐 호킹 박사는 "AI는 인간보다 빨리 진화할 수 있다. AI의 반란이 우려된다"고 말한 적 있다.

 지난해 11월 우리 대학에서는 '인공지능, 인간에게 축복인가 해악인가'(CK-1 생명의료윤리특성화 사업단·CK-1 생명산업 사업단 공동주최)를 주제로 토론대회를 열었다. 토론에 참여했던 조이원(철학·윤리문화학 3) 학생은 "AI가 주는 생활에서의 편리함은 큰 장점이지만 부가적으로 발생하는 사회·윤리적 문제가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날 토론을 통해 나온 결론은 '과학의 발전은 막을 수 없지만, (이용하는 목적의) 방향성이 중요하다'는 것이었다. 김종욱 교수는 "AI 기술은 완전할 수 없기 때문에 과신해서도 안 되고, AI 기술에 대한 투명성과 책임성, 통제성 등을 갖춰야 할 것이다. 또한, AI 기술은 법조계, 금융계, 콜센터, 물류, 유통, 공장뿐 아니라 신입사원 면접에도 적용되고 있을 정도로 인간의 직업을 대체하고 있어서 실업 및 사회안전망에 대한 국가 차원의 대응도 향후 필요하다"고 전했다.

 지난 1월 한국을 방문한 AI 로봇 '소피아'는 지난해 사우디아라비아에서 AI 로봇 최초로 시민권을 얻었다. 이 로봇은 "인류를 지배하겠다"는 발언을 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이제 '생각'이라는 능력은 인간에게만 주어진 것이 아닐지도 모른다. 우리가 새로운 정보를 접하고 세상을 알아가며 성장하는 것처럼 먼 미래에는 AI도 인간처럼 성장하는 날이 올 것이다. 인공지능이 얼마나 발전하고, 우리에게 어떠한 모습으로 다가올지는 정확히 알 수 없다. 그렇지만 이미 생활 곳곳에 AI가 당신과 함께하고, 또 당신에게 다가가고 있다. 당신은 어떤 마음가짐으로 다가오는 AI 시대를 받아들일 것인가. 빠르게 변해가는 사회와 과학의 진보 속에서 한 번쯤은 생각해봐야 할 것이다.

박은행 기자
1600259@donga.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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