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보]통일, 한국도 충분히 가능합니다
[학보]통일, 한국도 충분히 가능합니다
  • 이성미
  • 승인 2010.10.26 16: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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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7일 한스 울리히 자이트 주한 독일 대사가 우리 대학 교수회관 인재양성교육실에서 '독일 재통일에 관해서'를 주제로 특강을 진행했다. '독일 통일 20주년'을 맞아 열린 이번 특강에서 자이트 대사는 독일 통일에 비춰본 한반도의 현 상황과 통일 가능성을 날카롭게 분석했다.

자이트 대사는 특강을 시작하기에 앞서 "베를린 장벽이 붕괴되었을 때에도 독일에서 통일이 이루어질 것이라는 것을 믿지 않았다. 하지만 11개월 후 결국 독일은 통일됐다. 한국도 충분히 그럴 가능성이 있다"며 낙관적인 전망을 내비쳤다.
'독일 재통일'의 경우 20년간의 준비기간을 거쳤음에도 통일후, 경제적·문화적 문제에 봉착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우리 나라에 좋은 본보기가 된다. 독일 재통일의 경우 동독의 경제력에 대해 정확하게 파악하지 못한 점, 동독에 대한 서독의 무리한 사회보장제도 실행이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그는 한반도 통일을 위한 필요조건으로 '경제'를 꼽았다. "독일의 경우 통일 비용이 과대평가되어 한동안 어려움을 겪었다"는 것이 자이트 대사의 설명이다. 그는 또 "남한은 도로·다리·철도 등 건설 산업이 뛰어나 통일 후 기반시설의 현대화 문제를 빨리 해결할 것"이라고 말해 통일 후 독일보다 더 빠른 시일 내에 경제적인 문제를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자이트 대사는 개성공단 사업을 높이 평가했다. "최근 이명박 대통령이 제2의 개성공단 추진을 언급한 것은 통일을 준비하고 통일 이후를 대비하게 하는 데 매우 실용적인 방안"이라며 "개성공단을 통해 북한은 새로운 기술을 접하고 남한은 새로운 경영방법을 습득할 수 있어서 시장성 있는 틈새시장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최근 이명박 대통령이 언급한 바 있는 '통일세'에 대해서도 "독일의 '연대세'처럼 도로, 공항, 산업시설 건설 등 미래가치를 위해 쓰이는 일종의 '미래세'이므로 긍정적으로 생각할 필요가 있다"는 견해를 밝혔다.

자이트 대사는 "현재 북한 주민들은 외부로부터 유입된 휴대전화나 DVD등을 통해 남한 사회가 북한보다 우위에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는 상황"이라며 "이는 통일 전 구 동독 주민들이 TV를 통해 서독의 발달한 경제, 문화, 정치를 접하게 되면서 결국 동독 붕괴로 이어진 흐름과 유사하다"고 말해 통일에 있어서 각종 매체의 중요성 또한 강조했다.

이어 자이트 대사는 "현재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포함한 북한 상층부의 권력구조가 불안정한 상황에서 계속 체제 유지에만 골몰한다면 갑작스러운 체제 붕괴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며 "최근 44년 만에 열릴 예정이었던 북한의 '제3차 노동당 대표자회'가 연기돼 개최된 것도 권력층 내부의 의견충돌을 방증하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통일을 가로막는 장애물로는 △북한 내부의 불안정성 △한반도의 지정학적 역학관계 △남한 국민들의 통일에 대한 희망 부재 등을 꼽았다. 그 중에서도 그는 한반도 통일을 방해하는 가장 큰 요인으로 통일의 주체가 될 남·북한 사람들의 자세라고 역설했다. 자이트 대사는 "결국 한반도 통일의 가능성은 한국 사람들이 통일 이후에 펼쳐질 미래를 기회로 여기고 얼마나 희망을 가지느냐에 따라 달라진다"고 강조했다.

한스 울리히 자이트 대사는 2006년부터 2008년까지 주아프가니스탄 독일 대사를 지냈으며, 지난 2009년 9월부터 주한 독일대사로 근무하고 있다.

진민경 기자
hakbomk@donga.ac.kr
동아대학보 제1082호(2010년 10월 1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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