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을 달리는 레코드] 자랑스럽게 외쳐라
[시간을 달리는 레코드] 자랑스럽게 외쳐라
  • 박성훈 선임기자
  • 승인 2013.04.02 14: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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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y It Loud : I'm Black and I'm Proud - 제임스 브라운
▲ 1968년 발매된 제임스 브라운의 앨범 자켓.

2009년 1월 20일 미국 제44대 대통령이 취임했다. 바로 미국 최초의 흑인 대통령 버락 오바마다. 오바마 대통령의 승리가 확정된 후 미국 내 흑인들은 축제 분위기에 휩싸였다. '소울의 대부' 제임스 브라운이 '흑인임을 자랑스러워 하라'고 외친 지 40년 만에 이뤄진 흑인 사회의 쾌거였다.

흑인 인권이 처음 거론된 것은 1863년, 링컨 대통령의 '노예해방선언'이었다. 그러나 이는 주인이 해방을 승인해야만 자유인이 될 수 있는 제한적 선언에 불과했다. 결국 흑인 노예의 실질적 해방은 이뤄지지 않은 채 역사는 계속 흘러왔다.

흑인들의 분노는 1955년 12월 1일 몽고메리 시(市)에서 드디어 폭발한다. 몽고메리에서는 1900년부터 인종에 따라 버스 좌석을 분리시키는 조례를 시행하고 있었다. 당시 버스에 탄 로사 파크스라는 흑인 여성은 흑인 좌석을 백인 승객에게 내어주지 않았다는 이유로 경찰에 체포돼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이 사건은 이후 '몽고메리 버스보이콧'으로 이어졌으며 인종분리법에 저항하는 흑인인권운동으로 번져갔다.

마틴 루터 킹 목사는 이 운동에 참여하며 비폭력적 흑인인권운동을 이끌었다. 킹은 살해 위협과 자택이 폭파당하는 일을 겪기도 했지만 이에 굴하지 않았다. 그는 1963년 8월 28일 워싱턴 광장에서 '나에게는 꿈이 있습니다(I have a dream)'로 시작하는 명연설을 통해 자신의 신념을 널리 알렸다.

제임스 브라운도 이 흐름에 동참했다. 마틴 루터 킹이 암살된 이후 미국 120개 이상의 도시에서 수일에 걸쳐 폭동이 일어났다. 제임스 브라운은 이 폭동을 자신의 음악으로 자제시키며 킹 목사의 유지를 이어나갈 것을 당부했다. 1968면 발매한 'Say It Loud - I'm Black and I'm Proud'는 그 뜻을 품고 있는 노래다. 이 곡은 빌보드 R&B 차트에 무려 6주간 정상을 차지하며 그 메시지만큼이나 대단한 인기를 보여주기도 했다.

말콤X도 킹 목사와 함께 흑인인권운동에서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이다. 둘은 모두 인종차별에 대항해 싸웠다는 점에서 궤를 같이 하지만 행동 방식은 판이하게 달랐다. 말콤X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말고 우리의 권리를 찾아야 한다"는 연설에서 내비쳤듯 온건주의 마틴 루터 킹과는 달리 훨씬 급진적이고 과격했다. 그의 강렬한 공격적 뉘앙스는 퍼블릭에너미와 같은 갱스터 래퍼들의 음악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이들의 노력 덕에 오늘날 미국에서 인종차별 문구는 찾아보기 힘들다. 하지만 아직도 세계 곳곳에 인종 간 갈등은 남아있다. 피부색은 환경에 맞게 신체가 적응한 진화의 산물에 지나지 않는다. 피부색만 다를 뿐 모든 인간은 유전적으로 99.9%가 같다. 제임스 브라운이 '블랙 아메리칸'을 위해 노래를 했다면, 이제는 우리 모두 '인류의 일원'임을 자랑스레 노래해야 할 것이다. 

 

동아대학보 제110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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