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7일 오후 4시경 부산대 화학교육과 유기화학 실험실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또 지난해 4월 건국대의 한 학생은 실험 중 액체질소가 양손에 묻어 화상을 입기도 했다. 이처럼 대학 실험실 사고가 잇따르는 가운데 우리 대학교도 캠퍼스 안전에 주의를 기울이고 있지만 정작 학생들의 관심은 부족한 실정이다.
대학 실험실 안전에 관한 내용은 이미 법률로 규정돼 있다. 연구실 안전환경 조성에 관한 법률 제18조 2항은 '연구주체의 장은 연구활동종사자에 대하여 대통령이 정하는 바에 따라 연구실 사용에 따르는 안전성 확보 및 사고예방에 필요한 교육·훈련을 실시하여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또 연구실 안전환경 조성에 관한 법률 시행령 제5조 2항 2호에 따르면 '과학기술분야 연구활동종사자가 1천명 이상인 경우' 두 명 이상의 연구실 안전환경관리자를 지정해야 한다. 즉 담당자 지정과 교육훈련이 병행돼야 하는 것이다.
이에 따라 우리 대학은 현재 2명의 안전환경관리자를 두고 있으며 가상대학에 연구실 안전과 관련한 수업도 개설해 놓은 상태다. 게다가 지난 2010년부터 2011년까지 2차에 걸친 연구실 안전환경 개선사업을 통해 자연과학대학 및 생명자원과학대학(1차), 공과대학 및 산학협력관(2차) 내 실험실에 보호 장비를 갖춰 놓았다.
특히 2차 사업 때는 승학 및 구덕캠퍼스의 모든 실험실 내 소화기까지 교체했다. 3차 사업 대상인 구덕캠퍼스 의과대학 연구실 보호 장비는 올해 예정된 교육과학기술부 지원사업과 연계해 구비할 계획이다.
하지만 이러한 정부와 대학당국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실험에 직접 참여하는 학생들의 안전의식은 미흡한 상태다. 교육과학기술위원회 소속 김태원(새누리당) 의원에 따르면 지난 2007년부터 2011년 사이 전국 대학 실험실에서 일어난 사고는 총 522건으로, 조사대상 93개 대학 가운데 우리 대학이 두 번째(36건)로 많았다. 이 중 실신에 의한 두부 손상 한 건을 제외하고는 대다수의 사고가 바늘에 찔리거나 손을 베이는 등 개인의 부주의와 보호구 미착용으로 인한 경상이었다.
실제로 우리 대학 모 실험실에서 일하고 있는 한 학생은 "이때까지 한 번도 사고 난 적이 없어서 보호 장비를 잘 착용하지 않는다"고 말해 학생들의 안전의식이 부족하다는 사실을 여실히 드러냈다.
우리 대학 안전환경관리자인 건설과 김보길 담당자는 "소화기와 보호구를 교체하고, 구급함을 구비하는 등 여러 방법을 시행하고 있지만 학생들의 관심이 부족한 실정"이라고 말했다. 또 "가상대학에 개설된 실험실 안전수업의 참여율이 저조하다"며 "수업을 수강한 학생들에게 혜택을 주거나, 참여율 통계를 각 과에 전달하는 등의 방안을 모색 중"이라고 전했다.
설수덕(화학공학) 교수는 "아무리 주의를 기울여도 사고는 항상 날 수 있다"며 "교수와 조교가 안전의식을 가지고 한 번 더 점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덧붙여 "학생들도 담당자의 지시에 잘 따라야 실험실 안전사고를 줄일 수 있을 것"이라며 주의를 당부했다.
동아대학보 제1101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