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학부, 지키지 못한 약속
지난 8월 25일 국제학부 한 학생은 '입학 전 학교에서 내걸었던 외국대학 학점이수제가 시행되지 않아 속상하다'는 요지의 글을 홈페이지 자유게시판과 교육환경개선 란에 각각 올렸다.
국제학부는 이로부터 14일이 지난 9월 8일 "대학의 예산지원 형평성을 고려할 때, 이의 실행이 곤란하게 되었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 대학에는 교환학생제도, 복수학위제도, 해외계절학기제도 등 다양한 국제교류 제도가 있다. 해외연수 희망학생은 이 제도를 활용할 수 있으며, 별도로 국제학부 만을 위한 해외연수 프로그램의 예산 지원은 어렵다는 것이 대학의 입장"이라고 답변했다.
국제학부 행정지원실에서는 이에 대해 "본인 부담금이 발생하는 것은 어쩔 수 없지만 우리 대학의 여러 프로그램에 대한 정보제공과 행정적 지원에 대해서는 최선을 다할 것"이라는 입장을 전했다.
하지만 이는 학생들이 기대했던 내용과는 다소 차이가 있는 것이다. 당시 국제학부 입학홍보 책자에 '1학기 외국대학 학점 이수제 의무화'라는 문장이 '2개 외국어 학습지원' 란에 포함되어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국제학부는 이를 학부특성화 사항으로 게재했는데, 이 자료는 국제학부에서 자체 제작한 것이다.
국제학부는 우리 대학의 국제화 프로그램을 집중적으로 추진하여 국제화 수준을 향상시킬 목적으로 지난 2009년 신설된 학부다. 본지 취재 결과 해외연수 의무학점제도는 2009년 9월 2일에 열린 '국제학부 창설을 위한 전체교수 회의'에서 학부 발전 방안의 일환으로 도입이 추진되었다. 하지만 예산 확보 방안이 마련되지 않은 상태에서 홍보책자에 공개해 이번 문제가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
사실 국제학부는 1학기 외국대학 학점 이수제 의무화의 시행을 위해 지난해 3월부터 '실험·실습비 징수를 통한 해외연수 추진계획'을 세워 진행했었다. 신입생 입학 시 매학기 등록금에 실험·실습비를 별도 징수하여 2학년 2학기까지 총 4학기 동안 해외연수에 따른 자기부담금을 확보하고, 학교에서 교비를 지원받아 3학년 1학기와 2학기로 나눠 총 연수 인원의 50%씩 파견한다는 안이었다. 하지만 대학본부로부터 실습비 징수협조 반려조치를 받게 됐다. 이에 대해 기획과에서는 "국제학부에서 먼저 진행하다 뒤늦게 공문을 전해와 예산에 대한 얘기를 하기는 어려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처럼 당초의 계획이 변경되고, 사실상 폐지되기에 이르며 피해는 고스란히 학생들이 떠안게 됐다. 국제학부 학생들은 "여러 차례 교수님과 과사무실에 문의를 했으나 장기연장 등을 이유로 들뿐 명확한 답변을 들을 수 없어 답답했다"고 토로했다. 이에 대해 국제학부에서는 "당시에는 회의가 열리기 전이라 정확히 정해진 것이 없어 학생들에게 얘기해주기 힘들었다"고 밝혔다.
한편, 학과 측의 대책에 대해 학생들은 대체로 불만족스럽다는 입장이다. 국제학부에 재학 중인 모 학생은 "이번 문제뿐만이 아니라 전반적으로 국제학부에서 지켜지고 있지 않는 일들이 많지만 얘기를 해봐도 전달이 잘 안되고 혹시나 불이익을 받을까봐 항의하지 못할 때가 많다"며 "이번 일을 계기로 먼저 말해놓고 보자는 식의 모습이 반드시 개선되길 바란다"는 말을 전했다.
한규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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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대학보 제1090호(2011.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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