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들에게 직업에 대한 자세한 정보를 알려주기 위해 탄생한 코너, 워크피디아의 첫 검색어는 바로 플로리스트다. 플라워(Flower) 아티스트(Artist). 단순히 꽃을 꺾어 다발을 엮는 사람이라 생각했다면 오산이다. '플로리스트(Florist)'는 그 이름의 유래처럼 꽃으로 아름다움을 표현하는 꽃 예술가다.
플로리스트에 관한 구체적인 이야기를 듣기 위해 동래구 사직동에서 플라워 샵 '마이스터 하우스'를 운영하고 있는 플로리스트 김선겸 씨를 만났다. 그녀는 "쉽게 말하자면 과거에는 '꽃집 아가씨'라 불리던 사람"이라며 "플로리스트가 꽃집 아가씨와 다른 점은 체계화된 교육과 수련을 통해 전문성을 득하고, 이를 바탕으로 꽃에 대한 모든 것을 다루는 꽃 전문가이자 꽃 예술가"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플로리스트와 꽃집 아가씨 간 명확한 구분이 없는 우리나라와 달리, 네덜란드와 같이 화훼산업이 발달한 유럽에서는 플로리스트가 전문직으로 분류된다"고 말했다. 대부분의 유럽 국가들에서는 자격증이 없으면 관련 산업에 종사하기가 어렵다. 플로리스트 자격증이 없으면 화훼도매시장에서 꽃을 구입할 수 없기 때문이다.
플로리스트가 어떤 일을 하냐는 질문에 김 씨는 "예쁘기만 한 직업은 아니다"며 "꽃도 생명이기 때문에 손에 물 마를 날이 없는 직업이다"고 말했다. 단순히 꽃을 가지고 무언가를 만들어 내기만 하는 게 아니라, 활짝 핀 꽃의 생기가 소비자에게 그대로 전해질 수 있기 위한 일련의 과정 전체를 책임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물주고 분갈이하는 등의 원예뿐만 아니라 꽃을 가지고 하는 예술행위도 그들의 영역이다. 따라서 플로리스트에게는 예술에 대한 안목뿐만 아니라 꽃과 식물의 생육에 대한 이해가 필수적이다.
그렇다면 플로리스트가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김선겸 씨는 "겉보기엔 일이 편해 보여 쉽게 될 수 있으리라 생각하지만 그렇지 않다"며 "화훼 전문가이자 꽃 예술가가 되기 위한 과정인 만큼 시간과 노력이 많이 든다"고 말했다. 플로리스트에 해당되는 자격증은 △(사)한국플로리스트협회가 주최하는 플로리스트 1·2·3급 자격시험 △한국산업인력공단이 주최하는 화훼장식기사와 화훼장식기능사자격시험 △네덜란드 스토아스국립대학의 DFA(Dutch Flower Arrangements) 과정과 같은 해외 플로리스트 전문과정 등이 있다. 특히 DFA과정을 수료하면 전 세계 모든 국가에서 플로리스트로 활동할 수 있다. 김 씨는 "스토아스대학과 연계하여 운영하는 학원에 등록하면 네덜란드에 상주하지 않아도 DFA과정을 수료할 수 있다"고 말했다.
플로리스트의 활동영역은 점점 확장되고 있는 추세다. 김 씨는 "샵을 운영하면서 프리랜서로 활동할 수도 있고, 호텔이나 웨딩업계에 취업해 활동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의학, 건축, 패션 등 다방면으로 융합될 수 있기에 영역이 무궁무진한 직업"이라고 말했다. 한국고용정보원에서도 "최근 꽃을 즐길 수 있는 문화로 인식하는 경향이 늘면서 부케, 예식장 장식 등의 의뢰가 증가하고 있어 플로리스트의 영역은 더욱 넓어지고 있다"고 전망했다.
김선겸 씨는 "꽃을 사랑해서 꽃 문화를 이끌어 나갈 수 있는 이들이 플로리스트가 돼 꽃 문화 발전에 이바지 해 주길 바란다"며 "감각이 필요한 직업이므로 이를 훈련할 수 있는 패션, 건축, 공예 등의 전공과 연관성이 크지만, 무엇보다 꽃을 사랑하는 이에게 적합한 직업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동아대학보 제1101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