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보]졸업스펙과 취업스펙 사이
[학보]졸업스펙과 취업스펙 사이
  • 장소영
  • 승인 2011.12.22 1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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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업인증제〉

취업 위해 필수 vs. 실질적으로 도움 안 돼

올 상반기 모 대그룹 공채 최종 합격자 900명의 평균 토익점수는 837.4점이었다. 이 그룹의 대졸공채 최종 합격자들의 평균 토익점수는 지난 2008년부터 꾸준히 800점 선을 넘어 왔다. 또한 시사주간지 '한겨레21'과 취업포털 잡코리아가 공동으로 지난 2009년 취업한 대기업·중소기업 신입사원 스펙을 조사한 결과, 대기업 21곳의 평균 토익 점수는 824점, 중소기업은 694점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추세는 취업을 준비하는 대학생들에게 높은 토익점수뿐만 아니라, 다른 지원자와 차별화되는 자격증 등을 필수 스펙으로 갖추도록 하고 있다.

취업률을 높여야 하는 대학의 입장에서는 이러한 사회 분위기를 무시할 수 없다. 따라서 대학들은 '졸업인증제'와 같은 제도를 마련해 학생들이 일정 요건을 갖춰야 졸업이 가능하도록 하고 있다. 졸업인증제도는 대학교에서 영어나 한자능력시험, 컴퓨터 자격증 등과 같은 졸업요건을 제시하여 이것을 충족해야만 졸업이 가능한 제도다. 그 결과 요즘 대학생들은 '취업전쟁'에 뛰어들기 전에 졸업의 문턱을 먼저 넘어야 한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대학생들의 스펙이 상향 평준화되어 '취업전쟁'은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우리 대학교도 지난 2009년부터 졸업인증제를 시행하고 있다. 2009학년도 이후 입학생 및 2011학년도 편입생에 한해 외국어능력·실용한자능력·컴퓨터 활용능력·봉사활동의 총 4개 인증영역 중 학과필수영역을 포함하여 각 영역별 자격 1개씩, 총 2개 영역 이상을 만족해야 한다. 졸업인증요건에 대해 김재광(기계공학 2) 학생은 "취업준비에 도움이 되는 부분도 있으니까 어차피 해야 한다면 졸업 전에 미리 하는 것도 좋다고 본다"며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하지만 이 제도를 따라야 하는 학생들 모두가 이에 대해 긍정적이지만은 않은 눈치다. 전공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졸업인증 요건은 생소한 분야들이라 학생들이 준비하는 과정에서  부담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 대학보다 앞서 이와 같은 제도를 도입한 다른 대학에서는 졸업요건을 충족하지 못해 4학년을 마쳤지만 졸업을 못하는 학생도 나왔다. 성균관대는 1996년부터 '삼품제'를 실시해 학생들이 인성품·국제품·정보품을 인증받아야 졸업이 가능하도록 하고 있다. 그 결과 지난 2007년 2월 졸업예정자 3,065명의 4.6%인 141명이 삼품제를 충족하지 못해 졸업 대상에서 제외됐다. 고려대 역시 지난해 졸업 대상자 중 129명이 졸업자격심사에서 탈락하기도 했다.

2009년부터 졸업인증제를 시행한 우리 대학에서는 오는 2013년 2월 이 제도의 적용을 받는 첫 졸업자가 나오게 된다. 우리 대학 역시 졸업인증요건을 채우지 못해 졸업을 못하는 학생들이 발생할 우려가 있다. 학생들의 주의와 함께 학교 측의 대책도 필요한 상황이다. 취업을 했는데도 불구하고 졸업장을 받지 못해 취업이 취소되는 경우가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현행 졸업인증제의 개선 필요성에 대해 인재개발연구소 정철상 대표는 "실용적이고 다양한 인증조건을 만들어 학생들이 폭넓게 선택할 수 있는 권한을 주거나, 취업에 실질적으로 필요한 내용의 비즈니스 역량강화 교과목을 개설해 학점을 이수해야만 졸업을 시키는 방법도 있다"며 "졸업인증제의 원 취지를 살려 보다 실질적으로 학생들에게 도움이 되는 방안으로 시행해야 할 것"이라는 의견을 나타냈다.

김영수(토목공학 2) 학생은 "기본 소양을 갖추기 위해 꼭 졸업인증제도가 필요하다면 졸업인증 관련 시험 준비가 학교 내에서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해, 학생들의 금전적 부담이라도 덜어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학사관리과 김재정 팀장은 "이 제도를 첫 적용받는 09학번 학생들의 부담은 충분히 이해한다"면서 "융합형 인재를 요구하는 시대에 학교에서 제시하는 졸업요건을 갖추고 졸업한다면, 사회로 나간 후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덧붙여 "학생들이 경쟁력을 갖추기 위한 취지의 제도인 만큼 교내 특강을 활용해 1학년 때부터 꾸준히 준비하길 바란다"고 조언했다.


 박민아 기자
 
hakboma@donga.ac.kr
 동아대학보 제1092호 2011년 12월 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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