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일부 사립대 학생들이 강의평가의 익명성과 평가 반영 여부에 신뢰를 갖지 못해 자체적으로 강의평가를 실시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지난 6월 대학생활 문화정보 주간지 <대학내일>의 ‘20대 연구소’가 전국 남녀 대학생 301명을 대상으로 강의평가에 대한 인식을 조사했다. 조사 결과 응답자의 81%가 강의평가에 항상 참여한다고 답했다. 하지만 그 중 71%는 성적 확인을 위해 어쩔 수 없이 참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게다가 강의평가 결과가 다음 학기 수업에 잘 반영된다고 생각하는지를 묻는 질문에는 ‘전혀 반영되지 않는다’가 17%, ‘반영되지 않는다’가 44%로, 부정적인 의견이 과반수 이상을 차지했다.
이에 따라 일부 사립대 학생들은 대학 측의 공식 강의평가가 아닌 인터넷 홈페이지에서 익명으로 자체 강의평가를 진행하고 있다. 대표적인 사이트로는 △연세대 세연넷 △성균관대 성대사랑 △한국외대 ?스라이프 △경희대 KHU 플라자 등이 있다. 이 사이트들을 통해 학생들은 특별한 평가문항을 두지 않고, 익명으로 자유롭게 강의후기나 교수평가를 작성할 수 있다.
이러한 추세에 따라 연세대 제50대 총학생회는 ‘Y플래너’라는 사이트 개설을 공약으로 내걸었으며, 이 사이트에서는 강의정보 제공과 강의평가도 함께 진행될 예정이다.
현재 우리 대학교에는 이러한 자체 강의평가 움직임이 나타나지 않고 있다. 우리 대학 학생들은 성적 확인 전 대학당국의 공식 강의평가에 참여하며 다음 학기 수강 신청 시 강의평가 결과를 조회할 수 있다.
우리 대학 공과대학에 재학 중인 문모 학생은 “우리 대학 학생들은 성적을 확인하기 위해 강의평가를 하는 것 같다”며 “학생들이 자체적으로 실시하는 강의평가 사이트가 우리 대학에서도 개설되면 더 정확하고 냉철하게 강의를 평가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학사관리과 류지희 담당자는 “학생들이 자체적으로 강의평가 사이트를 만들어 서로의 의견을 공유하는 것에 긍정적”이라고 말하면서도 “우리 대학에서 실시하는 강의평가는 익명성이 완벽히 보장되기 때문에 학생들이 보다 정확하게 강의평가를 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정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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