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률 압박, 교수가 해결사?
취업률 압박, 교수가 해결사?
  • 윤가람 기자
  • 승인 2013.04.02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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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학생회, 캠퍼스에 대대적 현수막 게시

 "교수님, 도와주세요."
지난달, 총학생회(이하 총학)가 캠퍼스 곳곳에 플래카드를 내걸었다. 학생들의 취업에 관심을 가져달라는 메시지였다.

총학 측은 지난달 21일 본지와의 인터뷰를 통해 "영어학원을 다니고, 다양한 대외활동·봉사활동·자격증 공부를 하는 등 학생들이 쏟는 많은 노력에 비해 취업이 되지 않는 것이 현실"이라며 "이런 현실을 극복하기 위해 이번 이벤트를 기획했다"고 밝혔다. 대학정보공시 사이트 '대학알리미'에 따르면 우리 대학교의 지난해 취업률은 46.7%로 부산소재대학인 △부산대(52%) △부경대(53.3%) △경성대(61.7%)보다 비교적 낮은 편이다. 총학은 자료를 통해 "학교에서는 취업지원실을 운영하면서 다양한 취업프로그램으로 학생들에게 도움을 주고 있지만, 정작 단과대 및 학과별로는 취업 프로그램이 상대적으로 부족하다"며 플래카드 제작 경위를 설명했다.

대학본부 측도 총학과 비슷한 입장을 보였다. 학생복지과 하광봉 팀장은 "취업지원실과 각 단과대학에서 지원하는 사업 등 학교도 많은 프로그램을 통해 취업률을 높이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이 프로그램들의 성과가 미미한 실정이다. 이런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교수들의 관심이 더 높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교수들은 총학생회가 붙인 플래카드에 불만을 표출하고 있다. 인문과학대학 모 교수는 "학교에서 여러 기구를 운영하며 학생들의 취업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데, 이러한 프로그램들은 교수들의 도움이 없다면 진행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한 교수는 "총학생회의 플래카드 내용은 스스로를 책임져야 할 대학생답지 않다"며 "문제의식이 결여됐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총학은 본지와의 인터뷰를 통해 플래카드를 건 이유 중 하나로 평생지도교수 상담의 부진을 들었다. "평생지도교수 상담이 장학금을 받기 위해 의무적으로 행해질 뿐 학생들의 학습설계 및 진로상담에는 별 도움이 되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한 것이다. 평생지도교수제는 교수들의 지도하에 학생들의 진로설정과 학교생활에 도움을 주기 위해 만들어졌다. 하지만 상담지에는 △진로 및 취업 △전공 및 학업 성취도 △자격증 △학교생활 △외국어 함양 및 대외활동 등의 항목만 기재되어 있어 심도 있는 상담이 어렵다는 시각이 많았다.

이에 대해 스포츠과학대 모 교수는 "상담지의 항목이 너무 포괄적이어서 상담지에 기초해 상담을 진행하면 심도 있는 내용이 나오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 "문자나 메일을 통해 연락을 수차례 해도 학생들이 찾아오지 않고 있다. 오지 않는 학생들에게 어떻게 상담을 해줄 수 있는지 의문이다. 상담제도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것에 대한 비판 이전에 학생들의 참여가 선행되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일반 학생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분분하다. 우리 대학 김현근(신소재물리학 3) 학생은 "플래카드를 보고 당황했다. 취업률을 걱정하는 총학생회의 마음은 이해가 가지만 교수님께 어떤 도움을 바라는지 모르겠다. 취업은 결국 스스로 이뤄내는 부분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영성(경영학 2) 학생도 "과에서 전공을 살려 취업을 희망하는 학생들을 위한 기회를 많이 제공하고 있다. 교수님의 협조 없이는 진행될 수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익명을 요구한 학생은 "교수님이 취업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조언 혹은 정보 정도는 제공해줬으면 좋겠다"며 총학의 입장을 지지했다.

온라인 커뮤니티 또한 다양한 의견이 올라오고 있다. 학교 홈페이지 '토론광장'에서는 총학의 행동을 강도 높게 비판하는 글이 올라와 있으며, ㄷ 커뮤니티에서도 "대학 보내달라고 담임선생님을 조르는 고등학생 같다", "대학생이 당면한 문제를 스스로 해결하지 못하는 현실을 너무 적나라하게 드러낸 것 같다", "잘되면 제탓 안되면 남탓하는 심보 같다"며 총학을 비판하는 의견과 "매너리즘에 빠진 교수들도 많다. 자신의 제자로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거쳐 가는 학생쯤으로 여기고 있다는 느낌을 많이 받는다"며 옹호하는 의견이 팽팽하게 대립하고 있다.

한편 총학생회는 "현수막 및 자보 부착을 시작으로 공약이었던 평생지도교수 상담제도 개선을 위해 노력하고 또 총장님, 학장님, 학과장님들과의 면담을 통해 학우들의 어려운 현실을 개선하고자 한다"고 앞으로의 계획을 밝혔다.

 

동아대학보 제110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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