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人터뷰] "못생긴 열매라고 무시하지 말아요!"
[동아人터뷰] "못생긴 열매라고 무시하지 말아요!"
  • 손솔잎 기자
  • 승인 2013.03.04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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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 기업 '파머스페이스'
▲ 왼쪽 뒤에서부터 시계방향으로 서호정 대표, 송주영 팀장, 윤영준 팀장, 송인애 팀장, 조웅조 팀장. <사진제공=파머스페이스>

'보기 좋은 떡이 먹기에도 좋다'는 속담이 있다. 음식에도 '아름다움'이 있다는 뜻일 것이다. 하지만 이오랜 속담에 도전하는 당찬 젊은이들이 있다. 못난이 농산물 전문판매기업, '파머스페이스(Farmer Space)'가 그 주인공이다. 지난달 21일, 부산대 앞에 과일카페 '열매가 맛있다'의 문을 연 파머스페이스를 찾아가 보았다.

파머스페이스는 우리 대학교 대학원 졸업생인 서호정(경영학) 대표를 비롯해 △윤영준(일반대학원 경영학) 마케팅1팀장 △조웅조(경영학 4) 마케팅2팀장 △송인애(경영학 4) 재무팀장 △송주영(부산외대 사회체육학 4) 유통팀장으로 구성된 농산물 판매기업이다. 이들은 못생겼다는 이유로 버림받은 농산물을 주로 거래한다. 서호정 대표는 "찌그러지거나 흠집이 나서 상품가치가 없다고 생각하겠지만 질적으로는 아무 문제가 없다. 오히려 저렴한 값에 구입할 수 있어 소비자들에게는 좋다"며 찌그러진 배를 들고 미소 지었다.

파머스페이스가 처음 팀을 이룬 때는 지난해 3월. 당시 우리 대학 경영학과 조교로 근무하던 서호정 대표와 윤영준 팀장은 뜻을 같이 하는 조웅조, 송인애 학생과 의기투합해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이 추진하는 '청년 등 사회기업가 육성사업 공모전'에 출전하게 됐다. 이들은 못난이 농산물을 판매하는 온·오프라인 매장을 출품작으로 내세워 당당히 입상의 영광을 안았다. 부상으로 일본으로 연수를 떠나게 된 이들은 와카야마현에 있는 못난이 농산물 직판장 '메케몬 히로바'를 방문했다. 윤영준 팀장은 "손님으로 북적거리던 메케몬 히로바를 직접 눈으로 보고 '파머스페이스'의 성공 가능성을 확신할 수 있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일본에서 품은 확신과 달리 한국에서 마주한 현실은 냉혹했다. 가장 큰 문제는 바로 배송체계를 구축하는 일이었다. 처음에는 직원들이 직접 농가에서 물건을 받아와 배달까지 도맡았다. 조 팀장은 "단가에 비해 인건비가 많이 들다보니 이윤이 거의 발생하지 않아 힘들었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현재 파머스페이스는 농가와 협의해 소비자에게 농산물을 직배송함으로써 시간과 비용을 절약하고 있다.

오프라인 매장을 준비하면서 또 하나의 문제가 발생했다. 바로 인테리어였다. 소규모 자본으로 시작했던 파머스페이스에게 인테리어는 도저히 풀 수 없는 문제처럼 보였다. 하지만 천연 인테리어 사업을 하던 지인이 '재능 기부' 형식을 빌려 도움을 주었다. 서 대표는 "주변 사람들의 도움이 아니었다면 갖가지 어려운 점을 극복할 수 없었을 것"이라며 "참 인복이 많았다"고 웃으며 말했다.

파머스페이스를 설명할 때 절대 빠질 수 없는 것이 바로 '사회적 기업'이다. 사업이 안정을 찾게 되면서 파머스페이스는 사회적 기업다운 면모를 유감없이 드러냈다. 이들은 지난해 10월 동래구 다문화가족지원센터를 방문해 과일을 기부했다. 조 팀장은 "고국 생각이 많이 났을 이주 여성들에게 보탬이 되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밖에도 사회공헌활동의 일환으로 실버세대를 위한 일자리를 마련해 농가와의 계약 책임자로 고용하기도 했다. 서 대표는 "사회적 기업인만큼 이웃에게 이익을 돌려주고 싶다"며 "앞으로 '열매가 맛있다' 2, 3호점을 열어 더 많은 사회적 활동을 할 계획이다"고 포부를 밝혔다.

파머스페이스는 올봄, 창업을 원하는 후배들에게 그들이 쌓은 창업 노하우를 전수할 예정이다. 서호정 대표는 "돈이 있어야만 창업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며 "참신한 아이템과 열정만 있다면 누구든 성공할 수 있다"고 따뜻한 조언도 잊지 않았다.

올해 안에 '열매가 맛있다' 2호점을 개설할 것이라는 당찬 포부를 밝힌 파머스페이스. 그들이 바라는 도시와 농촌 공생의 꿈도 열매를 맺길 기원한다.

 

동아대학보 제110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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