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10년을 준비하자
[사설] 10년을 준비하자
  • 학보편집국
  • 승인 2013.03.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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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이맘때가 되면 대학 캠퍼스는 많은 학생들로 생기가 넘쳐난다. 새 학기가 시작했기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무엇보다도 대학 신입생들로 인해 나타나는 현상일 것이다. 신입생들을 위한 다양한 학과별 행사도 진행되고, 이들의 관심을 끌기 위한 동아리, 학생회 등의 홍보 활동도 매년 신학기에 볼 수 있는 모습들이다. 이러한 광경은 작년에도, 아니 십여 년 전에도 볼 수 있었던 변함없는 신학기 캠퍼스 풍경이다. 세월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것은 이것뿐만이 아니다.

신입생들이 선배나 동기 또는 교수님들과 면담할 때 가장 많이 받는 질문 중에 하나는 '왜 이 전공을 선택했는가?'일 것이다. 이 질문은 개인의 장래 희망과 연관되어 있다. 그러나 세월이 지나도록 변하지 않는 대부분의 신입생들의 대답은 '아직 잘 모르겠다'이다. 동아대학교의 규모는 현재 10개 단과대학과 2개 독립학부에 65개 학과와 4개의 전공, 1개 일반대학원과 5개 전문대학원, 6개 특수대학원으로 구성되어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신입생들은 총 70개에 가까운 전공 중에 왜 본인이 이 학과를 선택했는지를 잘 모르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러한 현상은 왜 나타나는 것일까? 아마도 미래에 대한 계획이 없기 때문일 것이다. 우리는 어린 시절에 종종 나의 장래 희망을 정하고 부모님을 비롯해 많은 주위 사람들에게 소개하곤 했다. 그러나 어느 시점부터인가 이러한 장래 희망은 점차 사라지고 모든 목표는 대학 입학에 맞춰지고 말았다. 이러다 보니 본인이 왜 이 전공을 선택했는지, 그래서 대학 교육이 향후 본인의 희망에 어떠한 도움이 될지를 전혀 고려하지 못하고 있다.

또 하나 변하지 않는 것이 있다. '대학에 와서 무엇을 하고 싶은가?'에 대한 질문에 우선 영어 공부를 열심히 하고, 자격증·공무원 등의 시험 준비를 하겠다는 대답이 대부분이다. 물론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해서 중요한 과정들임에는 틀림없지만, 전국 각지에서 다양한 학생들이 모인 것에 비하면 대답은 일률 단편적이다. 높은 청년 실업률, 세계적 경제위기의 지속 등으로 인한 대학 졸업 후 취업에 대한 불안감 등이 대학 신입생들의 생각을 이처럼 획일적으로 만들고 있다.

불과 십여 년 전의 대학 캠퍼스에는 지금과 확연히 다른 점도 있었다. 그것은 대학 신입생으로서 가지고 있었던 꿈과 패기였다. 부조리한 사회를 바꾸겠다는 꿈이 대한민국 민주화의 주춧돌이 되었고, 새로운 과학 기술 개발에 대한 열정이 선진화 및 산업화에 밑거름이 되었다. 과연 오늘날의 신입생들은 어떤 꿈과 희망을 가지고 대학 생활을 시작할까?

대학 입학은 신입생들에게 많은 변화를 가져온다. 무엇보다 획기적인 변화는 보다 많은 자유가 주어진다는 것이다. 본인이 자유롭게 선택하는 강의 시간표, 성인으로서 허용되는 많은 사회적 행동들에서 자유를 향유할 수 있다. 이렇다 보니 자유로움을 만끽하는 데 시간을 허비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그러나 대학 신입생이라면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시간 속에서 어렸을 때 품었던 장래 희망을 다시 한 번 되새길 필요가 있다. 향후 10년 후에 과연 본인이 무엇을 하고 싶어 하는지, 그 희망을 위해서 본인의 1년, 3년, 5년 계획은 어떻게 마련해야 하는지 심사숙고할 때이다. 한 달간의 유럽 배낭여행을 계획 중이라면 분명 일자별 숙소, 교통, 관광 등에 대한 계획을 세우고 출발할 것이다. 이는 최고의 배낭여행 성과를 내기위한 필수불가결한 준비 과정이다. 그러나 현재의 신입생들은 본인의 인생에 대한 계획은 수립하지 않고 있다. 신입생들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영어, 각종 자격증 취득은 이 세부적인 계획의 일부에 불과하다. 보다 먼 미래를 향한 본인의 희망 정립과 이에 따른 계획 수립이 개개인의 실력 향상은 물론이고, 대학 및 사회의 발전에 중요한 밑거름이 될 수 있음을 명심할 필요가 있다.

 

동아대학보 제110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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