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CTV가 주요 단서됐으나 예방이 중요해
지난달 24일 우리 대학교 부민캠퍼스에서 사물함 절도범이 검거됐다. 범인은 외부에서 잠입한 40대 남성으로, 그동안 부민캠퍼스에서 주기적으로 발생했던 도난사건의 주범인 것으로 밝혀졌다.
지난 한 달 동안 부민캠퍼스에서는 도난사건이 빈번하게 일어나며 피해 학생 및 해당 관련자들이 골머리를 앓았다. 이에 건설과 장세진 담당자는 "CCTV를 통해 도난사건이 발생할 때마다 특정인이 아침 일찍 학교 건물로 들어오는 것을 확인하고, 경비소장과 함께 잠복 했다"고 전했다. 이들은 잠복 4일째인 지난달 24일 새벽 4시경 경영대 3층에서 절도를 벌이고 있던 범인을 잡아 서부경찰서로 넘겼다.
서부경찰서에서는 "범인의 집을 조사한 결과 그동안 훔친 책은 헌책방 등에 판 것으로 드러났다"며 "이번에 찾은 책은 학생들에게 연락해 돌려줬다"고 전했다.
범인은 주로 새벽시간 학생들의 사물함이 설치된 곳을 돌며 절도를 했다고 진술했다. 잠겨 있지 않은 사물함이나 번호로 된 자물쇠, 크기가 작은 자물쇠 등 상대적으로 보안이 허술한 곳을 노려 절도행각을 벌였다. 행정관리실 오종진 팀장은 "실제로 잠금을 해놓지 않는 학생들이 많다"며 "잠금장치가 있더라도 번호 자물쇠는 1~2분 안에 열 수 있을 정도로 보안 기능이 약하고, 작은 자물쇠는 절단기로 쉽게 해제할 수 있다"고 학생들의 주의를 당부했다.
사실 학내에서 발생한 도난사건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도난을 당했을 때마다 학생들은 피해를 호소했고 학교당국에서는 CCTV를 증설하는 등 도난 방지책을 강구했다. 특히 올해 경영대와 사회대 내 사물함 밀집지역에 CCTV를 증설한 것은 이번 사건 해결의 결정적인 단서가 됐다. 또한, 올해 초 인문대에서도 도난 사건이 발생한 후 사물함 위치를 변경하고 CCTV를 설치하는 등 도난예방 시스템을 구축했다. 전세라(국어국문학 2) 학생은 "CCTV가 설치되고 사물함 위치가 변경돼 만족스럽다"고 전했다.
학교 측의 노력과 함께 학생들의 태도 변화도 눈에 띈다. 지난 10월 부민캠퍼스에서 휴대폰을 도난 당한 학생은 CCTV에 찍힌 범인의 모습과 정황을 적은 유인물을 종합강의동 로비 벽에 붙이기도 했다.
또다른 학생이 게시판에 올린 "자전거를 도난당했다"는 내용의 글에는 "사진을 보여주면 함께 찾아 보겠다", "CCTV가 설치되어 있는 곳이라면 관리실에서 확인할 수 있다", "자전거 자물쇠로 사관절을 쓰는 것이 좋다" 등의 댓글이 달렸다. 도난 피해가 이어지며 도난 예방법과 도난물품 정보 공유 등 학생들이 자체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이다.
한편, 우리 대학 3개 캠퍼스는 주거지역이나 등산로에 인접해 있고, 대학이라는 공간의 특성상 외부인의 출입이 자유롭다. 이번 절도사건의 범인이 외부인으로 밝혀진 가운데, 구성원들의 지속적인 주의가 요구된다.
이에 대해 경찰은 "CCTV는 도난사건 발생 후에 증거로 쓰일 수는 있으나 예방책이 될 수는 없기 때문에 학생들 스스로가 경각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또 "자물쇠는 번호로 된 것을 피하고 가능한 튼튼한 것을 쓰는 것이 좋다"고 전하는 한편, "가급적 귀중품이나 고가의 기기 등은 사물함에 두기보다는 소지하고 다녀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여다정 기자
hakbodj@donga.ac.kr
동아대학보 제1092호 2011년 12월 5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