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좌문도] 생각하는 대로 사는 사람
[동좌문도] 생각하는 대로 사는 사람
  • 학보편집국
  • 승인 2013.03.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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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지아 교수 교양교육원

3월의 대학. 싱그러움, 활기참, 설렘이 느껴진다. 다시 한 번 되돌아가고 싶다. 사실 대학생 개개인의 생활은 지나치게 다양하기 때문에 대학생활이 어떻다고 한마디로 잘라서 말하기란 어렵다. 대체로 대학생의 유형을 나누어 보면 놀자파, 학구파, 절충파, 방황파로 나눌 수 있다. 여러분은 어디에 속하는가?

대학생을 가만히 보면 신입생들은 마치 고삐 풀린 망아지 같이 이리 뛰고 저리 뛰며 정신없이 보낸다. 그래서인지 2학년이 되어도 상당수의 학생들이 아직 제 갈 길을 찾지 못하고 멍하게 보낸다. 3, 4학년이 되면 갑자기 전공과목은 많아지고, 취직 걱정도 쌓이고, 무엇인가 해야 하는데 기초는 잡혀있지 않고, 갈 길은 바쁘고, 할 일은 많고 아득하기만 한 상태가 된다. 그러나 대학은 아무 목적 없이 인생을 허비하기 위해 들어온 것도 아니고 공장에서 물건을 생산하듯이 지식을 생산하고자 들어온 것도 아니다. 대학시절은 인생이란 긴 여정에서 정말 짧은 시기에 불과하지만 자신의 인생을 결정짓는 아주 중요한 시기이자, 사회라는 커다란 세계에서 소통하면서 우뚝 설 수 있게 도와주는 시기다.

오늘날 대학의 교양 교육은 '소통'의 기초가 되는 사고와 표현 교육이 중요시되고 있다. 우리 대학교에서도 필수교양으로 '사고와 표현' 수업을 한다. 왜 사고와 표현이라는 과목을 들어야 하는가? 생각하고 이를 밖으로 표현하는 것은 어떤 학문을 하든 기본적으로 이루어져야 할 사항이다. 학문뿐만이 아니다. 개인생활이나 사회생활을 할 때도 마찬가지다. 사고와 표현 수업을 통해 다음 세 가지만 얻을 수 있다면 누구보다도 '소통'을 잘하는 사람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첫 번째, 잘 듣고 생각하라. '소통'의 기본은 듣는 것이다. 사람의 귀가 두 개이면서 입보다 머리 쪽에 가까이 있는 것은 잘 들어서 머릿속에서 깊이 생각하라는 의미다. 그런데 여러분은 생각이라는 것을 하며 살고 있는가? 하루에 몇 시간 생각하는가? 그러면 생각이란 정확히 어떤 의미인가? 생각을 의미하는 한자 '思'를 보자. '思'(생각)는 감성을 뜻하는 '心'(마음)의 기초 위에서 이성을 뜻하는 '田'(인간의 숨골)이 작동하여 이루어지는 것이다. 따라서 생각은 단순히 이성만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마음을 기반으로 해야 한다는 의미다. 두 번째, 긁적거려라. '긁적거리다'는 '①손톱이나 뾰족한 기구 따위로 바닥이나 거죽을 자꾸 문지르다. ②되는대로 글이나 그림 따위를 자꾸 마구 쓰거나 그리다. ③기분이나 감정 따위를 자꾸 건드려 자극하다' 등의 사전적 의미를 가지고 있다. 아무리 참신하고 좋은 사고라 하더라도 그것이 머릿속에서 맴돌다 사라져버린다면 아무 소용없다. 머릿속에 맴맴 도는 것을 자꾸 쓰거나 건드려 자극한다면 사고와 긴밀하게 상호작용하면서 복잡하게 얽힌 사고를 명료하게 정리하기도 하고 구체화시키기도 하며 사고를 새롭게 생성시키기도 한다. 세 번째, 눈 맞추기를 하면서 맞장구 쳐라. 여기서 눈 맞추기라는 것은 두 눈을 똑바로 보라는 것이 아니라 미간을 보라는 것이다. 두 눈을 똑바로 쳐다보는 것은 싸우자는 것이다. 그런데 두 눈 사이의 미간을 보면 마치 상대방의 눈을 보고 있는 것 같다. 그런데 미간만 보고 있으면 이 사람이 내 말을 듣고 있나 의심할 수 있으니 맞장구를 쳐주어야 한다. 맞장구를 쳐준다는 것은 이해하고 공감한다는 의미다.

이렇게 잘 듣고, 깊이 생각하고, 많이 긁적거리고, 진실하게 호응해서 원활한 의사소통을 하기 위해서는 스스로 생각을 바꾸고 실천하는 수밖에 없다. 사고와 표현 수업은 단지 여러분이 소통을 잘 할 수 있게 도와주는 조력자일 뿐이다.

결론적으로 말해 사고와 표현이라는 수업을 통해 자신을 거짓 없이 드러낼 수 있는 자신감을 가질 수 있었으면 한다. 또 자신의 폐쇄적인 삶을 탈피하여 타인과의 원활한 의사소통 과정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소통부족으로 인해 생길 수 있는 갈등을 해결할 수 있었으면 한다. 나아가 우리의 삶과 우리가 속한 공동체를 건강하게 변화시키는 능동적인 주체가 되었으면 한다. 동아대 학생 여러분이 사는 대로 생각하지 말고 생각하는 대로 사는 사람이 되기를 바란다.

임지아(교양교육원) 교수

 

동아대학보 제110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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