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고함] 대기업의 두 얼굴
[독자고함] 대기업의 두 얼굴
  • 학보편집국
  • 승인 2013.04.02 1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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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LG, SK는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거대기업이자 많은 학생들이 취업을 꿈꾸는 곳이기도 하다. 하지만 최근 위 세 기업이 보여준 모습은 가히 실망스럽다. 유독물질 누출사고를 잇달아 일으키고도 사고를 은폐하거나 늑장대응으로 일관했던 것이다.

지난 1월 삼성전자 화성공장에 이어 지난달 초에는 LG실트론 구미2공장에서도 불산 누출사고가 있었다. 또 지난달 22일에는 SK하이닉스 청주공장에서 독성물질인 염소가스 누출 사실이 밝혀지면서 충격을 주고 있다. 불산은 체내 칼슘을 빼내 뼈를 녹이는 강력한 독성물질이며, 염소가스는 양에 따라 30분에서 1시간 사이에 사람을 사망에 이르게 한다.

이런 위험한 사고에도 불구, 각 기업의 대처는 무척 부실했다. 삼성은 사고 발생 9시간 후 누출 밸브 교체를 지시했을 뿐, 사상자들의 입원을 미뤘다. LG는 똑같은 사고가 20일 사이로 두 번 일어나 관리체계의 허술함을 드러냈다. SK의 어이없는 대응도 빈축을 샀다. SK는 이상이 없다는 근로자의 보고를 듣고 자체적으로 해결하려 했다며 신고조차 하지 않았다. 이 사고는 한 인터넷 카페의 제보가 없었다면 밝혀지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충북환경운동연합은 "연이은 화학물질사고의 공통점은 모두 사고를 은폐하고 업체에서 자체적으로 해결을 시도하다가 오히려 위험을 키웠다는 점"이라며 "SK하이닉스는 염소 누출사고 은폐에 대해 사과하고 관계당국은 이번 은폐 사건을 철저히 조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사고가 일어날 때마다 엿보이는 대기업의 태도는 이들의 또 다른 얼굴을 드러낸다. 사고를 은폐하려 했다는 사실은 결국 기업이 근로자와 시민의 안전에 철저한 노력을 기울이지 않는다는 뜻이다. 지난해 구미에서 일어난 불산 누출사고로 각종 수목이 말라 죽고 마을 주민들이 건강 이상을 호소했다. 독성물질은 자연뿐만 아니라 인체에 해를 입혀 그 문제가 더욱 심각하다. 더욱이 불산 및 염소는 무색무취이기 때문에 기업이 자진 신고하거나 심각한 피해가 발생하기 전에는 은폐될 공산이 크다. 대기업은 매번 "누출양이 적어 자체적으로 해결하려 했다"고 해명했지만, 은폐하려는 태도가 드러난 이상 법적·윤리적·사회적 책임을 회피하기 힘들다.

이 문제에 대해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서 감시해야 하지만, 대기업 스스로 철저하게 대응하지 않으면 앞으로 더 큰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 또 더 적극적이고 철저한 위기대응시스템을 구축해 국민들의 신뢰를 회복해야 할 것이다.

 

강은빈(문예창작학 4)

 

동아대학보 제110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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