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학기가 시작되면서 학생들의 불법복사 및 제본이 이번 학기에도 기승을 부릴 것으로 보인다.
승학캠퍼스 앞에서 복사집을 운영하는 김 모씨는 "학기 초만 되면 강의교재 복사 주문을 따라가기가 힘든 실정"이라며 "수요가 끊이질 않으니 일부 복사집은 미리 책을 복사해 놓은 뒤 팔기도 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우리 대학 이혜주(생물·의생명과학) 교수는 "첫 강의를 시작할 때 책을 불법복사하는 것은 저작자의 지적재산권을 도용하는 도둑질이며 절대 해서는 안된다고 강경하게 조언하지만 여전히 불법복사한 책을 가지고 공부하는 학생들이 눈에 띈다"고 말했다.
주머니가 가벼운 학생들에게는 한 학기만 보고 말 교양교재를 1만 원(전공서적의 경우 최고 4만 원 선)이 넘는 돈을 주고 사기에 부담이 된다는 것이 끊이지 않는 불법 복사의 원인인 것으로 보인다. 더구나 많은 출판사들은 표지를 바꾸고 컬러페이지를 늘려서 해마다 '개정판' 책 값을 올려 내놓고 있는 실정이다.
지난 학기 강의교재를 모두 불법 복사한 책으로 구입했다는 자연대 홍모 학생은 "교양서적의 경우 한 학기만 공부할 것이라 책을 사기가 더 부담된다"며 "3학년이다보니 전공 수강 비율이 높아 그만큼 부담이 더 크다. 특히 다른 학과에 비해 우리 학과의 전공서적은 대체로 가격이 비싼 편이다"고 말했다.
이처럼 많은 학생들이 불법복사한 책으로 강의를 듣고 있지만 이는 엄연히 '저작권 침해'에 해당된다. 따라서 복사를 의뢰한 학생도 법에 따라 처벌 대상이 될 수 있다. 저작권법 제136조에 따르면 '(권리의 침해죄) 저작재산권 그 밖에 이 법에 따라 보호되는 재산적 권리를 복제·공연·공중송신·전시·배포·대여·2차적 저작물 작성의 방법으로 침해한 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거나 이를 병과할 수 있다'고 공표되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학기마다 불법 복사가 근절되지 않자 문화체육관광부가 내년부터 전문대를 포함한 전국 대학 400여 곳에 재학생 한 명당 연간 4,190원씩의 저작권료를 물리겠다는 방침을 통보했다. 이같은 지침이 시행되면 우리 대학은 울며 겨자먹기로 8,000여만 원 이상을 지불해야한다. 이에 대해 대학 본부의 한 관계자는 "의식 차원의 개선이 필요한 부분이기 때문에 학교 자체적으로 불법제본을 막을 방도는 없다"며 난색을 표했다.
한편 책값이 부담스럽지만 제본하기를 꺼리는 학생들은 동아리나 학과 선배들에게 물려받은 교재를 사용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한지예(금융학 2) 학생은 "제본한 책에는 정이 가지 않고 법을 어기는 것 같아 마음이 불편하다. 주로 선배들이 물려준 책을 사용하기 때문에 부담이 적다"고 말했다.
교내 홈페이지 커뮤니티에 있는 벼룩시장을 이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학기 초 많은 학생들은 벼룩시장 사이트에 접속해 정가의 절반 이하에 파는 중고책을 구할 수 있다. 헌책방이나 온라인 중고 사이트의 경우 택배비용을 포함하더라도 정가보다 싸게 살 수 있다.
이처럼 조금만 '손품'을 팔면 굳이 불법복사한 책을 사지 않더라도 강의교재를 싼 값에 구입할 수 있다.
우리 대학 김창남(경제학) 교수는 "학생들의 주머니 사정은 이해하지만 불법복사를 하는 학생들은 공부하는 자세를 갖추지 않은 것 같다"면서 "정식교재를 구입해서 계속 공부를 하며 소장가치를 높이는 방법을 택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장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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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대학보 제1081호(2010년 9월 6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